지난해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는 마운드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당찬 투구로 불펜에 힘을 실어준 최준용, 부상을 털고 돌아온 이승현이 눈에 띄었다. 이 밖에도 구승민, 김원중 등 기존 투수들도 분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른 팀들에 비해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저조한 편이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샘슨까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5강 경쟁에 있어서 탄력을 받기 어려웠다. 가장 아쉬웠던 대목은 역시 에이스 노릇을 해야 할 박세웅의 부진이었다.

지난해 스트레일리(15승), 샘슨(9승)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수를 기록했으나 들쭉날쭉한 시즌을 보냈다.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2017년 이후 3년 만에 풀타임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한 점이 위안거리였다.
 
 2017년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박세웅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2017년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박세웅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팀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2017년

2017년 국내 우완 선발의 성장을 기다린 KBO리그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팀과 대표팀 선발진의 중심이 됐던 투수가 바로 박세웅이었다. 2015년 5월 kt 위즈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이후 그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시즌이었다.

전년도에 이어 다시 한번 선발 기회를 받은 박세웅은 2017시즌 28경기 171.1이닝 12승 6패 ERA 3.68로, 그해 국내 선발 중에서 박세웅은 여섯 번째로 많은 이닝(171.1이닝)을 던졌다. 범위를 더 좁혀 우완 선발만 놓고 본다면 윤성환(174.1이닝) 다음으로 많았다.

박세웅 이전에 롯데 우완 선발이 12승 이상을 수확했던 사례는 2013년 송승준(12승)이었다. 유일하게 국내 우완 선발로서 매 시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던 송승준은 2017년에도 11승을 수확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바지했다.

소속팀에서 눈도장을 찍은 박세웅은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시즌이 끝나고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참가해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선취점을 헌납하면서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국제무대를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합류가 늦어진 2018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은 물론이고 풀타임 시즌조차 소화할 수 없었다. 2018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으면서 이듬해도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그 사이 중하위권에 머무른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롯데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야 한다. 그 중심에 있어야 할 선수가 박세웅이다.

올해 롯데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야 한다. 그 중심에 있어야 할 선수가 박세웅이다. ⓒ 롯데 자이언츠


희망과 아쉬움 공존한 지난해

앞선 2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정상적으로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연습경기와 평가전에서 컨디션을 점검했고, 몸 상태에 문제가 좋았던 만큼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서준원, 노경은 등 국내 선발 자원이 많았지만 3선발은 당연히 박세웅의 몫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박세웅의 출발이 좋지 않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6월까지 9경기에 등판해 46이닝 2승 3패 ERA 5.8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52를 기록했다. 피OPS는 0.818로 다소 높았다.

7월과 8월,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당 5이닝 이상을 버텨주면서 두 달 동안 9경기 49.1이닝 4승 1패 ERA 2.92로, 한창 순위 경쟁을 하고 있던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것도 잠시, 9월 이후 다시 부진에 빠진 박세웅은 10경기 52이닝 2승 5패 ERA 5.37에 그치면서 10승 수확에 실패했다.

분명 소득은 있었다.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복귀해 풀타임으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맡아줬다. 이닝 소화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결국, 기복을 줄이면서 출루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가 소폭 하락한 것 이외에는 수치상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또 한 가지, '1995년생' 박세웅은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올여름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군 면제 혜택을 받을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박세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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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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