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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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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암 선고를 받았다. 가족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삶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그런데 단 하나, '해고자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은 견딜 수 없더라. 이렇게 평생 한으로 남겨진 일을 저승까지 가져가면 '과연 저승에서인들 내 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최초 조선소 여성 용접공 출신이자 36년 전인 1986년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복직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한 말이다.

스물여섯 나이에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전단을 배포했다가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뒤, 그해 7월 해고된 김 지도위원은 이날 조선소에 처음 들어간 스물한 살 시절부터 스물여섯 해고 이후 버텨온 35년의 과정을 담담한 목소리로 풀어냈다. 어느새 하얗게 머리가 센 김 지도위원은 이날 푸른색 한진중공업 작업복 차림에 파란색 목도리를 두른 채 토론회에 참석했다. 

21일 기준 청와대 앞에선 김진숙 쾌유와 복직을 바라며 송경동 시인과 정홍형 전국금속노조 부산양산 수석부지부장,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우 권리찾기유니온 활동가, 서영섭 신부 등이 한파와 맞서며 3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도 시민들과 함께 지난 2020년 12월 30일 부산 호포역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희망뚜벅이'를 자처하며 김 지도위원과 함께 걸음을 잇고 있다.

지난해 9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보상심의위원회는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김진숙 지도위원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부산시의회 등도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김 지도위원에게 급여와 퇴직금 등을 지급하면 법적으로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복직 결정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사인 산업은행도 노동계의 복직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법정관리사인 산업은행은 100% 정부 출연 국책은행이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절,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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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35년 전 노조활동으로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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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지도위원은 1981년 입사 이래 1986년 해직 전까지 5년 동안의 과정을 "삶의 가치를 알아가던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절"이라고 표현했다.

"용접기능공으로 처음 들어갔는데 똥 치우는 일부터 했다. 생산직은 식당도 없고 화장실도 없었다. 다들 그런가 보다 하고 일했던 거다. 그런데 공장을 다니며 권리가 뭔지도 몰랐던 아저씨들이, 앉으면 여자 이야기만 하던 노동자들이, 내가 대의원이 되고 나서 바뀌니까 앉으면 노조 이야기를 했다. 노조를 통해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지도위원의 '빛나던 시절'은 길지 않았다. 5년 동안 일하며 단 한 번도 지각한 적 없던 김 지도위원은 '무단결근'을 사유로 해직됐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입바른 소리를 하던 대의원 김진숙을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는 직업훈련소로 발령을 냈고, 당시 김 지도위원은 인사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기다렸다는 듯 회사는 무단결근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했다. 그리고 김 지도위원은 대공분실로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이에 대해 김 지도위원은 "그때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타나 시커먼 보자기를 씌우고 포니자동차에 나를 싣고 갔다"면서 "방에 들어가니 벽과 세면대가 전부 빨간색이었다. 나무 침대가 하나 있었고, 그 위에 피 묻은 군복이 놓여 있었다. 그 옷을 입으라고 하길래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너 같은 빨갱이 잡는 곳'이라는 답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대공분실은 김 지도위원의 아버지가 이북 출신이라는 이유로 김 지도위원을 빨갱이로 몰아갔다. 김 지도위원은 "당시 고문당한 상처가 지금도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이후 김진숙 지도위원은 해고 36년의 기간 동안 대공분실에 세 번 끌려가고, 두 번의 징역살이를 하며 수배생활 5년을 하는 고초를 겪었다. 

이날 김 지도위원은 '박창수·김주익·곽재규·최강서' 등 숨진 동료들 이름을 부르며 "저는 우리 조합원들이 있는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이 같이 싸워서 만들어낸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고 먹고 동료들이 일했던 그 공장들을 한 번 돌아보는 그 꿈을 더 늦지 않게 이루게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더불어 민주당 김영배, 이해식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더불어 민주당 김영배, 이해식 의원 등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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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토론회는 '김진숙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사회원로 모임'과 '리멤버 희망버스 기획단'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현장에 함께한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산업은행이 배임이라는 이유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이 안 된다고 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김진숙 지도위원이 여기까지 오는데 우리는 많은 빚이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아픔을 함께 하면서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12월 29일 가칭 '김진숙법'이라는 명칭으로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과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면서 "이 두 가지 법을 통해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에서 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대량해고가 이뤄지지 않고 복직권고를 받은 노동자가 다시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인 조영선 민변 부회장은 "노사가 합의한 사안이 업무상 배임죄로 된 사례는 없다. 오히려 기업 경영 이미지에 긍정적 메시지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국가 공권력의 개입이 드러나는 부당해고의 경우 복직과 함께 원상회복에 준하는 손해배상을 강제할 수 있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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