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지난 8일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한편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6월 25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는 조 전 코치 모습. 2019.1.9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은 지난 2018년 6월 25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는 조 전 코치 모습.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법원이 심석희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를 4년간 성폭행한 조재범 전 쇼트트랙의 혐의를 전부 사실로 인정했다. 21일 수원지방법원은 조씨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 "(여전히) 범행 전부를 부인한다"라며 그를 질타하기도 했다. 쑥색 수의를 입은 조씨는 법정에서 선고를 듣는 내내 고개를 반쯤 떨구고 있었다. 

그는 앞서 2011년부터 2018년 1월까지 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았고, 2019년 1월께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그는 2018년 9월부터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끝까지 성범죄 부인 조재범, 징역 10년 6개월

조씨의 1심 선고 공판은 이날 수원지방법원 형사15부(재판장 조휴옥) 심리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수십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혐의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면서 조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조씨에게 징역 10년 6개월과 장애복지시설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7년간 취업제한, 20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함께 내렸다.

그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한 달 전인 2017년 12월까지, 4년 간 30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범행 장소는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라커룸과 같은 국가 체육시설과 조씨의 개인 숙소 등이다. 조씨의 범행 가운데 2016년 이전에 발생한 혐의는 당시 심 선수가 고교생이었기 때문에 2016년 이전 범죄에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치상) 혐의가 적용됐고, 그외 범죄에는 유사강간·간음·강요죄 등이 적용됐다.

조씨의 범행은 2018년 12월 17일 심 선수가 그를 성범죄 혐의로 추가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하지만 고소 직후부터 현재까지 조씨는 성범죄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까지 "지도 과정에서 폭행과 폭언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성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다"면서 심 선수가 제출한 증거에는 허위가 많다고 주장해왔다. 

"조재범, 심석희를 심리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이러한 조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심 선수가 법정에서 진술한 피해사실이 대체로 명확하고 구체적이었다고 판단해서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처음 성폭행 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 내용 및 경위를 매우 구체적으로 기억해서 표현했다"면서 "비교적 장기간 동안 성범죄 당한 경우, 피해자들은 최초에 겪는 피해일수록 정신적 충격이 커서 피해 내용을 더 강력하게 기억하는데, 이번 경우가 그렇다"고 했다. 

선수가 성폭행 피해 근거로 제출했던 휴대전화와 훈련일지 모두 증거자료로 인정됐다. 먼저 심 선수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범행 전후에 있었던 조씨와 심 선수 사이의 문자메시지에는 "성적으로 비정상적인 관계를 강요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남아있었다"면서 "통상적인 스승과 제자 사이로 볼 수 없었다"고 했다. 훈련일지에 대해서는 "이를 근거로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법정에서 진술했다"면서 위 자료에 허위가 개입됐다고 했던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씨가 심 선수에게 가한 '위력에 의한 추행'도 역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어린 시절부터 쇼트트랙 강습을 받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폭행과 욕설을 경험해 공포심이 상존했던 상태"라며 "결국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이 일어나도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했고, 성폭력 성범죄 피해가 지속되면서 반항을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는 피해자(의 모든 것을) 체크하면서 그를 심리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다"면서 "두려움이 상존했던 피해자는 다른 사람과 만나다가고 피고인이 부르면 바로 뛰어나가는 등,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태도가 지속된 상태였다"고 했다. 또한, 당시 30세였던 피고인이 10대 후반이었던 피해자를 추행한 점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한 정황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용서 받기 위한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면서 아래와 같이 질타했다. 
"피고인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로서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에 있었으나, 그 이면에는 수년에 걸쳐 미성년자인 제자들을 일상적으로 성폭행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기 위한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

심석희 측 "공소사실 100% 인정 다행... 형량은 매우 낮아"
 
인터뷰하는 심석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3000미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심석희가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날 선고 직후 심 선수 대리인 임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주요 공소사실이 100% 인정된 것은 다행"이라며 "다만 검찰의 구형이 20년인 것에 비해 재판부는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사건의 사회적 파장과 선수 본인이 겪은 피해에 비하면 매우 낮은 형량"이라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그간 혐의를 모두 부인해왔던 조씨를 질타하기도 했다. 조씨가 모든 범행을 부인해서 수사와 재판 절차가 더 길어지게 됐고, 그 과정에서 심 선수가 얻은 정신적 고통은 배로 가중됐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추후 항소를 통해 형량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이런 의견을 검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