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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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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었다.

'이재용 봐준다'는 지적을 받은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곧장 법정 구속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마지막까지 예상못한 결과였다. (관련 기사 : '징역 2년 6개월' 이재용, 3년 만에 재수감... 형량은 반으로 깎였다 http://omn.kr/1rqsb).

준법감시제도 양형으로 고려하지 않은 재판부, 이유는?

이날 판결의 관건은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삼성그룹의 '준법감시위원회'였다. 정준영 재판장이 이 제도를 두고 "기업 범죄 양형기준의 핵심 내용이다"라고 언급했던 만큼, 이 부회장을 위한 면죄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검 또한 이러한 정 재판장을 정면 비판하면서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주는 결론을 미리 내린 채 재판을 진행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정 재판장은 이날 법정에서 "새로운 삼성 준법감시제도가 그 실효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이 사건에서 양형 조건으로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하며 되레 현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마지막까지 이 부회장 재판 변수로 작용했던 삼성의 준법감시제도. 해당 제도의 설립까지 지시했던 재판부는 왜 끝내 양형 참작 사유로 고려하지 않았을까? <오마이뉴스>는 이날 공개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판결문과, 특검 측 준법감시제도 전문심리위원이었던 홍순탁 회계사와의 통화를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살펴봤다. 

"삼성 준법감시제도, 기업 내 위험 선제적으로 예방하지 못해"
 
준법감시제도를 도입하거나 강화하였다는 사정을 양형에 긍정적인 요소로 반영하는 데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야 준법감시제도를 강화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 이는 기업들에게 사실관계와 법리적인 쟁점을 모두 다투어 본 이후에 유죄가 인정되면 그제서야 준법감시제도를 도입하거나 강화해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결문에 기재된 재판부의 판단 일부다. 재판부는 위 설명을 시작으로 판결문 전반에서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을 언급했다. ▲현 제도로 향후 기업 내부에서 발생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지 ▲삼성 계열사 전반의 감시가 가능한지 ▲나아가 최고경영진의 위법행위의 통제도 가능한지 등이 실효성 판단 요건이었다.

재판부의 답변은 "부족하다"는 부정적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현재 마련한 준법감시제도만으로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선제적인 위험 예방 및 감시활동을 할 수 없다"면서 "해당 제도는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정의하고 이에 대비한 선제적 위험 예방 및 감시활동을 하는 데까지는 이르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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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제도로는 "삼성그룹 계열사 대부분에 대한 실효적인 준법감시가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현재 준법감시위원회에는 총 7개의 삼성 계열사가 포함돼 있는데, 다른 삼성 자회사들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이상, 최고경영진의 위법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남는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 삼성그룹에서 발생한 위법행위들은 미래전략실·구조조정본부와 같은 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에서 일어난 바 있는데, 현행 제도에는 관련 문제의 대응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정치권력에 뇌물을 제공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 방안도 충분하게 마련돼 있지 않은 점, 임직원을 동원한 차명주식 보유 문제 또한 준법감시위원회의 감시 대상에 넣어야 하는 점 등도 현행 제도의 미흡함으로 설명했다.

홍순탁 "예상 가능했던 선고 결과"

특검 측 삼성 준법감시제도 심리위원이었던 홍순탁 회계사는 "그간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삼성 측 변호인의 답변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면서 "앞서 재판부는 삼성 측 변호인들에게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미흡함을 인정한 것뿐만 아니라, 1월 선고 전까지 보완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추후 보완하겠다는 삼성 측 답변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앞서 삼성 측에 '그동안 삼성 최고 경영진이 한 불법행위를 뽑아내어 유형화 해놓은 게 있느냐'고 직접 질문하기도 했는데, 당시 삼성 측은 이 또한 마련돼 있는 게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홍 회계사는 앞서 재판부가 언급한 문제뿐만 아니라, 해당 제도에서 나온 재발방지대책들이 실제 최고 경영진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 측은 이 준법감시제도로 삼성그룹 내 최고 경영진들의 불법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최고 경영진에 대한 의심이 포착됐을 때 마련된 절차가 실제로 시행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면서 "하지만 조사 결과, 이 부분에 충족되는 게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홍 회계사는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이같은 흐름을 살펴보면, 재판부의 결론은 사실상 예상 가능했다"면서 "형량에 대한 판단을 떠나, 재판부가 준법감시제도를 양형기준에 포함하지 않은 점은 이 제도의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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