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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한파가 절정에 치닫고 있다. 송경동 시인을 비롯한 희망버스 기획단 활동가 등 7명의 청와대앞 단식노숙농성이 어느덧 15일째를 맞이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김진숙의 복직과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NCCK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와 한경아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공동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단식을 중단했다. 그 옆에는 세월호 유족이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노숙농성 61일과 피케팅 419일을 맞고 있다. 이외에도 다른 이슈로 소수의 노숙농성자가 꾸준히 청와대 앞 농성장을 메우고 있다. 

황교안은 텐트 허용했으면서 우리한테는 왜?
 
박근혜 정권때는 근처 청운동사무소 앞에 텐트 몇동을 치고 농성했던 세월호 유족들도 지금은 영하 20도의 혹한에 칼바람을 가릴 텐트도 없이 침낭 하나로 버티며 잔다.
▲ 청와대 앞 세월호 유족의 노숙농성장 모습 박근혜 정권때는 근처 청운동사무소 앞에 텐트 몇동을 치고 농성했던 세월호 유족들도 지금은 영하 20도의 혹한에 칼바람을 가릴 텐트도 없이 침낭 하나로 버티며 잔다.
ⓒ 유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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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을 관리하는 경찰로 인해 이들의 단식과 노숙농성 환경이 말할 수 없이 힘겹다는 것이다. 밤10시가 되기 전에는 서리방지용 후라이 하나 침낭 위로 덮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청와대 경비대의 방침으로 매일 밤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정권 때 근처 청운동사무소 앞에 텐트 몇 동을 치고 농성했던 세월호 유족들은, 지금  영하 20도의 혹한에 칼바람을 가릴 텐트도 없이 침낭 하나로 버티며 자고 있다. 게다가 오후 10시나 되어야 침낭을 펼 수 있고 오전 6시에 강제로 기상을 해야 한다. 

청와대 앞이니 깨끗이 소거해야 한다는 '청정한 청와대'를 고집하는 경비대의 비인도적 지침과 무례한 막말 등으로 엄동설한에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농성자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다.

청와대 단식농성단에 의하면, 경비대는 이들에게 "부슬비는 맞고 자도 된다"며 서리방지용 후라이를 못 치게 했고, 심지어 "옷 입은 채로 그냥 자면 되는데 왜 침낭이 필요하냐"고 따지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경비대는 세월호 유족에게 "여기가 자는 데예요? 여기서 자지 말아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단다.

어느 유족은 자신의 페북을 통해 "서러움과 분노가 같이 올라온다"며 한탄했다. 칼바람 막을 천막 하나 없는 곳에서 종일 혹한을 견디는 것은 초인적인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다. 

이들은 또한 같은 장소에서 2019년 11월 당시 야당대표 황교안에겐 텐트가 허용되고 다른 국민들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도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를 감사하는 국회 운영위의 시기적절한 역할을 기대한다.
 
청와대 경비대는 노숙농성자들에게 “부슬비는 맞고 자도 된다"며 서리방지용 후라이를 못 치게 했고, 심지어 “옷입은채로 그냥 자면되는데 왜 침낭이 필요하냐”고 시비를 걸기도 했다고 한다.
 청와대 경비대는 노숙농성자들에게 “부슬비는 맞고 자도 된다"며 서리방지용 후라이를 못 치게 했고, 심지어 “옷입은채로 그냥 자면되는데 왜 침낭이 필요하냐”고 시비를 걸기도 했다고 한다.
ⓒ 적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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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규정보다 국민의 생명과 인권이 먼저다. 특히 참사 피해자들, 인권 활동가들,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청와대까지 찾은 개별 국민의 목소리를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배려해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임무다.

이번 주는 극한의 추위가 예상된다. 특히 금요일은 영하 20도로 예보되었다. 12월~2월 겨울에 농성하는 이들을 위해 텐트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 아울러, 청와대 경비대의 농성자들 괴롭힘 방지, 덮개 및 바람막이 등 최소 자구조치의 허용과 함께 겨울철 혹한기, 소나기, 폭설등의 경우 구난조처 차원에서도 인근의 청와대 시설 개방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대통령 관저 앞에서 최소한의 국민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아울러 퇴근길 저잣거리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어디 있는 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탄핵을 위해 촛불을 들었던 농성자들은 혹한의 차가운 날씨보다도 대통령의 차가운 무관심이 더 서러울 것이다. 

과거 프랑스혁명 당시 마리 앙투와네트는 '한 번도 궁궐 밖을 나간 적이 없다'고 역사는 전하고 있다. 국가의 최고 권력자가 민심을 살피지 않는 나라는 결코 흥할 수가 없다. 참사 피해자 대표 및 시민사회와의 소통은 비서를 시킬 수도 있지만, 이런 한파에 절박한 심정으로 노숙농성하시는 분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민주공화국의 진정한 지도자의 자세가 아닐까.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붙잡기 위해 혹한에 곡기를 끊고 있는 국민들이 멀리 있지 않으니.  
 
청와대앞 단식노숙농성이 어느덧 15일째를 맞이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김진숙의 복직과 제대로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 청와대앞 단식노숙농성단 전경 청와대앞 단식노숙농성이 어느덧 15일째를 맞이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김진숙의 복직과 제대로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 청와대 김진숙복직 단식노숙농성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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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복직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연대 시민들이 매일 오후 1~5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 (단식농성장)에서 절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 단식농성장에서의 릴레이 3000배 절투쟁 모습  김진숙 복직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연대 시민들이 매일 오후 1~5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 (단식농성장)에서 절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 청와대 김진숙복직 단식노숙농성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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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와대농성장, #세월호, #김진숙복직,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송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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