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 포스터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 포스터 ⓒ 찬란


유서 깊은 '늑대인간' 가문의 후계자 프레디(손선영 목소리)는 어린 시절 사고로 아버지 플래시아트(이승행 목소리)를 잃었지만,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뒤를 이어 크고 당당한 늑대가 되어 가문을 이끄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꿈에 그리던 변신의 날, 그러나 프레디는 늑대가 아니라 푸들로 변해 가문으로부터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다. 거리로 나온 프레디는 떠돌이 개 베티(원에스더 목소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순도 100%의 진짜 늑대인간이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가문의 보물 '문스톤'을 찾아 나선다.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의 한 장면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의 한 장면 ⓒ 찬란


애니메이션 영화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는 작가 제인 라이온스가 2008년 발표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삼았다. 메가폰은 숲을 지키려는 다람쥐의 모험을 담은 <숲속의 사고뭉치 우들리스>(2012), 꿀벌왕국을 사수하기 위한 마야의 모험을 다룬 <마야>(2014), 호주의 야생을 배경으로 한 <모험왕 블링키>(2015) 등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바 있는 호주 출신의 알렉스 슈타더만 감독이 잡았다.

알렉스 슈타더만 감독은 귀여운 푸들로 변해버린 늑대인간 가문의 후계자 프레디가 진정한 늑대로 거듭나는 모험을 그린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를 "프레디가 자신을 인정하고 훌륭한 성장을 이루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좋은 히어로 영화처럼 프레디가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책임을 배워 나가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 프레디는 가장 훌륭한 늑대이자 푸들이다."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의 한 장면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의 한 장면 ⓒ 찬란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는 건물 위를 질주하는 늑대들과 쫓기듯 달리는 소년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늑대 무리를 피해 도망치는 것처럼 느껴졌던 소년의 상황은 이어지는 장면을 통해 뒤집어진다. 늑대들은 사람들을 해치는 게 아니라 슈퍼히어로처럼 도와주는 존재였고 소년의 정체는 '늑대인간' 가문의 후계자 프레디임이 밝혀진다. 그동안 인간들을 공격하는 괴물로 그려졌던 늑대인간의 관습을 과감히 깨버린 것이다.

새로운 시각으로 늑대인간을 묘사한 설정은 영화의 주제와 연결된다. 푸들이 되어버린 프레디에게 베티는 "네가 얼마나 크고 힘센지. 또 '문스톤'을 가져가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건 네 안에 뭐가 있는지"라고 충고한다. 

베티의 말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 해당한다. 동시에 타인을 보는 시선에도 유효하다. '인간을 도와주는 늑대인간'과 '푸들이 된 늑대인간'은 편견을 버리라는 의미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푸들이 된 늑대인간은 고정된 '강한 남성성'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다.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의 한 장면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영화의 한 장면 ⓒ 찬란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의 이야기는 독창적이진 않다. 리더 자리를 놓고 대립하는 삼촌 핫스퍼(정의한 목소리)와 조카의 구도는 <라이온 킹>(1994)에서 가져왔다. 푸들이 된 프레디가 베티, 트윗치(김한나 목소리), 해미쉬(이승행 목소리) 등 개들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볼트>(2008)를 연상케 한다. 

서로 적대시하던 늑대인간과 개가 친구가 되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스러운 전개는 <레이디와 트램프>(1955)의 영향을 받았지 싶다. 여우와 사냥개가 친구가 되는 <토드와 쿠퍼>(1981)를 떠올리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호주에서 제작한 < 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는 독창성은 떨어질지언정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견주어 부족함이 없는 기술적인 완성도를 갖추었다. 물론, 제작비 규모의 차이는 감안해야 한다. 강아지의 본능과 생리 현상을 이용한 유머를 비롯하여 다양한 시각적, 언어적 개그를 선사하며 재미도 준다. 해외의 한 매체는 "놀랄 만큼 재미있고 밝은 행복을 주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외면보다 내면을 중요시하고 우정과 사랑을 통해 서로를 포용해야 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애니메이션이지만, 정작 보면서 뜨끔할 이는 어른이 아닐까 싶다. 분열과 증오로 몸살을 앓는 세상을 만든 장본인이 바로 기성세대니까 말이다.
알렉스 슈타더만 손선영 원에스더 김한나 이승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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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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