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팬들은 3년째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크리스마스에 프리미어리그 순위표의 가장 맨 꼭대기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최근 몇 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뤄내며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특히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은 리버풀 팬들의 숙원을 풀어준 업적이었다.
 
리버풀, 크리스마스 저주 극복하고 새로운 황금기
  
 클롭 리버풀 감독

클롭 리버풀 감독 ⓒ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살펴보면 크리스마스에 1위를 달린 팀이 마지막에 우승을 차지하는 시나리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 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마스 1위팀/ 최종 우승팀
2005-06 : 첼시/ 첼시
2006-07 : 맨유/ 맨유
2007-08 : 아스날/ 맨유
2008-09 : 리버풀/ 맨유
2009-10 : 첼시/ 첼시
2010-11 : 맨유/ 맨유
2011-12 : 맨시티/ 맨시티
2012-13 : 맨유/ 맨유
2013-14 : 리버풀/ 맨시티
2014-15 : 첼시/ 첼시
2015-16 : 레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
2016-17 : 첼시/ 첼시
2017-18 : 맨시티/ 맨시티
2018-19 : 리버풀/ 맨시티
2019-20 : 리버풀/ 리버풀
 
우승에 실패한 사례는 네 차례인데 이 중 리버풀이 2008-2009시즌, 2013-2014시즌, 2018-2019시즌 크리스마스 1위를 지켜내지 못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이끌던 2008-2009시즌의 리버풀 스쿼드는 화려했다. 영원한 주장 스티븐 제라드를 중심으로 사비 알론소,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페르난도 토레스를 앞세워 전반기를 선두로 질주했다. 당시 리버풀의 리그 2패에 그칠만큼 지지 않는 팀이었다. 문제는 이겨야 할 경기에서 번번이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맨유에게 우승을 내줬다.
 
2013-2014시즌은 리버풀 팬들에게 상처로 남아있다. 브랜단 로저스 감독의 리버풀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연승 가도를 내달렸다. 34라운드에서 맨시티를 제압하며 우승에 근접했지만 36라운드 안필드에서 열린 첼시전에서 0-2로 무너지며 끝내 2위로 마감했다.
 
2018-2019시즌도 아쉬움이 컸다. 리버풀은 단 1패만 거두며 승점 97을 기록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승점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리버풀을 울린 팀은 승점 98의 맨시티였다.
 
지난 시즌에는 기어코 한을 풀었다. 크리스마스 기준 17라운드까지 승점 4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페이스를 질주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 맨시티가 자멸하면서 리버풀은 후반기에 비교적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세 차례 크리스마스 저주를 극복하고 일궈낸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저력의 리버풀, 코로나19-부상 악재에도 선두 질주
 
그리고 올 시즌 리버풀은 다시 크리스마스에 1위를 차지했다. 3년 연속 크리스마스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1978년부터 1980년까지 달성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밥 페이즐리 감독이 이끌던 리버풀은 역사적으로 최고의 전성기였다.
 
리버풀은 다시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했다. 2015년 위르겐 클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리버풀은 리그 우승 1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로 과거의 명성을 회복했다.
 
항상 공격적인 축구와 역동적이고 많은 활동량를 지향하던 클롭 감독은 매년 거듭할수록 현실과의 타협점을 찾았다. 강한 압박의 기조는 여전히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실리적인 색채를 입히면서 결과를 잡으려는 유연함을 보였다. 그 결과 리버풀은 적은 실점률을 기록하며 우승컵을 수집할 수 있었다.
 
올 시즌 리버풀의 행보는 다소 더뎠다. 무엇보다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버질 반 다이크, 조 고메스, 콘스탄티노스 치마카스, 제임스 밀너, 티아고 알칸타라, 제르당 샤키리, 지오고 조타 등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특히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는 반 다이크의 장기 부상은 리버풀에게 큰 타격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월드클래스 중앙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 울버햄턴의 재능 있는 공격수 지오고 조타를 영입하며 스쿼드의 질을 더욱 높였지만 이 2명 마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럼에도 클롭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를 센터백으로 내리고, 유스 출신 라이스 윌리암스, 커티스 존스를 과감하게 주전으로 기용하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1위를 질주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 지금의 1위가 우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시즌의 경우 크리스마스는 대부분 17라운드가 끝난 시점이었다. 이에 반해 올 시즌은 14라운드까지 소화했다. 아직 시즌의 3분의 1을 넘어선 정도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늦게 개막함에 따라 경기 일정이 매우 타이트하고, 변수가 많다. 이러다보니 빅클럽들이 매우 고전하는 형국이다.

리버풀(승점 31)의 뒤를 레스터(승점 27), 맨유(승점 26), 에버튼(승점 26), 첼시(승점 25), 토트넘(승점 25), 사우샘프턴(승점 23), 맨시티(승점 23)가 근소한 차이로 쫓고 있다. 역대급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이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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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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