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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유권자 향응 제공 사과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유권자 향응 제공 사과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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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고개를 숙였다.

일본 NHK에 따르면 24일 밤 아베 전 총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구 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총리 시절 국회에서 거짓 답변을 한 것에 공식 사과했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정부의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 매년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와 지지자 등을 초청했고, 행사 전날 최고급 호텔에서 만찬을 열었다.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호텔 식사비보다 훨씬 적은 회비를 받은 뒤, 차액을 대납한 것이 검찰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아베 전 총리 측이 대납한 행사비는 최소 800만 엔(약 85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검찰은 아베 전 총리를 불기소 처분하고, 행사 실무를 맡은 '아베 신조 후원회' 대표 하이카와 히로유키 공설 제1비서만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비서진의 단독 행동이라서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아베 전 총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어서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도의적 책임은 통감하지만 의원직 사퇴는 거부 

아베 전 총리는 "내가 모르는 가운데 회계 처리가 되었지만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깊이 반성하며 국민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또한 총리 시절 국회에서 행사비를 대납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던 것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한도에서 답변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실과 일부 다른 것이 있어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라며 "당시 행정부 수반이자 자민당 총재로서,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대납한 행사비의 출처에 대해서는 "비서진이 관리하던 나의 개인 자금"이라며 "비서진이 오랫동안 실수 없이 일해왔기에 믿고 맡겼으며, 나는 총리로서의 직무에 전념하느라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회계 처리를 담당한 비서진이 이번 일을 반성하며 사표를 냈다면서 "이런 사태를 초래한 나의 책임도 무겁다는 것을 자각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대변인 관방장관 시절 총리인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했다가 궁지에 몰린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에 대해서도 "나 때문에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하게 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야권에서 요구하는 국회의원 사퇴와 자민당 탈당 등에 대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내가 맡은 직책을 다하겠다"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야권 "아베, 해명도 믿을 수 없어... 의원직 사퇴해야"

이날 스가 총리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가 국회에서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라며 "나 역시도 그렇게 한 것에 대해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은 아베 전 총리의 해명이 믿을 수 없다며, 국회에서 거짓 답변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은 "그런 거액의 돈을 비서진이 마음대로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라며 "야당들이 협력해 국회에서 진실을 밝혀내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베 전 총리가 국회의원 사퇴를 거부한 것에 대해 "전직 총리로서 더 확실하게 책임지는 것을 기대했다"라면서 "국민들이 도저히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 서기국장도 "아베 전 총리가 국회에서 답변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라며 "당연히 국회의원에서 사퇴할 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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