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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177일 차입니다. 1986년 6월 해고돼 35년째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마지막 복직 투쟁이 시작된 지 12월 16일인 오늘로 꼭 177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177일 동안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시민과 노동자는 출근 선전전·단식농성으로 함께 했고, 부산시의회는 복직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복직 권고 미이행을 규탄했습니다. 시민, 노동자, 정치인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투쟁에 함께해 온 건데요.

또 다른 지역사회의 주체인 지역언론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투쟁에 어떤 모습으로 함께해 왔을까요?

먼저 '빅카인즈'(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아카이브 서비스)를 통해 전국언론과 지역언론의 보도 건수를 비교해 봤는데요, 지난 6월22일부터 12월15일까지 '빅카인즈'에서 제공하고 있는 전국언론(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과 지역신문(국제신문, 부산일보)을 대상으로 '김진숙 복직'을 검색한 결과입니다.
 
<빅카인즈>에 ‘김진숙 복직’이라 검색한 결과(2020.6.22.~2020.12.15.)
 <빅카인즈>에 ‘김진숙 복직’이라 검색한 결과(2020.6.22.~2020.12.15.)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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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카인즈>에 ‘김진숙 복직’이라 검색한 결과(2020.6.22.~2020.12.15.)
 <빅카인즈>에 ‘김진숙 복직’이라 검색한 결과(2020.6.22.~2020.12.15.)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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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카인즈' 검색 결과 가장 많은 보도 건수를 보인 건 경향신문(29건)이었고 한겨레(16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두 신문사 외 전국지는 0~3건의 보도 건수를 보였고 주로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소식을 전달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조선일보 <[단독]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 상징 김진숙 복직하나>(10/20)는 '민노총 측선 "11년 치 임금도 달라" 평균임금 계산 땐 8억8000만 원'이라는 중제를 달았습니다. 해당 기사는 복직보다는 밀린 임금의 액수에 초점을 맞춰 복직의 의미를 희석하고 있었습니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빅카인즈' 검색 상으로는 각각 2건, 7건의 보도 건수를 보였는데요, 실제 '김진숙 복직'과 관련한 사안을 전달한 지면 기사는 국제신문 2건, 부산일보 3건이었습니다.  
 
‘김진숙 복직’을 언급한 지면 기사 목록
 ‘김진숙 복직’을 언급한 지면 기사 목록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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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6월 23일 각각 4면과 11면에 '김진숙 조합원 복직 촉구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습니다.
 
‘김진숙 복직투쟁’을 알린 첫 기사(좌, 국제신문 우, 부산일보)
 ‘김진숙 복직투쟁’을 알린 첫 기사(좌, 국제신문 우, 부산일보)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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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제신문은 1건의 기사가 더 있었는데요, 김 지도위원으로부터 복직의 의미, 부당 해고된 이유, 최근 복직 흐름을 듣고 사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부산일보는 복직을 촉구하는 칼럼 1건과 희망버스 출발을 알리는 1단 기사 1건이 있었습니다.

두 신문사는 부산시의회 결의안 채택, 국정감사 증인 출석, 단식 농성 등 복직투쟁의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은 지면에 실지 않았습니다.

한진중공업이 왜 복직을 미루는지, 이번 복직의 의미가 노동사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등에 대한 추가 취재는 고사하고 '복직'과 관련해 발생한 사건조차 보도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큽니다. 특히나 이러한 사건이 지면에만 실리지 않았을 뿐, 인터넷 기사로는 확인할 수 있는 점을 미뤄볼 때 두 언론사의 데스크가 해당 사안을 주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음을 짐작케 합니다.

반면 지역방송사 KBS부산과 부산MBC는 '김진숙 복직 투쟁'을 지역의 현안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KNN은 관련 기사가 없었습니다.

그중 KBS부산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김진숙의 마지막 버스> 1, 2편은 2020년 현재 김진숙 지도위원에 주목해 생생한 복직 투쟁 현장을 전달함과 동시에 어떻게 김진숙 지도위원이 2020년의 평등버스와 연결되고 있는지를 조명했습니다. 이외에 KBS부산은 스튜디오 초청 인터뷰 1건, 단신 2건이 있었습니다.
 
KBS부산 유튜브 <김진숙의 마지막 버스> 1,2편 캡처 화면
 KBS부산 유튜브 <김진숙의 마지막 버스> 1,2편 캡처 화면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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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는 총 3건의 기사가 있었는데요. 이 중 2건이 리포팅, 1건이 단신 기사였습니다. <35년 복직투쟁 "복직은 마지막 소원">(10/13) 을 통해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투쟁 현장과 목소리를 전달했고, <매각 앞둔 한진…마지막 복직자 되나>(10/26) 을 통해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 내용 중 지역의 현안으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에 초점 맞춰 보도했습니다.

신문 지면의 한계보다 방송 뉴스의 시간적 한계가 더 크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김진숙 복직 투쟁'에 보여준 관심의 크기는 보도 건수는 비슷할지라도 지역방송사가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복직 투쟁을 밝힌 6월 23일 이후로 177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6개월 남짓의 시간에 전국지인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45차례 '김진숙 복직'을 언급했고 지역언론은 5개사 통틀어 총 11차례 '김진숙 복직'을 언급했습니다.

시민과 노동자가 선전전, 단식농성, 기자회견으로 알리는 동안, 정치계가 결의안 채택과 기업인 질책으로 해법을 도모하는 동안, 취재와 기사로 공론화해야 했을 지역언론. 정말 11건의 보도가 최선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태그:#부산민언련, #지역언론톺아보기, #김진숙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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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불공정한 언론 보도와 행태를 개혁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로, 설립 목적인 언론감시, 시민을 위한 다양한 미디어교육, 시민미디어참여를 위한 지원과 제도 마련, 정부의 언론정책 및 통제 감시와 개선방안 제시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주권시대를 맞아 시민이 스스로 미디어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실험하고 지원하는 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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