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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 원인동 추월대 꼭대기에 사는 A 어르신의 연탄 창고는 예년처럼 풍족하지 못하다. 추위가 시작될 연말이면 창고를 가득 채운 연탄을 보며 추운 겨울을 버틸 각오를 다졌지만, 올해는 50장, 100장씩 급할 때마다 채우며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

연탄 업체에서 배달을 꺼려하는 A 어르신 댁은 3~4장씩 지게를 지고 오르는 연탄 배달 봉사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연탄 배달 봉사자들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연탄은행 직원들이 긴급지원으로 소량씩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은 오히려 길어졌지만 연탄은 아껴 써야 하는 상황에 이번 겨울 추위는 더욱 매섭게 느껴진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이웃을 돕는 온정의 손길도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겨울철 대표 자원봉사활동인 연탄 봉사는 타격이 더 크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을 통해 연탄 봉사에 참여한 봉사자는 2천287명이었다. 올해 같은 기간 1천427명의 봉사자가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1천 명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달동네나 고지대에서 거주하는 취약계층 가정에 연탄을 배달할 때는 자원봉사자가 큰 보탬이 된다. 차량이나 수레로 실어 나르기 힘든 곳은 직접 지게를 지고 오르며 연탄 창고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연탄 배달 봉사자가 크게 줄면서 연탄을 여유 있게 지급하지 못하고 긴급 지원 가정에 한해 직원들이 직접 배달에 나서고 있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하태화 부장은 "연탄 피우는 시기가 되면 일주일에 5~6팀씩 자원봉사 일정이 잡히곤 했는데 올해는 1~2건이 겨우 잡혀 있는 수준"이라며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보니 자원 봉사를 적극 요청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탄을 배달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후원할 수 있는 가구도 줄었다. 본격적인 한파에 앞서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시골 읍·면 지역 100여 가구에 미리 연탄을 전달해왔는데 올해는 자원봉사자가 없어 연탄을 배달하지 못했다.

또, 연탄 쿠폰 수급자에서 제외된 연탄 사용 가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연탄 쿠폰은 연탄을 주 난방으로 이용하는 수급자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난방유 보일러를 설치했으나 난방유 비용 부담으로 연탄 난로를 설치해 이용하는 가구들은 연탄을 주로 이용하지만 연탄 쿠폰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은 연탄 후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연탄 은행에서 후원하는 800가구 중 200가구 이상이 연탄 난로로 겨울을 버티는 가구들이다.

자원봉사자 감소와 함께 연탄 후원도 뜸해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연탄 12만6천 장을 확보했으나, 올해는 지난달까지 8만 장을 후원받으면서 약 30% 가량이 감소했다. 더구나 서울 연탄은행의 후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역 연탄은행 역시 법인 지원 없이 각 지역사회의 후원으로 버터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태화 부장은 "코로나19로 연탄 후원과 자원봉사자 참여가 줄었어도 연탄을 필요로 하는 가구는 예년과 비슷하다"며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연탄 배달 봉사는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진행하고 있다. 봉사 참가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배달 가정 어르신과는 대면하지 않은 채 거리 두기를 지키며 연탄 배달 봉사를 실시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연탄,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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