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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NPO지원센터 2층에는 NPO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기관이 모인 협업공간 '엮다'가 있습니다. 2020년에도 공간 '엮다'에서 NPO 생태계의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을 하는 개인, 단체들을 소개합니다.[기자말]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사회 이슈를 사람들과 나누고, 관심 갖게 하면서 이 문제를 자기 삶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거라 생각해요."

미디어눈은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은 사람들 목소리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사회 문제를 알리는 것을 목표로 독자와 취재원 사이를 연결해 주는 콘텐츠를 만들었던 미디어눈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배우게 된 팀원에게도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미디어눈은 자신들이 경험한 변화를 다른 청년들과 나누는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다양한 지역에서 거주하는 미디어눈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인터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각 진행했다. 미디어눈 설립과 초기 활동에 관한 이야기는 조은총 대표, 윤형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온라인에서 진행했고, 이후 센터에서 윤형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서준희 팀원을 만나 현재 미디어눈에서 집중하고 있는 활동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10월 30일 센터에서 만난 미디어눈 서준희, 윤형 님
 지난 10월 30일 센터에서 만난 미디어눈 서준희, 윤형 님
ⓒ 서울시NPO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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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눈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조은총(아래 조) : 저는 미디어눈을 시작하기 전에, 국제기구와 언론 매체에서 일을 했어요. NGO에서 일을 할 때는 NGO에서 아무리 좋은 일을 하고, 필요한 일을 해도 사람들한테 전달하는 게 힘들었어요. 반면에 미디어 영역에서 일을 할 때는 NGO에서 사회 변화를 위해 하는 활동이나 이슈가 지금 당장 시민들의 관심과 맞지 않으면, 취재를 하고 기사를 내는 게 쉽지 않았어요. 언론은 관심 없는 주제이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이슈를 다루는 미디어를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서 평화 저널리즘을 공부하던 중이었는데,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과 2017년 12월에 미디어눈을 시작했어요.

미디어눈을 처음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목소리에 가치를'이라는 구호를 사용하고 있어요. 언론에서 가치를 못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 시민 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보도하고 싶다는 의미예요. 기울어진 미디어 시장의 운동장에서 자본의 목소리 혹은 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해서 취재하고, 보도하는 미디어 단체를 만들고 싶었어요.

- 윤형 님은 어떻게 미디어눈과 함께 하게 되었나요?
윤형(아래 윤) : 저는 미디어를 전공하면서 언론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고, 지인을 통해 은총 님을 만났어요. 언론인이 되기 위해서 경험을 쌓고 싶었고, 학교 밖에서 현실적으로 부딪혀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어요.

- 미디어눈은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요?
윤 : 미디어 눈이 하는 일을 크게 3가지로 보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 토크 콘서트, 북클럽 등 청년들이 소통할 수 있는 청년 모임을 기획하는 일, 기획 단계에서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하는 일이에요. 창작물을 만들거나 취재하는 기간이 길었던 건 촬영 전에 사회 이슈에 대해서 연구하고 공부하는 기간이 포함된 부분도 있어요. 최근에는 그동안 활동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온라인으로 청년들과 소통하는 플랫폼 눈랩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어요.

청년의 눈으로 사회를 기록하는 '대안 미디어'

미디어눈은 대안적인 미디어 단체를 꿈꾸며, 첫 출발을 탈북 청년과 함께 했다. 미디어눈은 같은 청년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전했다. 이후 미디어눈은 이주 청년, 장애 아동 등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대안 미디어로서 미디어눈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갔다.
 
탈북청년을 주제로 기사를 쓴 미디어눈의 첫 번째 작업, 2018년 9, 10월 오마이뉴스에 11편의 기사를 발행했다.
 탈북청년을 주제로 기사를 쓴 미디어눈의 첫 번째 작업, 2018년 9, 10월 오마이뉴스에 11편의 기사를 발행했다.
ⓒ 미디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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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고 싶은 목소리로 탈북자분들의 이야기를 첫 번째 주제로 선택했어요.
조 : 미디어눈이 처음에 상상했던 영역은 이주민이었어요. 제가 이민자나 인종적인 소수자 연구를 진행 해왔기 때문에 그 주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2018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등 북한 이슈에 대해서 여러 가지 급격한 변화가 있었잖아요. 언론에서는 정치인이나 정책적인 이야기만 하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다뤄지지 않았어요. 손에 잡히지 않는 북한 이슈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 옆에서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특별한 사람으로 탈북민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20대가 겪고 있는 문제를 고민하는 청년 한 사람으로 소개하고 싶어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윤 : 저는 탈북민을 만나본 적도 없어서, 주제가 어렵고, 낯설었어요. 그래서 처음 취재를 나갔을 때, 두려움이 있었어요. 말투도 다를 것 같고, 옷차림도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여자분이 오셨는데, 저보다 사투리도 안 쓰고, 외적으로 전혀 구분을 할 수 없었어요. 제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그분의 고민은 취업이었어요. 배경이 중요하지 않았어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사람으로 같이 대화를 했어요. 그 만남을 통해서 저한테 탈북민이라는 존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저는 미디어가 재현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탈북민은 미디어에서 정치적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미디어눈에서 만드는 콘텐츠로 편견을 해소하거나 사람들의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미디어눈에서 진행한 멘토링 프로그램, 뉴욕타임즈 최상훈 기자와 팀원들
 미디어눈에서 진행한 멘토링 프로그램, 뉴욕타임즈 최상훈 기자와 팀원들
ⓒ 미디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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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눈은 탈북 청년을 시작으로 이주민, 장애 아동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을 만나 콘텐츠를 제작했어요. 미디어 눈이 제작하는 콘텐츠가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윤 : 같은 이슈를 다룬다면 큰 언론사에 기사를 내는 게 취재원들에게도 좋고, 콘텐츠의 질도 더 좋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가진 강점이 있어야 그들의 이야기를 미디어눈에서 다루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탈북민이나 이주민 등의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 때, 청년을 항상 붙였어요. 우리가 청년이기 때문에 그들을 같은 시선으로 볼 수 있어요. 청년이라는 공통점이 바탕에 있어서, 그들을 더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 : 미디어눈이 취재를 한다고 했을 때, 취재원들에게 돈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가지고 취재원들을 설득해야 해요. 우리는 당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미디어가 되고 싶다는 걸 우리의 콘텐츠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대중적인 독자를 포기한 거지만 그것보다 앞으로 만날 취재원들이 더 중요했어요.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예요. 그들의 얼굴과 그들의 삶을 미디어 콘텐츠로 만들어야 해요. 사람들이 더 많이 보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더 좋은 일이 아닐까 늘 고민하지만, 취재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 가치가 빛나는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청년들의 지식 커뮤니티 '눈랩'

미디어눈 팀원들에게 미디어눈은 함께 모여 연대하고, 성장하는 공간이었다. 미디어눈은 팀원들의 경험을 다른 청년들과 나누고 싶어 온라인 청년모임 눈랩을 만들었다. 온라인 모임을 기반으로 하는 눈랩은 지속 가능한 미디어눈을 위한 하나의 실험이기도 하다.

- 최근에는 눈랩 활동에 집중하고 계신데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의 활동으로 보여서 눈랩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했어요.
윤 : 콘텐츠를 만들면서,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지가 된다는 걸 느꼈어요. 코로나로 바뀐 비대면 환경에서 지역을 허물고, 청년들이 지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 연대라면 너무 거창하지만 토크 콘서트 등 청년 모임 활동을 지향했었는데, 그것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갖다 놓은 거죠. 눈랩은 청년들이 모이는 곳인데, 정서적인 연대뿐만 아니라 지식 공유까지 할 수 있는 청년들의 지식커뮤니티로 만들었어요. 청년은 자신의 전문성을 쌓고, 롤 모델을 보면서 성장해야 하는 시기인데 눈랩이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준희 님은 최근에 미디어눈 활동에 함께 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어떤 마음으로 미디어눈에 들어오게 되었나요?
서준희(아래 서) : 올해 제가 대학원을 준비하는 중에 블로그에서 미디어눈을 소개하는 글을 봤어요. 블로그 글을 통해 미디어눈 활동을 알게 되면서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게 됐어요. 영상을 보면서,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났어요. 미디어눈에서 팀원을 모집하는 걸 보고 지원했고, 8월부터 참여해서 9월부터는 눈랩 활동을 같이 하고 있어요.
 
눈랩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모임
 눈랩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모임
ⓒ 미디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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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랩에서는 어떤 모임을 진행하고 있나요?
윤 : 사회학을 공부하는 회원들을 중심으로 '이 시대의 인종문제'라는 실험실을 만들었고,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분이 '세상을 바꾸는 비영리 콘텐츠'라는 실험실을 열기도 했어요. 지금 현재 눈랩에 150명 정도 모여 있어요. 은총 님이나 제가 모임을 만들어서 진행하는 건 한정적이라 눈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임을 이끌고 진행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에요.

- 눈랩에서 미디어 기획, 제작법에 관한 모임이 있었고, 이 모임을 통해서 서울공화국 시즌 2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들었어요.
윤 :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청년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서울공화국 시리즈를 만들게 되었어요. 저는 서울에서 사는 청년들의 삶이 위태롭다고 생각해요. 생활비도 있지만, 지방 사람 입장에서 정서적인 뿌리를 벗어나서 오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시즌 1은 미디어눈 팀원들이 기획하고 편집까지 담당했는데, 시즌 2는 기획, 촬영, 편집을 눈랩을 통해 모인 사람들과 나눠서 진행했어요. 눈랩에 오신 분 중에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은 글을 썼고, 자신의 이야기를 촬영하고 싶은 분은 촬영해서 영상을 보내주기도 했어요. 영상 제작에 8명이 함께 했는데,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2개월 동안 5편의 영상을 만들었어요. 만약 이 프로젝트를 미디어눈 내부에서 진행했으면 섭외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다 일이었을 텐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콘텐츠를 만든 경험이었어요.

서 : 저는 서울공화국 시즌 2에서 편지를 쓰고, 제 이야기를 촬영했어요. 이 작업은 협업해서 진행하는 팀 프로젝트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미디어눈 멤버 중에 편집을 할 수 있는 분이 있어서 그분이 편집과 자막을 도와줘서 제 영상을 완성했어요. 저는 즐겁게 작업했어요.

지속 가능한 미디어눈을 위한 실험, '청년 네트워크'

비영리 영역에서 활동을 시작한 모든 단체가 그렇듯 지속 가능성은 미디어눈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이다. 미디어눈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당장 찾기보다, 미디어눈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경험을 쌓아가면서 미디어눈이 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었다.

- 미디어눈을 청년네트워크로 설명해 주셨어요. 미디어눈은 지금까지 팀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운영됐나요?
조 : 제가 팀원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같이 팀을 만들고 이 활동을 통해서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저도 미디어눈 활동을 하면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자발적으로 팀원들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우선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어요. 미디어눈이 아니더라고 하고 싶고, 알고 싶고, 알리고 싶은 주제를 하라고 팀원들에게 얘기해요.

물론 처음 시작했을 때 구독자가 많이 쌓이면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꿈은 있었죠. 그때까지 우리의 역량을 키우고, 프로젝트를 재밌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도전했는데 사실은 쉽지 않더라고요. 기사는 반응이 오는데, 유튜브는 벽이 높았어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비영리 스타트업 자문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자문을 받으면서 독자가 볼 만한 영상들을 만들어서 구독자를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공익적인 활동을 한다고 하면서 재밌고, 자극적인 요소를 영상에 넣는 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인지 고민이 됐어요. 그때 독자를 많이 끌지 못하더라도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기로 결정했어요. 물론 그래도 어떻게 팀이 지속 가능할지 계속 고민은 돼요.
  
2020년 1월 진행한 미디어눈 팀 워크숍
 2020년 1월 진행한 미디어눈 팀 워크숍
ⓒ 미디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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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형 님은 초장기에 결합해서 3년 동안 가장 오래 활동한 팀원이에요. 미디어눈 팀원으로서 활동을 지속하는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나요?
윤 : 미디어눈은 제가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고, 찾아볼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기회를 제공해 줬어요. 장애 아동 교육권의 경우에도 원래 저는 관심이 없었어요. 들어본 적도 거의 없고, 제가 보는 콘텐츠의 소재가 된 적도 없었어요. 우연히 다른 팀원이 이 주제에 대해 발제를 하면서 기사를 보게 됐어요. 발달장애 어머님을 인터뷰 한 기사인데, 자신의 아들이 지하철에서 돌발행동을 한 일화를 들려주었어요. 아들의 입장에서는 의사소통이었지만 남들이 봤을 때는 이상한 행동을 한 일이었어요. 그 기사를 보는데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시선으로 거기에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알고 있는 건 없지만,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고 싶었고, 내가 배운 것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발달장애 어머님들, 활동가, 전문가를 만나면서 이 분야를 공부했어요. 언론에서 다루는 그들의 이야기는 한 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시위를 하는 장면이나 무서운 엄마들이라는 식으로 보도되는 경우가 많아요. 직접 어머님들과 만나고 소통하면서 어머니들을 공감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만났던 어머님 중에 본인도 아이를 낳기 전, 내 나이 때에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 저를 독려해 주셨는데, 그럴 때 보람을 느껴요.

- 미디어눈은 어떻게 센터에 입주하게 되었고, 입주하면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윤 : 입주공간이 없을 때는 서울시 청년 공간을 다 돌아다녔고, 공간을 예약하는 게 일이었어요. 그래서 우리에게 공간이 있는 게 중요했고, 필요한 일이었어요.

미디어눈이 에코 청년을 주제로 촬영할 때, 취재원으로 인터뷰했던 분을 센터에서 다시 만났어요. 그분과 대화도 나누고, 교류를 더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진행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죠. 그래도 이런 기회는 미디어눈을 지속시키는 데 큰 자원이 됐고, 비영리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영감이 되고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조 : 실질적으로 이 공간을 계획했던 것만큼 잘 활용하지 못한 게 맞아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건 코로나 상황이에요. 코로나가 생기면서 내부적으로 팀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소한의 만남을 가지면서 각자가 편한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어요. 그런 고민을 하면서 눈랩이 나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이 공간이 주는 의미는 컸어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가서 모일 수 있고, 회의할 수 있고, 우리가 어디에 발붙이고 있을 수 있고요. 어디에 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 미디어눈에 큰 힘이 되었어요.

- 미디어눈을 통해서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 혹은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활동은 무엇인가요?
서 : 저는 학부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할머니들과 교류하고 할머니들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했었어요.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들은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다른 곳에 갔는데도, 제가 관심 있던 주제와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디어눈 활동도 참여하게 됐어요. 저는 위안부 문제를 할머니들의 인권 문제로 집중해서 뭔가를 만들고 싶어요.

윤 : 미디어눈을 통해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 때 더 의미가 있고, 제가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디어눈을 거쳐 간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눈이 지향했던 가치들을 나눌 수 있다면 저는 그것도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추상적인 이야기이지만 미디어눈이 그동안 진정성 있게 작업했던 모습이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이고, 그걸 위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조 : 이상적인 목표는 좋은 미디어가 되고 싶어요. 우리는 스스로를 언론이라고 말하지 않고, 미디어 팀으로 소개해요. 이해관계를 고려하거나, 자본에 기대어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고 공익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서,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길을 미디어눈이 열면 좋겠어요.

우리가 자체적으로 수익도 내고, 이런 일을 하고 싶은 청년들을 고용하고, 이곳이 누군가에게 지속 가능한 일터가 되고, 좋은 일을 하는 집단이 되면 좋겠다는 이상적인 목표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 공간을 통해서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지금처럼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공간이 계속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활발하게, 자주 운영되는 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이야기가 전해지고, 도움이 되고, 미디어로서 기능을 하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미디어눈은 언론인으로 불리기보다 자신들이 관심 있는 사회이슈를 전하는 미디어 단체로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취재원들의 목소리를 진실하게 전하고 싶다는 그들의 다짐에서 미디어 팀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는 끝났지만, 오랫동안 미디어눈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는 그들의 바람처럼 다양한 청년들이 이 공간을 통해 변화를 경험하고, 나누길 바라는 마음은 오랫동안 남았다.

덧붙이는 글 |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인터뷰를 지원했습니다. 이 기사는 서울시NPO지원센터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태그:#서울시NPO지원센터, #미디어눈, #눈랩, #시민사회,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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