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빅6 중 최근 흐름이 가장 좋은 두 팀이 이 기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10R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쳤다. 30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첼시는 지난 9월 21일 펼쳐진 리버풀과의 리그 2R에서 0-2로 패배한 후 공식전에서 단 1패도 하지 않는 엄청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도 맨유와의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후 6연승을 달리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원정팀 토트넘 역시 10월 30일에 펼쳐진 벨기에 클럽 로열 앤트워프와의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에서 패배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9월 14일 에버튼과의 리그 개막전 이후 공식전 패배가 없는 만큼 팀 분위기가 최상인 상태다.

결과는 0-0으로 '제자' 램파드와 '스승' 모리뉴의 경기는 아쉽게도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첼시는 11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고, 토트넘 역시 리그에서 개막전 이후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스승과 제자였던 두 감독의 대결과 같은 지역지인 런던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더비 경기라는 특별함까지 더해져 많은 축구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이 날 경기를 핵심 포인트를 통해 알아보자.
 
[선발 라인업] 첼시 FC
 
홈팀 첼시의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맞이하는 런던 더비에 본인이 즐겨 쓰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골문에는 지난 시즌까지 주전 골키퍼였지만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던 7160만 파운드(한화 약 1055억 원)의 주인공 케파 아리사발라가 대신 이번 시즌 이적시장 막바지에 영입한 197cm의 신입생 에두아르 멘디가 나섰다. 

4백 라인에는 양쪽 풀백으로 역시 신입생 벤 칠웰과 팀의 유스 출신인 리스 제임스가 측면을 봉쇄하기 위해 선발 출전하였다. 센터백은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커트 주마와 베테랑 티아고 실바가 호흡을 맞췄다.

선발 출격을 명 받은 3명의 미드필더로는 인터셉트의 달인 은골로 캉테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마테오 코바치치와 메이슨 마운트가 선발로 나와 더블 메짤라롤을 수행했다.

3톱으로는 독일의 침투형 공격수 티모 베르너와 97년생의 어린 공격수 타미 아브라함 그리고 아약스로부터 영입된 리그 최고 수준의 왼발 킥을 보유한 하킴 지예흐가 토트넘의 골문을 열기 위해 선발로 출격했다.
 
[선발 라인업] 토트넘 홋스퍼 FC
 
원정팀 토트넘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본인에게 익숙한 경기장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기 위해 단단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골키퍼 자리에는 휴고 요리스가 가벼운 부상을 딛고 일어나 화려한 첼시 공격진들을 상대하기 위해 선발로 출전했다.

4백 조합은 양쪽 풀백으로 빠른 발과 우수한 돌파력을 가진 세르히오 레길론과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의 주장 세르주 오리에가 선발로 나섰다. 센터백 듀오로는 토비 알데베이럴트의 근육 부상으로 인해 스완지 시티로부터 새로 영입된 잉글랜드의 97년생 어린 수비수 조 로든과 전투적인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토트넘의 수비를 책임졌다.

3선 더블 볼란치에는 모리뉴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는 두 미드필더 무사 시소코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어김없이 선발 출격했다. 2선 공격자원에는 치열한 득점왕 경쟁 중인 손흥민을 비롯해 화려한 발재간을 가진 탕귀 은돔벨레와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빠른 스피드를 가진 윙어 스티븐 베르바인이 팀의 레전드 가레스 베일을 제치고 선발로 경기에 나왔다. 원톱에는 부동의 주전이자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인 해리 케인이 첼시의 골망을 흔들기 위해 나섰다. 
 
램파드 답지 못했던 램파드, 모리뉴 다웠던 모리뉴
 
이날 경기의 핵심 포인트는 양 팀 감독의 전술이다. 변칙적인 전술이나 놀라운 용병술과 같은 기술적인 전술의 포인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모리뉴와 램파드 모두 각자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며 많은 경기에서 사용한 정통 1번 전술을 들고 경기에 나섰다.

첼시의 램파드 감독은 '램파드 키즈'라고 불리는 커트 주마, 리스 제임스, 타미 아브라함, 메이슨 마운트와 같은 어린 선수들을 필두로 균형 잡힌 4-3-3 포메이션으로 점유율을 기반한 전형적인 강팀 축구를 구사하곤 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벤치에 카이 하베르츠, 크리스티안 풀리식, 올리비에 지루 등 초호화 군단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을 만큼 스쿼드도 매우 두터운 상태였다. 이 덕분에 첼시는 어떤 선수가 나와도 최후방 지역부터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확보한 뒤 상대팀의 허점을 노려 득점하는 패턴으로 이번 시즌 많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토트넘의 모리뉴 감독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해 선 수비 후 역습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공격 전개를 끊는 '카운트 어택' 전술과 후방지역에서 상대 진영으로 공을 차 놓으면 1선과 2선의 선수들이 달려가서 골을 노리는 '킥 앤 러쉬' 전술을 자주 구사한다.

이 두 전술을 이용해 선제골을 기록하면 모든 선수들의 라인을 내리고 스트라이커까지 수비에 나서는 일명 '버스 수비' 전술을 통해 끝내 강팀에게 승리 혹은 0-0스코어의 무승부를 거둬 승점을 획득하곤 했다. 

지난 시즌 램파드와 모리뉴 감독은 두 번의 맞대결을 펼쳤는데, 두 번 모두 램파드 감독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리뉴 감독은 이번만큼은 절대 패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단단한 수비와 전투적인 경기를 통해 승점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러한 의지는 기록으로도 나타났다. 토트넘은 볼 경합 상황에서 37:42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또한 가로채기 역시 5:8로 3번 더 많은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반면에 첼시는 6: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평소보다 훨씬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였다. 슈팅 또한 13:5로 2배가 넘는 숫자를 기록했지만 유효 슈팅을 단 3개에 그치면서 이번 시즌 보여주던 매서운 골 결정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11번의 기회 창출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것은 선수들의 컨디션은 물론 감독의 전술적인 측면의 영향도 적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이날 첼시는 자주 보여주던 라인을 굉장히 높게 올려 티아고 실바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던 모습이 아닌, 수비수들이 자리를 지키며 상대 공격수인 케인과 손흥민을 견제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경기를 펼쳤다. 두 공격수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쉬운 결과를 내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통해 승점 19점으로 리그 3위를 기록한 첼시는 승점 21점으로 동률인 1위 토트넘과 2위 리버풀을 2점 차로 추격하게 되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지만 세비야와의 조 1위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8강 진출에 유리한 상대를 만날 수 있어 한국 시간 12월 3일 오전 5시에 조 1위 수성을 위해 스페인 원정길을 나선다.

원정팀 토트넘은 이날 경기 결과로 리버풀과 승점은 21점으로 동률이지만, 골 득실에서 7점 앞서 리그 1위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 유로파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토트넘은 32강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한국 시간 12월 4일 오전 2시 55분 린츠를 상대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원정길에 나선다. 로열 앤트워프와 승점 9점으로 동률이고, 린츠가 6점으로 바짝 추격 중이기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또한 돌아오는 주말에는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살인적인 일정을 잘 소화해야 하는 부담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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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첼시 토트넘 무리뉴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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