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은 전북의 신예 나성은이 ACL 시드니전에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나성은 전북의 신예 나성은이 ACL 시드니전에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노리는 전북 현대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3경기 연속 무승으로 탈락 위기에 내몰린 전북이 공격에서는 나성은, 수비에서는 송범근의 활약에 힘입어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전북은 25일 카타르 도하의 알 야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시드니FC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북은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1승 1무 2패(승점 4)를 기록, 2위 상하이 상강(승점 6)과의 격차를 좁혔다. 
 
'신예' 나성은,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전북의 첫 골 수확
 
이날 전북은 플랜A인 4-1-4-1이 아닌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송범근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김민혁-홍정호-구자룡이 스리백이 구축했다. 최철순-이수빈-신형민-나성은이 허리를 맡았으며, 스리톱은 바로우-구스타보-김보경이 포진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전북은 경기 초반 시드니의 단단한 수비를 상대로 좌우 측면 공격을 통해 활로를 열었다. 전반 15분 역습상황에서 최철순의 패스에 이은 바로우의 슈팅이 수비벽에 맞았다. 전반 18분 김보경의 왼발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21분 공격에 가담한 왼쪽 윙백 최철순의 슈팅도 돋보였다.
 
전반 31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구스타보의 왼발 터닝슛이 파브레식 골키퍼에게 막힌 것이 가장 아쉬웠다. 하지만 시드니 수비를 한껏 몰아세운 전북은 전반 44분에서야 승부의 균형추를 깼다. 왼쪽을 돌파한 구스타보가 반대편의 나성은에게 패스했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나성은은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문 왼쪽 하단으로 꽂아넣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북의 경기력은 다소 답답했다. 서서히 힘 겨루기에서 시드니에 밀렸다.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18분 이수빈, 나성은 대신 무릴로, 조규성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그러나 기회는 시드니가 더 많았다. 송범근 골키퍼는 안정적이면서도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특히 후반 22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윌킨슨의 헤더슛을 송범근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다. 후반 25분에도 부하지어가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냈다.
 
전북은 후반 30분에는 이시헌, 한교원을 투입해 추가골 의지를 보였다. 정작 세밀함은 떨어졌다. 후반 36분 마이클 줄로의 중거리슛마저 송범근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끝내 한 골 차 리드를 지켰다.
 
송범근 전북의 수호신 송범근이 ACL 시드니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선보이며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 송범근 전북의 수호신 송범근이 ACL 시드니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선보이며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호신' 송범근, 8개 선방으로 전북의 무실점 승리 견인
 
전북은 올 시즌 K리그와 FA컵을 모두 거머쥐며, 역사상 최초의 더블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ACL 우승까지 도전장을 던지며, 트레블에 도전했다.
 
K리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전북은 단연 ACL 우승후보 중 한 팀인데, 정작 트레블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시즌 초반 1무 1패를 안은 채 코로나19로 연기된 ACL을 치르기위해 카타르로 입성한 전북은 지난 22일 상하이상강전에서 졸전 끝에 1-2로 패했다. 치명적인 패배였다. 이에 전북은 완전히 벼랑 끝으로 몰렸다. 1무 2패인 상황에서 16강에 오르려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들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 뿐이었다.
 
사실 전북은 차포를 모두 뗀 채 이번 ACL에 나서고 있다. 이용, 손준호 이승기, 쿠니모토, 이동국, 최보경 등 주전급들이 부상으로 인해 대거 빠졌다.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이에 모라이스 감독은 포메이션을 3-4-3으로 바꾸고, 나성은과 이수빈을 과감하게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 가운데 1997년생의 나성은은 올 시즌 리그에서 1경기 출전에 그칠만큼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신예다.
 
전체적으로 이번 시드니전도 경기 내적으로는 만족감을 주기 어려웠다. 볼 점유율은 45.7%에 머무르며, 시드니보다 밀렸고, 슈팅수 역시 11-19로 크게 열세였다.
 
하지만 위기의 전북을 구한 것은 나성은이었다. 이날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한 나성은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44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하며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북은 이 1골로 답답했던 갈증을 말끔히 해소했다.
 
후반 들어 밀리는 경기 양상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수비에서는 수문장 송범근이 펄펄 날았다. 시드니의 유효 슈팅 8개를 모두 선방했다. 특히 후반 22분 헤더슛 선방은 왜 송범근이 K리그 1위팀 전북의 주전 골키퍼인지를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송범근은 매해 지날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전북은 리그 27경기에서 21실점으로 12개팀 가운데 가장 적은 실점률을 기록했다. 후방에서 수호신 역할을 해준 송범근이 단연 일등공신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 우승에 기여했고, 최근 이집트-브라질과의 2연전에서도 눈부신 세이브를 연출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나성은과 송범근의 활약은 부상 병동 전북에게 큰 윤활유와도 같다. 희망의 불씨를 살린 전북이 조별리그를 돌파하고, 트레블을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4차전 (2020년 11월 25일, 카타르 도하 알 야눕 스타디움)
전북 현대 1-0 시드니FC
득점 : 44분 나성은
 
선수명단
전북 3-4-3 : 송범근/ 구자룡, 홍정호, 김민혁/ 나성은(64'조규성), 신형민, 이수빈(64'무릴로), 최철순/ 김보경(75'이시헌), 구스타보(75'한교원), 바로우(90'이성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전북 나성은 송범근 ACL 모라이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