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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청소노동자 전담대병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김정숙씨는 "아무도 일회용 장갑을 지급해주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전남대병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김종숙씨는 "아무도 일회용 장갑을 지급해주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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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보강 : 26일 오후 1시 30분 ]

'왜 문이 잠겨 있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병실 불이 꺼져있었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게 된 건 출근하고 1시간여가 지나서다. 확진자가 머물렀던 곳을 청소한 A씨는 그 방에서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가 출근해 청소하는 동안 A씨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 뒤늦게 용역업체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부랴부랴 검사를 받았을 뿐이다. 지난 13일 전남대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n차 감염(연쇄 감염)이 있던 시기, 전남대병원 용역업체 소속 청소노동자 A씨에게 일어난 일이다.

22일 0시 기준으로 전남대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62명으로 집계됐다. 의료진만 12명에 이른다. 첫 확진판정자는 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였다. 그런데 2015년부터 전남대병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한 김종숙(58)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의 사례를 전하며 "10여 개월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보다 더 서러운 건 병원의 푸대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의심 환자 다녀갔지만 청소노동자 검사는 2명 뿐"
 
전남대병원 청소노동자 김정숙씨는 "코로나확진자 병실과 음압병실을 청소한 노동자의 위험수당은 고작 1만 5000원"이라고 말했다.
 김종숙씨는 "코로나확진자 병실과 음압병실을 청소한 노동자의 위험수당은 고작 1만 5000원"이라고 말했다.
ⓒ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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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숙씨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여 동안 전남대병원 수술방을 청소했다. 김 씨는 "당시 간호사들끼리 '몇 번 수술방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있다갔다'고 이야기하는 걸 직접 들었다"면서 "간호실에 가서 '코로나 관련 환자가 수술방에 있었으면 우리도 코로나 검사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여사님들은 일단 기다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서 결국 수술방을 청소한 6명 중에서 딱 2명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청소라는게요, 할당 구역을 맡은 6명이 각 방을 다 돌아다니게 돼요. 누가 어떤 방을 들어갔는지 스쳐 지나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요. 그런데도 우리는 코로나 검사 대상도 아니에요. 우리에게 격리해라, 검사받아라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수술받은 방에 누가 들어갔냐, '네가 갔나 내가 갔나' 서로 묻다 두려움에 떨 뿐이에요. 그런데, 병원에서는 딱 2명 검사받게 하더라고요."

당시 김씨 역시 별도의 조치 없이 80대의 시아버지, 60대의 남편, 20대 아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혹시 병원에서 감염되지는 않았을까 열을 재고 수시로 손을 닦고 마스크를 쓰며, 스스로 주의를 기울였을 뿐이다. 김씨는 전남대병원에서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비해 조사하면서 보건의료인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전남대병원 의료진을 통한 코로나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니 병원은 5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의료진만 200여명에 육박했다. 이 때 김씨는 병원에서 청소노동자가 어떤 위치인지 확실히 깨달았다고 전했다. 의사를 시작으로 간호사 등이 검사를 받고 나서 사흘째에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묵었던 병실이나 선별진료소를 청소할 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감염의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 마스크나 장갑을 제공하는 병동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그는 일회용 비닐장갑조차 지급받지 못할 때 "가장 비참했다"라고 털어놨다. 응급실이나 수술방에 들어갔다 나오면 새 장갑을 껴야 했지만, 병원도, 용역업체도 모두 미루기만 했다는 게 김씨의 말이다.

김씨는 "운이 좋으면 마스크를 지급하는 병동에서 일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간호사 선생님에게 마스크·장갑을 빌려썼다"라고 했다. 상황이 이러니 마스크를 사서 써야 하는 경우 비싼 방역마스크보다 일반 비말차단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 김씨는 "방역마스크까지 구매할 능력이 없다, 병동에서 마스크를 지급해주지 않는 경우 싼 일회용 마스크를 쓴다"라고 전했다.

선별진료소, 음압병실, 확진자 병실 등 코로나19 감염위험이 높은 곳을 청소할 때, 위험수당은 오히려 갈수록 가격이 떨어졌다. 확진자가 늘어난 올해 2~3월, 용역업체는 음압병실을 청소하면 한 건당 5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자 5월부터는 음압병실, 응급실 등 몇 건을 청소하든 한 달에 15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김씨는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선별진료소 청소한 사람들은 별도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청소가 감염 위험이 높은 노동 중에 하나잖아요. 환자들이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부터 거즈까지 치워야 하니까요. 그런데 아무도 우리의 감염을 걱정하거나 보호해주지 않아요. 가장 마지막에 '우리도 위험하다' 요구해야 '검사 한 번 받아보세요' 하는 식이에요."

"청소노동자도 K방역에 기여"
 
 20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 앞에 줄지어 있다. 전남대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잇따른 발생으로 본관 병실을 동일 집단(코호트) 격리하고 외래와 응급실 진료를 중단했다.
 20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 앞에 줄지어 있다. 전남대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잇따른 발생으로 본관 병실을 동일 집단(코호트) 격리하고 외래와 응급실 진료를 중단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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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은 외래진료와 수술, 응급실 운영을 22일까지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후 n차 감염 확산 여부에 따라 외래진료 재개가 확정된다. 광주시는 "의료진과 환자들에 대해 3~5일마다 한 번씩 재검사하며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 발생 추이를 살핀다"라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의료 공백 때문에 25일 전남대병원 응급실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재검사나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에 청소노동자는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들에게 내려온 지침은 '각자 맡은 지정구역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정도다. 이 때문에 지하 1층에서 함께 먹던 밥도 각자의 구역에서 알아서 먹어야 했다. 김씨는 "매일 청소노동자들의 한숨 섞인 푸념이 들려온다"면서 "이동금지를 지시한 병동이 지난 월요일·화요일에는 도시락을 주더니 수요일부터는 알아서 사 먹으라고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전남대병원 확진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라고 말했다. 혹시나 감염이 우려돼 주말마다 만나던 친구도 만나지 않고, 눈에 아른거리는 손주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된 장소를 청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기피할까 어디가서 제대로 말도 못한 시간이 10여개월이다.

김씨는 "수 많은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를 비롯해 요양보호사까지 K방역을 위해 고생한다고 말한다, 그 중에는 우리 청소노동자들도 있다"면서 "그렇다면 음압병실과 선별진료소, 확진자 병실을 청소하는 우리도 보호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한편, 전남대병원은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선별진료소, 응급실, 음압실 등을 청소할 수 없다고 해서 일용직을 채용해 청소하고 있다"면서 "현재 용역업체 청소노동자 중에서는 두 명만 선별진료소 청소를 한다, 수당이 얼마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 의심환자는 음압격리 병동외에서는 수술을 받을 수 없다, 김종숙씨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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