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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인데 학교도 못 가서 어떡하니? 대학 생활도 못 해보고. 지금이 제일 재밌을 땐데…."

올해 내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20학번이라고 하면 다들 측은하고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전 괜찮아요."

사실 처음에는 괜찮지 않았다. 즐거운 대학 생활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해 학교도 못 가보고 온라인 개강을 했기 때문이다. 입학식은 물론 예비대학과 오리엔테이션(새내기 배움터), MT 등 모든 행사가 취소돼서 좌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대학 생활다운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모두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카카오톡, 화상회의, 유튜브, e-캠퍼스 등의 온라인 플랫폼이 개발돼서 현재 온라인으로나마 대학 생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부터 나의 비대면 대학 생활에서 각 플랫폼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소개해보려 한다.

카카오톡으로 소통하는 학생들
 
 왼쪽=카카오톡 투표로 과 잠바 팔 색을 정했다. / 오른쪽=과 동기 2명이 생일을 맞은 날, 단체카톡방에서 함께 축하해줬다.
 왼쪽=카카오톡 투표로 과 잠바 팔 색을 정했다. / 오른쪽=과 동기 2명이 생일을 맞은 날, 단체카톡방에서 함께 축하해줬다.
ⓒ 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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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은 비대면 대학 생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학교 공지사항, 수업 공지사항이 대부분 단체카톡방에서 공유되기 때문이다. 조별 과제(팀 프로젝트) 조원들, 학과 동기들과의 대화도 카톡으로 이루어진다. 또, 과 잠바 디자인이나 임시 학년 대표 선출 등 중요한 일들도 카톡으로 토의하고 투표하여 결정한다.

나는 아직 같은 과 동기들을 실제로 만나보지 못했지만, 단체카톡방에서 대화하면서 친목을 다질 수 있었다. 첫인사를 나눈 뒤, 대학 면접장에서 처음 만났었던 이야기, 자기 애인 이야기 등 사적인 이야기들까지 하면서 자연스레 친해졌다. 서로 과제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공감대를 쌓았고, 모르는 부분은 질문하고 도와주기도 했다.

요즘도 생일을 맞은 동기가 있으면 함께 축하해준다. 아르바이트나 미팅 등의 홍보 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이렇게 카톡은 코로나19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학생들을 가까이 연결해주는 좋은 소통 창구가 되어 주었다.

발표, 토론, 질의응답 등 쌍방향 수업이 가능한 화상회의
 대표적인 화상회의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와 줌(Zoom)
 대표적인 화상회의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와 줌(Zoom)
ⓒ 김보화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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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에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준 것을 하나만 꼽자면 단연 화상회의 플랫폼이다. 나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와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를 몇 개 수강했다. 처음에는 컴퓨터/스마트폰 화면으로 만나는 교수님과 학우들의 모습이 어색했다. 화상회의 사용법도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여러 번 해보니 금세 익숙해졌다. 화상회의를 이용한 실시간 강의만의 장점도 세 가지 정도 찾을 수 있었다.
 
 화상회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로 실시간 수업하는 모습. 교수님의 질문에 학생들이 채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화상회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로 실시간 수업하는 모습. 교수님의 질문에 학생들이 채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 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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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모든 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면 수업을 하면 교수님이 질문했을 때, 학생들의 대답을 다 들어볼 수 없다. 학생 한 명이 발언하는 동안엔 모두가 조용히 듣고 있어야 하고, 그 학생의 말이 끝나야만 다른 학생이 발언할 수 있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수의 학생만 발언하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런데 화상회의로 실시간 강의를 하니, 수십 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발언할 수 있었다. 화상회의에 실시간 채팅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발언하는 걸 꺼렸던 학생들도 부담 없이 채팅창에 글을 쓰면 되니, 점차 열심히 참여하기 시작했다. 결국, 학생들 모두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화상회의 줌(Zoom)으로 실시간 수업하는 모습. 내가 발언하고 있다.
 화상회의 줌(Zoom)으로 실시간 수업하는 모습. 내가 발언하고 있다.
ⓒ 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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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대면 수업은 공간의 제약이 있어 누군가는 강의실 앞쪽에, 누군가는 뒤쪽에 앉을 수밖에 없다. 앞쪽에 앉으면 교수님의 얼굴과 강의 자료가 잘 보이고 목소리도 잘 들리지만, 뒤쪽은 그렇지 않다. 이는 다른 학생들의 발표를 듣거나, 토론, 질의응답 등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 뒤에 앉은 학생이 앞에 앉은 학생의 발언을 들을 땐 뒷모습이나 옆모습밖에 못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화상회의를 사용하니 이런 불편함이 개선되었다. 모두가 컴퓨터/스마트폰 화면으로 발표자의 얼굴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으며, 목소리도 크게 잘 들리고 자료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조별 과제(팀 프로젝트)로 조원들과 회의할 때, 각자 가능한 시간을 토의해서 화상회의로 아무 때나 만날 수 있었다. 대면 회의였다면 각자 일정이 있고, 늦은 시간엔 회의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따로 시간을 내어 만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화상회의를 이용하니 각자 일정을 마치고 편한 시간대에 만나 부담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화상회의 플랫폼은 쌍방향 수업과 조별 과제(팀 프로젝트)를 할 때 무척 효과적이었다. 대면으로 할 때보다 오히려 더 좋은 점도 많았다. 요즘은 학교에서뿐 아니라, 여러 기업과 각종 모임에서도 화상회의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화상회의 플랫폼이 현재의 단점을 개선하고 좀 더 발전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분야에서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화상회의로 공부만 한 건 아니다. 1학기 때 교수님의 주최로 수업 마지막 날 뒤풀이도 했다. 교수님, 동기들과 수다를 떨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어떤 동기는 자기가 기르는 반려견을 자랑하기도 했고, 어떤 동기는 제주도에 놀러 왔다며 바다 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록 코로나19로 교수님과 동기들을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화면으로라도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니 정말 좋았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더 발달해서 시각과 청각뿐만 아니라 후각, 촉각, 미각까지도 사용 가능한 화상회의 플랫폼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그런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우리 과 동기의 반려견을 쓰다듬어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고, 제주도 바다 내음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멋진 일이다.

유튜브로 색다르게 진행한 학과 행사
 
 유튜브로 진행된 학과 행사
 유튜브로 진행된 학과 행사
ⓒ 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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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코로나19도 우리 학과 학생들의 강한 의지는 꺾지 못했다. 매년 우리 과에서 열리는 한글날 기념행사가 올해 취소되지 않고, 이례적으로 유튜브로 진행됐으니 말이다. 1부는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됐고, 2부는 유튜브에 각 소모임의 동영상이 업로드됐다.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학과 행사 1부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학과 행사 1부
ⓒ 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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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사회자가 한글날 관련 퀴즈를 내면, 유튜브 라이브를 시청하던 학생들이 댓글로 답을 맞히는 형식이었다. 그럼 사회자가 댓글을 읽고, 정답자에게 오픈 카톡으로 상품을 증정했다. 즉석에서 여러 명의 학생과 전화 연결을 하는 등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져서 현장감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한 번은 사회자가 전화 연결을 잘못해서 우리 과 학생이 아닌 다른 분이 전화를 받으셨는데, 라이브만의 묘미가 느껴졌다.)

2부에는 학과 소모임들이 1년간 활동한 결과물을 발표했다. 작년까지는 강당에서 각 소모임이 제작한 영화를 상영하고 창작극과 노래 공연을 하면, 다른 학생들은 관람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비대면이라 형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영화 제작이 무산됐기에 영화 영상 대신, 소모임 부원들이 직접 기획 · 촬영 · 편집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나는 지금까지 항상 완성된 영화만 관람했었는데, 이번 기회로 영화 제작 과정과 그 과정에서 제작진이 하는 고민을 이해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연극은 라디오극으로 대체됐는데, 캐릭터들의 목소리에 감정이 살아 있어서 몰입이 잘 됐고, 흥미로웠다. 노래 소모임은 부원들이 녹음한 음악 파일들을 하나로 모아 영상을 올렸는데,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유튜브로 진행된 학과 행사는 전반적으로 신선하고 즐거웠다. 무엇보다 동영상이다 보니 내가 다시 보거나 듣고 싶은 부분을 여러 번 반복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시간 날 때 잠깐 보다가 힘들면 쉬고, 나중에 이어서 다시 보는 등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대면 행사였으면 몇 시간 동안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감상하고 있어야 해서 힘들었을 것 같다.

비대면 수업의 일등 공신, e-캠퍼스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e-캠퍼스 온라인 강의 플랫폼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e-캠퍼스 온라인 강의 플랫폼
ⓒ 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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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사이트와 모바일 앱이 연동되는 e-캠퍼스 온라인 강의 플랫폼은 비대면 수업이 원활히 이뤄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여러 가지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편리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과제 마감 기한이 며칠 남았는지 알려주고, 미학습한 강의나 미제출한 과제가 있으면 마감 전날 알림이 온다. 교수님이 새로운 강의나 자료, 과제, 공지사항을 올려도 바로 알림이 온다. 메시지, 질의응답, 시험, 토론, 투표, 설문 기능까지 있다.

e-캠퍼스에 올라오는 온라인 녹화 강의의 최대 장점은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편안하게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 있는 학생들은 저마다 자기 집이나 동네 카페 등에서, 외국 유학생들은 자기 나라에서 간편하게 e-캠퍼스에 접속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대면 수업을 하면 모두가 정해진 시간에 강의실로 모여 수업을 들어야 해서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 텐데 말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실험, 실습, 실기가 아닌 이론 수업은 e-캠퍼스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럼 멀리 사는 학생들이 온갖 비용을 들여 힘들게 대학교에 모일 필요 없이 각자 원하는 곳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절약한 돈과 시간은 다른 데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과학기술의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온라인 강의가 장점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이어서 한계와 문제점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런 단점들을 개선하고 장점을 더 살린다면, 앞으로 새로운 교육의 장을 열 수 있지 않을까?

비대면 대학 생활을 직접 경험해보고 든 생각

앞에서 여러 온라인 플랫폼의 장점들을 언급했지만, 아직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대학 생활의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 카카오톡이나 화상회의로 하는 대화보다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할 때 더 친근감이 느껴지고, 소통에도 어려움이 없다. 일반적으로 비대면 강의보다 대면 강의의 집중도가 높다. 유튜브 행사보다는 실제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더 즐겁고 신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대학 생활만이 갖는 장점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오히려 비대면일 때, 대면 수업 · 행사의 단점이 보완되는 점이 상당히 있었다. 따라서 나는 다양한 강점을 가진 온라인 플랫폼이 앞으로 더 발전하리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컴퓨터/스마트폰 화면 속에 있는 사람과 사물이 마치 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느껴질 정도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대면이 대면보다 편리성이나 경제성 등 여러 방면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뉴노멀 시대

만약 카카오톡, 화상회의, 유튜브, e-캠퍼스 등의 온라인 플랫폼들이 현재 하나도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면 나의 대학 생활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아니, 대학 생활을 할 수 있기나 할까? 아마 못 했을 것 같다. 학교를 못 가는 건 물론이고, 비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서 교수님과 학우들의 얼굴을 화면으로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학과 행사나 소모임 활동은 꿈도 못 꿨을 것이다. 집에 틀어박힌 채 무료하게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일밖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지난 몇십 년간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로 멀리 떨어진 친구와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화상회의로 언제 어디서든 수업을 듣거나 회의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과학기술은 얼마나 더 많이 발전할까? 코로나19 이후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이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당연하지 않게 된 요즘, '비대면'이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방식의 업무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배달 서비스 앱 사용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나는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이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뿌리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 미세먼지가 매우 심한 날에는 등교가 정지됐고,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이 같은 경우에도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정상적으로 수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은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여러 가지 상황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더 발달하여 매우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개발되어 널리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비대면' 중심의 생활방식이 우리의 새로운 일상, 즉 뉴노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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