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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의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한다.
▲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 미국의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의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한다.
ⓒ 미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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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외교안보전략은 전략, 전쟁계획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장기적인 통합전략으로서 새로운 대통령이 발표하는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국방부장관이 발표하는 국가방어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합동참모의장이 발표하는 국가군사전략(National Military Strategy)이 있다. 이밖에도 4년마다 발표하는 4개년 안보전략(Quadrennial Defense Review)이 있다.

분야별 전략으로는 핵태세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 국가우주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pace Strategy), 국가대테러전략(National Strategy for Combating Terrorism), 탄도미사일방어계획(Ballistic Missile Defense Review), 대량살상무기 확산저지전략, 사이버안보전략 등이 있다.

이러한 전략들의 대강과 기본 원칙들은 공개된다. 미국이 자신의 전략을 공개하는 이유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으로서 자신의 전략을 공개해 경쟁국가나 도전국가들에게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훼손하지 말 것을 경고하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미국은 국가안보전략의 발표를 통해 자신을 선제공격하는 국가에 대해 대량 보복하는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을 한글로 발표해 핵무장한 북한에게 경고

이러한 전략의 공개는 잠재적인 적국의 침공의사를 좌절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핵무기 문제가 부각된 2017년의 경우 핵태세보고서의 대강을 한글로 번역해 공개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미국은 동맹국에 대한 보호의지와 보호수준을 공개한다. 이는 동맹국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동맹국의 협조를 구하는 한편 제3의 국가가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밖에도 미국이 국민들에게 외교안보전략을 공개하는 것은 외교안보전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의 토론과 감시를 유도해 외교안보전략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그밖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해 추후 안보전략에 반영하려는 기술적 목적도 있다.

트럼프 안보전략은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이동, 북한과 테러집단은 부차적

외교안보정책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초반은 레이건 대통령의 초반과 유사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카터 대통령 집권 동안 미국의 자존심이 훼손됐다"면서 미국 국내 문제 우선 해결, 감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했다. 하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집권 초반에 소련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무기체제, 전략무기, 핵무기 등이 소련에 비해 낙후됐다"면서 군비를 증강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과의 군비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한 후 소련과 군축 협상에 나섰다. 이후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고르바초프의 개방과 개혁 정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등 친러 이미지를 지닌 채 당선됐다. 때문에 트럼프는 당선 이후 러시아보다 중국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표출했다. 2017년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이슬람테러집단을 이란, 북한과 함께 안보를 위협하는 주요한 대상에서 부차적인 대상으로 격하하는 대신, 러시아와 중국을 주적으로 설정했다.

이슬람 과격세력에 한눈 파는 사이 러시아·중국, 군사적 영향력 확대

특히 이 문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군비증강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훼손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와 첨단무기의 증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후반에 강조한 '아시아로의 회귀'라는 외교안보정책을 더욱 강조했다.

이는 IS가 사실상 격퇴되고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위협이 감소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IS를 핑계로 군비지출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는 군비 증가를 정당화하려고 글로벌 차원의 주적인 러시아와 중국을 부각했다. 또한 미국이 이슬람 과격세력에게 국력을 분산시키는 사이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중국이 남중국해에 영향력을 증가시켜 온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트럼프가 러시아에 접근하려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우파는 정책전환을 통해 미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트럼프의 친러 정책에 쐐기를 박고자 하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미국은 살아남을까>, <코리아를 뒤흔든 100년의 국제정세> 등을 저술하였습니다.


태그:#바이든의 외교안보전략, #국가안보전략(NSS), # 핵태세보고서(NPR), #북미관계, # 4개년 안보전략(Q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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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에서 12년간 기관지위원회와 정책연구소에서 일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연방제 통일과 새로운 공화국』, 『미국은 살아남을까』, 『코리아를 흔든 100년의 국제정세』, 『 마르크스의 실천과 이론』 등의 저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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