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나]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커뮤니케이션 개론 수강생들이 수업을 통해 1. 나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디어 영역의 무엇인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글입니다. [편집자말]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은 더더욱 쉽지 않다. 여행에 목마른 당신을 위해 5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가 선택한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Pani Bottle)'을 소개하고자 한다.

'빠니보틀'은 여행을 소재로 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다. 30대 초반의 '빠니보틀'은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없을까?'에 대해 고민하다가 평소 좋아하던 여행을 소재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방콕-캄보디아-베트남-인도를 시작으로 러시아까지 세계 일주를 하며 제작한 약 15분~20분 정도 길이의 영상들이 200개 이상 업로드되어 있다. 영상 속에는 평범한 일상과 함께 각 나라의 관광지, 물가, 교통 등 여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담겨 있다. 
 
 유튜버 빠니보틀의 재생목록

유튜버 빠니보틀의 재생목록 ⓒ 빠니보틀 Pani Bottle

 
정작 당사자인 '빠니보틀'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고 소회하지만, 그의 영상에는 분명 타 여행 유튜브 콘텐츠에는 없는 특별함이 있다.

첫째 영상이 솔직하다. 맛없는 음식을 먹고서는 "맛이 없다", "돈 주고 사 먹을 필요는 없다" 등 솔직한 평을 남긴다. 유튜버나 유명인들이 찾아 유명세를 탄 음식점이나 음식을 먹고 실망한 경험은 누구나에게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경험 때문에 '빠니보틀'의 콘텐츠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둘째 재미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택시기사나 잡상인과 다투는 장면, 소소한 웃음을 유발하는 자막 등은 보는 이의 재미를 높여준다. 각국의 택시기사와 잡상인의 바가지로 인해 언쟁을 벌이는 장면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준다. 여러 자막 중 '이 자는 OOOO한 편이다'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밈(Meme,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영상 혹은 사진을 재가공해서 게재하는 현상)이 되기도 했다. 또한 '가위바위보틀', '기생충보틀' 등 이름에 맞게 편집한 시청자들의 프로필과 사진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마지막으로 구독자들과의 주기적인 소통이 장점이다. 그는 여행 도중 가끔 실시간 스트리밍을 진행한다. 같은 숙소에서 함께 지내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고, 다음 여행지를 알려준다거나 영상으로는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썰들을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유튜브를 발칵 뒤집어놓은 일명 '뒷광고 사태'가 발생했을 적에는 유튜브 커뮤니티 기능을 이용하여 광고 목록을 즉시 밝히며 구독자들을 안심시켰다. 이외에도 재밌는 댓글에는 하트를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순 없다. 그렇다면 그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남다른 신념 때문이다. 그의 신념은 초기 영상부터 쭉 이어져 왔다. 그는 평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여행하는 걸 선호했는데,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자 유튜버로서 더욱 사명감을 느꼈다고 한다. 체코의 맥주 목욕, 아제르바이잔의 석유 목욕 등이 대표적인 영상이다. 특히 석유 목욕은 너무 신기했고, 그의 현실 리액션이 더해져 보는 사람들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아이슬란드 공짜 온천 찾아다니기'편의 한 장면

'아이슬란드 공짜 온천 찾아다니기'편의 한 장면 ⓒ 빠니보틀 Pani Bottle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상은 '아이슬란드 공짜 온천 찾아다니기'다. 영상 초반 '빠니보틀'은 아이슬란드 강추위를 피해 몸을 데울 온천을 찾아다닌다. 잠시 후, 한 온천에 도착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하여 수소문 끝에 눈길 한복판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공짜 온천을 발견하고 즐기는 내용이다. 영상을 통해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움과 강추위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폭설로 인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나 자동차 문이 저절로 닫히는 등 극한의 상황들이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또 숨겨진 자연 온천에서 만난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나, 상상 속에서나 해볼 법한 길에 쌓인 청정 눈으로 빙수를 만들어 먹는 모습 등 재미 요소도 다분하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원활하지 않게 됨에 따라 그는 국내 여행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무인도에서 하루 살아보기', '폐가에서 하루 자기', '농장 만들기' 등의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다. 해외여행 영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여전하며, 시청자들은 '그냥 이 사람이 재밌는 거였다', '그냥 빠니보틀이 보고 싶었다' 등의 소감을 올리고 있다. 어쩌면 이미 모두가 '빠니보틀' 특유의 매력에 빠져 버린 것이 아닐까.

여행에 목마른 당신, 멋있게 만들기 위해 멋진 것만 보여주는 다른 채널과 달리 정말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빠니보틀'과 함께 실감나는 화면 속 세계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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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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