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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이 '꽃'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굵직한 사건을 찾는다면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명 '양귀비꽃 축제'였던 '2009함양 한들 플로리아 페스티벌'이다. 한들 100만㎡에 양귀비를 심어 축제를 열었으나 극심한 가뭄과 이상저온현상으로 개화가 늦어져 개막식을 연기하고 꽃 축제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질타를 받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10여 년이 지난 올해 함양군이 또 한번 '꽃'으로 도마에 올랐다. 함양군은 지난 6월부터 상림공원을 비롯한 시가지, 함양진출입로 등에 꽃단지 조성 및 경관개선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5개 실과에 총 19억4700여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함양군의회 서면보고서에 따르면,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과에서 상림공원 경관단지 조성 및 유지관리에 15억 원을 편성했으나 엑스포 취소 등으로 3억5000여만원을 들여 초화류 경관단지로 조성하는 데 사용했다.

이 사업은 상림공원의 기존 연꽃단지를 흙으로 메워 꽃동산으로 새로 조성하는 것으로 국화, 맨드라미, 백일홍, 가우라, 사루비아, 천일홍 등 6개 화종 약 90만 송이로 꽃단지를 조성했다.

연꽃단지가 초화류 꽃 경관단지로 변경되기까지 잦은 비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나 메밀꽃을 식재했다가 두달여 만에 갈아엎는 등 즉흥 행정을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 사업으로 인해 17년간 함께 해 온 연꽃단지는 사라져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문화시설사업소에서는 2억여 원을 편성해 화분 500개를 구입, 꽃을 식재하여 상림공원 외곽 산책로에 설치했다. 하지만 꽃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꽃 식재로 꽃이 금방 시들고 자연경관과 조화롭지 못하다, 보행에 방해된다 등의 민원이 속출하여 화분은 철거됐다.

집행된 금액은 1억1700여 만원이다. 철거돼 사라진 화분 500개는 현재 문화예술회관 앞과 읍면에 100여개가 설치됐으며 나머지 400여개는 농업기술센터에 보관중이다.

산림녹지과에서도 푸른 함양가꾸기 사업으로 14억8000여 만원을 편성했다. 이 예산에는 시가지 경관조성 사업 '인도 플라워박스(인도 안전휀스에 설치한 꽃화분) 설치'에 사용된 8100여만 원이 포함돼 있다.

함양군은 인도의 주요난간 펜스가 있는 함양읍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돌북교 구간에 525개, 함양중학교에서 함양상림 고운교 구간에 1430개 등 총 2개소 1955개의 화분을 지난 6월말 설치하고 5865본의 페츄니아와 사피니아를 심었으나 꽃이 금방 시들어 두달 만에 철거했다. 인도에 설치됐다가 철거된 플라워박스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또 산림녹지과는 함양진출입로 주요도로변에 환영꽃길 조성을 위해 총 7개 구간 24㎞에 사업비 총 3억7800여만 원을 들여 조성한 코키아 12만9000본을 식재했다. 하지만 7월 중순경 식재한 코키아는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0월경 송두리째 뽑혀나갔다.

이 외에도 함양군의회 서면보고서에 따르면 △시가지 가로변 경관 조성에 2억 △수동면 도로변 꽃길 기반조성 2000만원 △하림공원 경관조성사업에 5200여만원, 하림공원 감시카메라 수리 및 교체에 9000여만원 등을 집행했다.

함양군이 관광객 또는 방문객에게 아름다운 함양을 보여주기 위해 조성했다는 꽃길, 꽃단지 조성사업은 올해 6월~10월 이내에 추진됐다. 하지만 함양군이 꽃에 퍼부은 20여억원의 예산은 활짝 펴 보지도 못한 채 2~3개월만에 시들어 사라져 '꽃'사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미 6월24일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연기가 발표된 이후 사업을 추진, 책정된 예산을 여기저기 허비하듯 사용했다는 군민의 싸늘한 여론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최경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함양군 끝난 꽃잔치 두고 ‘뒷말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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