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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통해 혈액을 수송하는 사진이다.
▲ 르완다 드론 혈액수송 드론을 통해 혈액을 수송하는 사진이다.
ⓒ Zipline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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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동화 등 4차산업혁명을 마주하며 끊임없이 들어온 단어들이다. 4차산업혁명은 일상 속에 이미 스며들었고 앞으로 더 크게 변화할 거란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4차산업혁명은 선진국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높은 수준의 경제와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정말 4차산업혁명은 선진국만 해당되는 것일까? 대부분 개발도상국이 가난하고 발전하지 못할 거란 편견을 갖고 있지만, 사실 개도국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선진국과 협력해 기술을 발전 및 적용시키고 있다.

그들이 가진 포부

2018년 4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산업 4.0 로드맵'을 발표했다. 주요 혁신 5대분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VR·AR, 3D 프린팅을 지정했다. 디지털 전환 분야의 10%는 AI 서비스이며 전체 기업 중 20%는 AI 기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개발도상국 중 4차 산업 혁명 선도 국가이다. 전세계 139개국 대상 국가별 4차 산업혁명 준비정도평가 순위에서 말레이시아는 22위를 차지해, 한국(25위)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 주도 하에 디지털경제성장, 다국적 기업유치, 신기술 생태계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현재 11차 국가발전계획에 따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로봇, AI,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을 통한 스마트 제조 기반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드론으로 혈액 수송하는 르완다

르완다는 실제로 세계최초의 의료무인항공 체제를 구축했다. 그 배경에는 르완다 지형이 한 몫 하였는데, 르완다는 험난한 지형 탓에 교통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구급차로는 신속한 대응이 힘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르완다 정부는 미국 벤처기업 '짚라인'과 협력하여 드론을 이용해 혈액을 실어 나르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스마트폰으로 공급 센터에 혈액을 요청하면 드론이 단 15분만에 날아와 병원 앞쪽에 혈액을 떨어트리고 가는 획기적이고 편리한 방식이다. 이러한 드론 의료수송 포트 덕에 응급상황에 혈액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제때 수혈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효과가 탁월해 탄자니아에서도 개발계획에 들어선 만큼 앞으로의 발전 효과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빅데이터로 농사 짓는 우간다

또한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국가도 있다. 바로 우간다이다. 우간다는 83%의 시민이 농업 지역에 거주하며 농업을 생계로 하고 있어 그 중요도가 매우 큰 나라다. 하지만 예측이 어려운 기후로 인해 농업으로 인한 혜택을 온전히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네덜란드의 농촌기술센터 CTA에서 우간다 농민들에게 빅데이터 기술을 전수해 큰 효과를 보였다. 위성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날씨 매핑 도구'는 기상변화에 대비한 작물 기술과 일정 조정 방법까지 모두 제공했다. 예상수확량은 어떤지, 어디에 얼만큼 인원을 배치할지, 자라나는 작물의 현황은 어떠한지 등에 관한 수확량 솔루션까지 알 수 있다. 기존에는 지역 운영기관이 농부들에게 조언만 해주던 방식이었는데, 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농업 설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농부 피터알리센가는 옥수수 수확량을 최대 400%까지 증가시킬 수 있었다.

AI 교사를 통한 '카네기 러닝'

 '카네기 러닝'은 AI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기업으로, 2019년 최고의 AI솔루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카네기 러닝은 AI를 통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여 실제 공적개발원조(ODA)에 적용하였다. 이 서비스는 AI 교사를 통해 각 학생에게 맞는 문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답안지 채점과 같은 수동적인 작업을 빨리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농촌지역에 밀집한 개발도상국의 많은 학생들은 학교를 가기 위해 아직도 먼 거리를 걸어가야 하며 교사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농촌-도시 간 교육 격차가 극심하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그러나 AI교사를 활용해 맞춤식 학습 보조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어디에 있든 개인 교습이나 학습 자료에 접근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개도국의 교육 구조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고 불평등 차이도 쉽게 해소할 수 있을 거라 전망한다. 인공지능을 통한 디지털 분야의 인재양성은 개도국의 IT역량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 함께 맞이하는 4차산업혁명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은 시대가 변화하고 세상이 바뀐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들도 변화에 예외는 아니다. 소개한 국가(르완다, 우간다) 외에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과 협력해 열의를 갖고 발전해나가고 있다. 물론 자체 개발에는 한계가 있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고 선진국 간의 협력과 조언이 필요하다. 선진국-개도국 간 기술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고 일방적으로 제공 받기만 한다면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 내 인력이 대체되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선진국에서도 이미 나타난 문제고, 개도국은 타격이 훨씬 더 클 것이다. 새로운 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제공하고 기존 일자리를 알맞게 대체,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한다. 단순히 특정 기술을 전해주기보다는 교육 측면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 흐름과 개발도상국 상황을 고루 판단해 적절한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 돈과 식량을 지원했던 단순한 원조형태에서 이제는 기술을 지원해주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국제개발협력' 형태로 바뀌었다. 국제개발협력에선 무엇보다 수원국(원조를 받는 국가)의 상황과 지속발전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기술도 국가가 처한 환경이나 문화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발전될 수 없을 것이다. 올바른 국제개발협력의 밑바탕은 우리들의 관심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 만큼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인식 역시 바뀌어야 할 때이다. '그들'도 '우리들'도 함께 협력해 4차산업혁명을 맞이한다면 더욱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태그:#4차산업혁명, #개발도상국, #국제개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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