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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산
 연화산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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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선한 눈망울 하나
나뭇잎으로는 가려지지 않는
나를 아니, 수치를 보고 있다
- 이상옥 디카시 <다시 연화산에서>


올해 6월, 강원도 낙동정맥에 국내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토종 꽃사슴으로 추정되는 낯선 야생동물이 무인카메라에 포착됐다는 보도를 지난 10일 KBS에서 봤다.

당시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은 인터뷰에서 "강원도 내륙의 아주 높은 고산지대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우리나라 야생에 자생하는 대륙사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종 꽃사슴으로도 불리는 대륙사슴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으로 1950년대 전후 남획 등으로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슴이 대만이나 일본에서 들여와 키우던 꽃사슴일 가능성도 없지 않고, 농장에서 탈출한 개체일 가능성 등도 제기되면서 또 다른 전문가는 "외형적 크기나 등 부분 색깔 등을 볼 때, 우리 고유의 대륙사슴이 아닐 개연성도 있다"고 했다. 사슴이 발견된 현장 주변은 천연기념물인 산양 가족도 포착될 만큼 주변 생태 환경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산림이 우거지고 남획이 금지됨으로써 멸종 위기에 처해 있던 야생동물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고향 인근 연화산을 매주 산행을 하면서 때때로 야생동물들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게 복원되고 있다는 말이다.   얼마 전 연화산 산행에서 바위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고라니가 아닌 이름 모를 사슴이 나를 신기해하며 다가와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다. 보통 야생동물은 사람을 피하는 법인데, 사람 가까이 다가와 쳐다보는 것이 의아스러웠다. 즉석에서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그 느낌을 적었다. 거의 일 분 가까이서 나를 지켜보더니 사라졌다.

그 사슴의 눈망울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선한 눈이 분명했다.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고 벌거벗은 수치를 가리기 위해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린 것이 생각났다. 사슴의 맑은 눈빛 앞에 속악한 나의 모습이 어찌 나뭇잎으로 가려지겠는가, 하는 그런 생각도 스쳤다. 내가 본 사슴도 혹 대륙사슴인지도 모를 일이다. KBS에 보도된 사슴과 그러고 보니 많이 닮았다. 아니면 혹 근처에 있을지도 모를 사슴 농장에서 탈출한 꽃사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사슴이 대륙사슴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에 매진하는 가운데서도 산림녹화 같은 환경생태 문제에 대해서도 손을 놓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사라졌던 야생동물들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한민국 GDP가 2020년 10월 말 기준 10위에 랭크됐다는 기사를 봤다. 2019년에는 12위였는데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을 그나마 잘한 결과임이 지표로 나타났다 해도 좋다. 그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정부·가계·기업 3대 부문을 합산한 총부채가 4685조 5천억 원으로 국제결제은행(BIS)가 추정한 올 경상 GDP의 2.4배에 달한다고 발표하며 빠른 부채 증가속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코로나19 발 경제 위기 속에서 재정건전성 등의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절대 빈곤국가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세계 초유의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어보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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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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