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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자가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12년 9월 6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후보자가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 연합=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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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것인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주제다. 미국에 간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현지 시각 8일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 2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그게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게 아니라 당시의 북한과 한국 정부를 포함한 여러 여건을 감안한 선택이었다"고 한 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략적 인내를 선택했을 때의 여건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전략적 인내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략적 인내의 핵심요소, 중국
 
창춘 주택단지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주석 (창춘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지린성의 중심도시인 창춘의 한 주택단지를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은 지난 8월 23일 지린성의 중심도시인 창춘의 한 주택단지를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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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인내'의 부활 가능성은 이 전략의 개념 요소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경제 제재 등으로 압박하면서 북한의 붕괴를 기다린다는 '전략적 인내'는 그 명칭에서도 드러나듯이 현상 유지와 대북 압박의 병행을 내용으로 삼는다.

2016년 <한국정치연구> 제25집 제1호에 실린 이정철 숭실대 교수의 '오바마 독트린과 미국의 대북정책 프레임'은 "적극적인 협상도 적극적인 압박도 취하지 않고 그 중간 정도에서 진동"한다고 전략적 인내를 규정했다. 

적극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현상 변경 시도를 억제하려면, 경제 제재 말고도 북한을 억누를 또 다른 힘이 있어야 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 힘을 중국에서 찾고자 했다. 중국을 지렛대로 사용해 북한을 제어하고자 했던 것. 중국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북한의 핵 드라이브를 견제했다.

오바마 행정부 말기의 세컨더리 보이콧 혹은 BDA식 제재 역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측면이 있었다. 제제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이나 정부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방식, 또는 북한의 돈 세탁 창구로 지목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을 다룰 때처럼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들이 미국 금융기관들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은 북한을 제재하는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는 측면이 짙었다. 중국이 북한을 돕지 않고 더욱 압박하도록 하는 유도하는 측면을 담았다.

2017년 <한국정치외교사 논총> 제39집에 실린 정한범 국방대 교수의 '오바마 정부 말기 전략적 인내 정책의 변화'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과 BDA 방식은 결국 북한과 밀접한 경제적 거래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라면서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미국이 비록 강력한 제재 방침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최종적인 당사자는 북한과 가장 밀접한 교역을 하고 있는 중국이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이 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대상은 실질적으로 북한과 거래를 실행할 수 있는 중국의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인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면에서든, 북한에 경제 재제를 가하는 면에서든, 중국을 앞세우는 게 전략적 인내였다. 그런데 이 지점이 오늘날 바이든 시대 전략적 인내의 부활 가능성을 차단하는 요인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중국의 인도양·태평양 팽창 견제)에 의해 중국은 소련을 대체하는 '미국의 적'으로 내몰리게 됐다. 미중관계는 트럼프에 의해 이미 '적대의 강을 건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중국이 예전처럼 미국의 뜻에 부응해 대북 압박에 나서주리라고 기대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전략적 인내 정책의 핵심 요인 중 하나가 결여된 상태다.

어르고 달래다가 압박한 오바마, 대놓고 압박한 트럼프
 
미 대선일에 선거대책본부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알링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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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정책으로 인한 외교적 손실을 만회하고자 오바마 행정부는 국제협력주의를 표방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도(無道)에 가까운 정책으로 인한 외교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 바이든 행정부 역시 국제협력주의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 아래서 미중관계 개선이 점쳐지는 이유다.

하지만 개선이 큰 폭으로 이뤄지는 것을 억제하는 요인이 있다. 바이든이 트럼프처럼 하진 않는다 할지라도, 대(對)중국 압박 강도를 크게 떨어트릴 수 없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위상이 현격히 높아지고, 동시에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의 위상이 현저히 추락한 상태에서 등장했다. 중국의 추월 가능성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출발한 정권이었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 대 중국 전략의 조정이었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으로 불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중국을 팍스 아메리카(미국에 의한 평화) 내에 묶어두는 전제 아래 겁도 주고 달래기도 하면서 중국의 도전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 이전의 대 중국 정책과는 결을 달리 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팍스 아메리카 안에 두지 않았다. 냉전시대 소련에 준하는 적대세력 위치로 옮겨놨다.

트럼프의 대중국 전략에 비하면 온건한 편이었지만, 오바마의 대중국 정책 역시 이전보다 강력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 전략을 구사한 이유는 상식과 규칙에 근거한 경쟁으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미국의 대 중국 전략은 트럼프 때부터가 아니라 오바마 때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미중관계가 1970년대 핑퐁외교에 기초한 과거로 되돌아가긴 힘들어 보인다. 더 이상 탁구공을 주고받으며 친선을 나눌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지렛대 삼아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긴 쉽지 않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등장하기 힘든 것은 그 때문이다. 트럼프가 등장해 미중관계에 쐐기를 박고 적대의 강을 넘어버렸기 때문에, 전략적 인내의 부활 가능성이 더욱 더 낮아졌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

전략적 인내의 쇠퇴, 바이든도 지켜봤다
 
 11월 7일(미국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11월 7일(미국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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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인내의 부활 가능성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전략적 인내 정책이 이미 오바마 말기에 퇴색했다는 점이다. 2016년 1월 6일의 제4차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와 방향을 달리하는 새 정책을 내놨다. 핵실험을 통해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실패가 명확해진 데 대한 대응이었다. 앞서 인용한 정한범의 논문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동안의 전략적 인내와는 달리,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은 고강도의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국제적 제재를 위한 공조를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는 별도로 미국 독자적으로도 대북 제재에 착수했다. 4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과정에서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초당적 대북제재 법안이 통과되고 실행되었다.

이러한 독자적 제재는 미국의 안보와 관련된 사항과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침해하거나 북한 인권유린 행위에 가담한 개인과 단체들을 처벌하는 내용이다. 또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흑연 등 광물의 거래까지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오바마 말년의 이런 변화를 두고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북제재 법안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위 논문은 말한다. 고강도 대북정책을 계승한 것이 트럼프 행정부 초기의 대북정책이었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외교전문가인 바이든은 8년간 부통령 생활을 하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탄생시키고 운영하는 과정 뿐 아니라 스스로 소멸시키는 과정도 지켜봤다. 트럼프가 확실하게 쐐기를 박은 탓에 전략적 인내의 핵심 요소인 중국의 역할을 더욱 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는 점과 바이든이 전략적 인내의 쇠락을 목도했다는 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재탕할 가능성을 현저히 떨어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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