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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대흥사 대웅보전 앞길을 거니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해남 대흥사 대웅보전 앞길을 거니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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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가보자.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잠시 여행을 떠나보자. 한반도의 땅끝 해남의 산과 들녘에는 지금 한창 가을이 물들어가고 있다. 대흥사의 산책길과 물소리길, 그리고 절집에는 지금 단풍이 정말 곱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소리에 귀가 즐겁다. 졸졸거리는 청아한 물소리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고개를 들어 계곡과 산자락을 살피다 보면 마음이 절로 여유롭다. 새소리, 물소리가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여행의 즐거움은 아무래도 이런 게 아닌가 싶다.

해남 두륜산 대흥사의 아름다운 단풍
 
한반도의 끝자락 대흥사의 단풍은 지금이 절정이다.
 한반도의 끝자락 대흥사의 단풍은 지금이 절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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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찾아가면 더 아름다운 절집이 있다. 해남 대흥사다. 한반도의 땅 끝에 위치한 대흥사 단풍은 가을 끝자락과 겨울 초입에 가장 아름답다.

아직은 초록빛이 가득한 대흥사 절집 산책로에는 드문드문 단풍이 보인다. 물길을 건너고 산길을 걸어가자 여기저기서 단풍나무가 반긴다. 조용히 흘러내리는 계곡 물위에 내려앉은 울긋불긋한 단풍의 반영이 곱기만 하다.

매표소에서 시작된 산책로는 상사화군락지와 편백나무 숲을 지나 구 주차장까지 이어진다. 드러난 나무뿌리, 흐르는 계곡물, 눈길 닿는 모든 것이 다 아름답기만 하다. 이 길을 걷다보면 간간히 단풍나무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린다.
 
대흥사 절집에 이르는 길가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대흥사 절집에 이르는 길가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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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초입에 물들어가는 대흥사의 단풍은 곱기만 하다.
 겨울의 초입에 물들어가는 대흥사의 단풍은 곱기만 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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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 길에 들어서니 사람이 풍경이 되고 자연이 친구가 된다. 조붓한 오솔길이다 새소리, 물소리도 편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어찌 이리도 곱고 예쁠까? 활엽수 나무 나무마다 저마다의 색감으로 물들어가며 이내 마음을 유혹한다.

가을 길은 비움이 있어서 좋다. 숲에서는 이름 모를 새소리만이 요란하다. 이따금씩 무리지어 사람들이 지나간다.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 걸까 사람들도 새들보다 더 쉼 없이 조잘댄다. 묵언의 수행 공간에서.

두륜산 자락의 해남 대흥사 경내다. 절집에서 느껴보는 가을 향기가 좋다. 가을 단풍이 매혹적이다. 형형색색의 오색 빛깔로 가을 단장을 한 단풍잎이 그 자태를 뽐낸다. 이곳은 남도의 대표적인 단풍 명소다. 절집 주변은 경치가 빼어나다. 관광객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더 아름다운 게 단풍잎이다. 어느 꽃이라서 이토록 고울까. 울긋불긋 멋진 단풍잎들만 찾아서간다. 귓전에 맴도는 계곡의 물소리가 어느새 시리다.
 
한 여행객이 천불전에 이르는 길을 뒷짐을 지고 걸어간다.
 한 여행객이 천불전에 이르는 길을 뒷짐을 지고 걸어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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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으로 가는 길에서 한 가족을 만났다. 다정하게 걷는 뒷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산자락에는 단풍이 이제 막 붉게 타오른다. 대웅전 뒤란에 단풍은 가을 햇살을 받아 곱게 빛난다. 바로 앞 개울가에도 단풍이 흐드러졌다. 맥문동 푸르른 이파리와 붉은 오색단풍의 대비가 멋스럽다.

해남 두륜산에 자리한 대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22교구 본사다. 원래 대둔사로 불리다 근대 초기에 대흥사로 사찰 이름을 바꿨다. 금당천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 양쪽에 크고 작은 절집들이 배치되어 있다.

정원에 피어난 가을꽃이 볼거리
 
외갓집 같은 편안함이 좋은 해남 꽃뜨락펜션 전경이다.
 외갓집 같은 편안함이 좋은 해남 꽃뜨락펜션 전경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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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 같은 편안함이 좋다. 뜨락에는 가을꽃들이 지천에 피었다. 푸른 잎은 울긋불긋 가을 옷으로 갈아입느라 분주하다. 청초하게 피어난 꽃들이 이따금씩 가을바람에 흔들린다.

땅끝 마을 해남 여행길에 우리 가족이 하룻밤 머문 곳이다. 정원이 아름다운 한 펜션이었다.

예쁜 2층집이다. 시골마을(삼산면 구림리)을 조망할 수 있어서 좋다. 밤이면 밤하늘의 별을 헤아릴 수 있고 창문으로 달빛이 은은하게 스며드는 곳이다. 침대와 방바닥에 저마다 몸을 눕히고 도란도란 얘길 하다 보면 스르르 행복한 꿈나라로 자연스레 떠날 것이다.
 
정원 곳곳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지천에 피어났다.
 정원 곳곳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지천에 피어났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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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뜨락펜션에서 인기만점인 말을 하는 앵무새 초롱이다.
 꽃뜨락펜션에서 인기만점인 말을 하는 앵무새 초롱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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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곳곳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군데군데 피어났다. 술래잡기라도 하듯 들꽃을 찾아내기라도 하면 그 기쁨에 나도 모르게 고운 꽃에게 말을 걸어보곤 한다.

한 통닭 집에서 닭코스 요리를 맛봤다. 먼저 선보인 것은 촌닭 육회다. 발라낸 닭 가슴살과 잘게 다지듯 해서 썬 닭발, 닭똥집이라 불리는 건위 부위를 세세하게 잘 손질해 육회로 내놓았다. 본 메뉴인 닭 불고기가 나오기 전에 술안주로 인기다.

남도에서 인기 많은 닭육회에 타 지역 분들은 다소 낯설어 한다. 하지만 한번 맛보고 나면 이내 자주 찾게 되는 별미음식이다.
 
닭요리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해남 장수통닭의 닭코스 요리다.
 닭요리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해남 장수통닭의 닭코스 요리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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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불고기는 양념 맛이 예술이다. 상추쌈을 하면 잘 어울린다. 이어 나오는 닭백숙은 닭불고기 용으로 살을 발라냈음에도 제법 먹음직하다. 워낙 큰 촌닭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닭백숙은 유난히 쫄깃한 식감이 도드라진다.

마무리는 부드럽고 맛깔난 녹두죽이다. 녹두죽이 정말 푸짐하다. 먹고 도 먹어도 될 만큼 넉넉하게 내준다. 시골스런 반찬들이 맛을 거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해남 대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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