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의 별세 소식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숀 코너리의 별세 소식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영국 첩보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 역할을 연기한 것으로 유명한 배우 숀 코너리가 별세했다. 향년 90세.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각) 코너리의 아들은 성명을 내고 "아버지가 바하마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며 "많은 가족들이 임종일 지켜봤다"고 밝혔다. 바하마는 코너리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이어 "아버지가 한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라며 "오늘은 아버지를 알고 사랑했던 모든 사람에게 슬픈 날이며, 그가 배우로서 준 멋진 선물을 즐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상실감을 안겨줬다"라고 애도했다.

스코틀랜드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코너리는 우유 배달과 벽돌공 등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축구에 재능이 있어 프로 선수를 꿈꿨다가 연기를 선택했다. 

1954년 배우로 데뷔해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역을 거치며 경력을 쌓은 코너리는 1962년 '007 시리즈'의 첫 작품인 '007 살인번호'(원제 DR. No)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1983년까지 6편의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를 맡은 코너리는 지금까지도 역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007 시리즈' 제작자인 마이클 윌슨과 바버라 브로콜리는 "코너리는 투지와 위트를 넘어 섹시함과 카리스마를 갖춘 비밀 요원이 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라며 "그가 '007 시리즈'의 성공에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007 시리즈' 이외에도 '오리엔트 특급살인'(1974년), '언터처블'(1987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년), '더록'(1996년) 등에 출연하며 여러 차례 미국 아카데미상, 골든글러브상,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코너리는 2000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았으나 자신이 스코틀랜드인이라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나타내며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강력히 지지해왔다.

배우 생활을 그만두고 바하마에서 여생을 보내던 그는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앞두고 독립 찬성표를 호소했고, 만약 독립에 성공하면 스코틀랜드에 가서 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코너리가 숨을 거뒀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프고,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을 애도한다"라며 "그는 평생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였고, 같은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감사의 빚을 졌다"라고 밝혔다.
숀 코너리 007 시리즈 제임스 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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