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올 시즌 우승을 눈앞에 둔 울산이 K리그1 26라운드 전북전에서 패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 울산 현대 올 시즌 우승을 눈앞에 둔 울산이 K리그1 26라운드 전북전에서 패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퇴장과 실수. 울산 현대가 올 시즌 농사를 좌우할 포항, 전북과의 2연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패하며 자력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전북은 울산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서며 리그 우승의 9부능선을 넘었다.
 
울산은 25일 오후 4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선두 탈환에 성공한 전북(승점 57)은 울산(승점 54)에 3점차로 앞서며, 남은 최종 라운드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울산, 김기희 패스 미스... 전북에 패패
 
울산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주니오, 2선은 김인성-신진호-윤빛가람-이청용이 포진했다. 원두재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포백은 홍철-정승현-김기희-설영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전북도 4-1-4-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원톱 구스타보를 중심으로 조규성-이승기-쿠니모토- 한교원이 2선에서 받쳤다. 손준호가 수비형 미드필더, 포백은 최철순-김민혁-홍정호-이용, 골키퍼 장갑은 송범근이 꼈다.
 
실점하지 않으려는 두 팀의 초반 탐색전이 이어졌다.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추면서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택한 것이다. 볼 점유율에서는 전북이 근소하게 앞섰다. 양 팀 통틀어 첫 슈팅은 전반 15분에서야 나왔다. 이용이 중앙 공간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공이 왼쪽 골포스트를 팅겼다.
 
이번에는 울산 차례였다. 전반 20분 윤빛가람의 프리킥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북은 리드를 잡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 30분 구스타보의 헤더가 김인성의 팔에 맞았고 주심은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을 선언됐다. 하지만 전반 33분 구스타보의 페널티킥을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냈다.
 
전북은 또 다시 골대 불운에 시달렸다. 전반 44분 조규성이 아크에서 하프 발리슛을 시도했는데, 골대를 맞았다.
 
후반 초반 전북의 공세가 매섭게 펼쳐졌다. 후반 6분 조규성의 크로스를 한교원이 가슴으로 받은 뒤 터닝슛으로 이어갔지만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8분 조규성을 빼고 바로우를 교체 투입했다. 바로우의 가세로 전북은 측면에서 활력을 찾았다. 왼쪽에서 바로우, 오른쪽에서 풀백 이용의 크로스 공격이 활발하게 울산 진영으로 투입됐다.
 
후반 12분 바로우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한교원이 달려들며 헤더슛을 날렸으나 이번에도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울산은 높게 올라온 전북의 수비 뒷 공간을 이용했다. 후반 13분 빠르게 침투한 김인성이 송범근 골키퍼와 맞섰지만 마무리 슈팅이 정확하지 못했다.
 
후반 18분 울산은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일격을 당했다. 전북의 롱패스를 김기희가 걷어내지 않고, 조현우 골키퍼에게 머리로 패스했다. 이것이 패착이었다. 바로우는 이를 간파하고 재빠르게 달려들며 왼발슛을 시도했고, 조현우 골키퍼는 중심을 잃으면서 선방하지 못했다.
 
선제골을 내주며 다급해진 울산은 후반 22분 이청용 대신 이근호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 23분 이근호의 크로스에 이은 주니오의 논스톱 슈팅을 송범근 골키퍼가 다리를 뻗어 선방했다.
 
후반 27분에는 신진호가 빠지고, 김태환이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울산은 공격 자원들을 대거 넣으며 총력전으로 나섰다. 전북은 후방을 두텁게 하며 역습을 노리는 형태로 전환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38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이동경을 내세웠다. 경기 내내 부진한 K리그 득점 1위 주니오를 불러들이는 선택을 내렸다.
 
울산은 후반 45분 세 번째 골대를 맞췄다. 전반에 이어 윤빛가람의 예리한 프리킥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실수와 불운이 겹친 울산으로선 전북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울산 정승현 울산 수비수 정승현이 전북전에서 패한 후 그라운드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 울산 정승현 울산 수비수 정승현이 전북전에서 패한 후 그라운드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중요한 경기서 반복되는 실수
 
울산은 올 시즌 내내 리그 선두를 질주하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파이널 라운드부터 울산은 급격히 흔들렸다. 대구와의 23라운드에서 2-2로 비기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이미 강등이 확정된 24라운드 상주전 4-1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긴 울산은 지난 주말 포항과의 동해안더비에서 충격의 0-4 대패를 당했다. 2명의 퇴장으로 울산은 제대로 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울산의 기세는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전북과 승점 동률을 이룬 울산은 다득점에서 앞서며 선두 자리를 수성했지만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무엇보다 포항전에서 수비의 핵 불투이스를 비롯해 골잡이 비욘존슨이 퇴장을 당함에 따라 이번 전북전에 나설 수 없었다.
 
비욘존슨의 자리는 K리그 득점 1위에 빛나는 주니오로 대체가 가능하다. 문제는 불투이스의 공백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김기희를 선발로 출장시켰다.
 
울산은 전북을 맞아 다소 밀렸지만 전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슈팅으로 골대를 몇 차례 맞추는 등 선전했다. 특히 전반 33분 구스타보의 페널티킥을 조현우가 선방하면서 오히려 분위기는 울산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결정적인 실수로 무너졌다. 후반 18분 김기희의 백헤더 패스가 바로우에게 전달되면서 실점으로 직결된 것이다.
 
결국 이 실수 한 번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기희는 지난 9라운드 전북전에서도 전반 중반 김보경에게 불필요한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했고, 수적인 열세로 인해 0-2 패배의 원흉이 된 바 있다.
 
울산은 올 시즌 전북과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것이 뼈아팠다. 무엇보다 울산은 이러한 퇴장과 실수로 번번이 전북전을 망쳤다. 승점 6점짜리 경기인 전북전 3전 전패는 울산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앞선 경기인 포항전 퇴장 여파가 전북전까지 영향을 미쳤다.
 
'승리 DNA' 전북, 사상 최초의 K리그 4연패 눈앞
 
울산은 2년 연속 전북의 역전 우승을 바라볼 처지로 전락했다. 2019시즌 K리그1 37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울산은 승점 3점차로 앞섰음에도 마지막 포항전에서 1-4로 대패하며, 같은 시각 강원을 제압한 전북에게 우승을 내줬다.
 
절치부심한 울산은 조현우, 김기희, 정승현, 윤빛가람, 고명진, 원두재, 김보경, 이청용 등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영입하며 'K리그 1강' 전북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올 시즌이야말로 우승 적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시즌 내내 1위를 내달린 울산의 우승을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울산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포항에게 대패를 당한 시나리오를 반복했으며, 다잡은 우승컵을 놓치기 직전이다.
 
반면 전북은 승리 DNA와 우승 DNA로 가득차 있다. 울산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챙겼다.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많은 경험 속에서 우러나오는 여유로움은 울산을 압도했다. 적어도 전북은 이토록 중요한 승부처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자멸하지 않았다.
 
2017, 2018, 2019년에 이어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할 경우 사상 최초의 K리그 4연패를 달성한다. 전북은 오는 주말 최종라운드 대구전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짓는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2020년 10월 25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
울산 현대 0
전북 현대 1 – 바로우 63'
 
선수명단
울산 4-1-4-1/ 조현우/ 설영우, 정승현, 김기희, 홍철/ 원두재/ 이청용(67'이근호), 윤빛가람, 신진호(72'김태환), 김인성/ 주니오(83'이동경)
 
전북 4-1-4-1/ 송범근/ 이용, 홍정호, 김보경, 최철순/ 손준호/ 한교원, 이승기, 쿠니모토(75'김보경), 조규성(53'바로우)/ 구스타보(91+'신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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