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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오래 전부터 '출장'과 '출세'란 용어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출장(出張)'과 '출세(出世)'란 말의 한자어로부터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출장'과 '출세'의 의미를 유추해내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용어들을 계속 추적한 끝에 최근에야 '출장'과 '출세'란 말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게 되었다. 두 용어 모두 일본의 특수한 상황에 유래를 두고 있던 말이었다. 그간 문자만 보고서는 도무지 의미를 알 수 없었던 것이 당연했고, 씁쓸한 마음을 지우기 어려웠다.

물론 두 용어 모두 일본에 유래를 두고 있는 이른바 '일제한어(日製漢語)'이다.
'출장'이란 말은 일본에서 "전쟁터에 나가 진(陣)을 펼치다"는 의미로 사용되다가 점점 전쟁을 하기 위하여 다른 장소로 가는 것을 뜻하게 되고, 메이지(明治) 시대에 들어서 오늘날과 같은 '출장'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출세'의 한자어 出世를 그대로 풀이하면 "세상에 태어나다"이지 "이름을 크게 떨치다"란 뜻을 찾을 수 없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양명(揚名)', 혹은 '출명(出名)'이야말로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출세'의 의미다.

'출세'란 말 역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일본에서 고관대작의 자제가 삭발을 하고 출가해 스님이 되는 것을 '출세자(出世者)'라 불렀고, 특히 그것은 승진을 빨리 하기 위해 높은 지위의 스님이 되는 것을 의미하게 되면서 지금처럼 "출세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물론 언어란 사회성을 지니기 때문에 지금처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완전히 굳어진 '출장'과 '출세'를 곧바로 사용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일본의 상황에서 유래된 용어이고, 특히 우리와 악연인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진 용어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용어를 대체할 우리만의 말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국립국어원이 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프랑스는 각 부처마다 전문용어위원회가 설치되어 있고 국무총리 직속으로 전문용어 및 신조어 위원회가 설치되어 새로 유입되는 외국어나 외래어에 적절한 번역 용어를 지정하거나 새로 출현한 물건이나 개념을 지칭할 단어를 제정하는 등 관련 제반 업무를 실행하고 있다. 우리도 차제에 프랑스처럼 국가가 정책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우리의 용어를 검토하고 창조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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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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