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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 : "(공정경제 3법) 입법이 해외 자본의 경영 개입 통로가 돼 우리의 소중한 핵심 기술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내 대기업의 이사회에 들어온 해외 자본이 핵심 기술과 관련된 정보들을 훔쳐 가지 않을 거란 보장이 어디 있나."

박홍배 민주당 최고위원 : "해외 경쟁 기업들이 투기 자본과 결탁해 우리 기업의 감사위원으로 선임돼 기밀이 유출되고 소송 남발까지 이어져 기업 경영이 침해될 수 있다는 과장된 선동은 접어야 한다. 공정경제 3법을 '기업 죽이기법'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보기 드문 공개 충돌이 벌어졌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의 핵심 쟁점인 '3%룰'에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다. 평소 '원팀'을 강조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당내 견해 차이가 공개 석상으로 노출되는 건 흔치 않다. 8월말부터 시작된 이낙연 대표 체제 이후 당 지도부의 입장 차이가 수면 위로 표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날인 19일 최고위회의에선 같은 당 신동근 최고위원도 "재계가 '3%룰'이 심각하게 경영권을 위협한다며 문제 삼고 있는데, 막연한 공포감만 조성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성찰해봐야 한다"라며 논쟁에 가세했다.

복수의 지도부 관계자들에 의하면 19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 '3%룰'과 관련한 구체적인 토의는 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낙연 대표는 이때 '3%룰'을 둘러싼 당내 논쟁이 "당을 위해 좋은 모습", "건강한 일", "당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만큼 최고위원들이 마치 '드림팀'처럼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해 최적의 안을 만들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3%룰이 뭐길래… 재계·보수진영 반발에 민주당도 '주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점검회의에서 이낙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점검회의에서 이낙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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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룰'은 공정경제 3법 중에서도 '상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으로,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을 이사와 분리해 독립적으로 선출하도록 하고, 이때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최대 3%까지로 제한한다는 제도다. 대주주의 거수기 노릇에 그쳐 유명무실했던 감사 제도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을 투명화한다는 취지다.

재계와 보수 진영은 공정경제 3법 중에서도 이 '3%룰'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3%룰은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3%룰'이 기업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해외 투기 펀드가 경영에 개입해 기업 전략과 기술이 유출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논리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18일 '3%룰' 수정을 전제 조건으로, 공정경제 3법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발이 커지자 정기국회 내 공정경제 3법을 우선 처리하겠다던 민주당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6일 손경식 경총 회장 등 6개 기업사장단을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 헤지펀드가 한국 기업을 노리도록 틈을 열어주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3%룰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같은 논리로 3%룰에 대한 반대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다.

재계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공정경제 3법을 밀어붙이겠다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이날(20일)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과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도입을 추진하겠다"라며 기업 달래기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아예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을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면서 "공정경제 3법을 통해 공정한 시장을 만들고 복수의결권과 CVC 제도로 혁신벤처를 활성화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발언했다.

'차등의결권'이라고 불리는 복수의결권은 경영권 약화의 걱정 없이 주식 발행 등 투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경영자의 주식 등 일부 주식에 다른 주식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CVC는 일반지주회사도 기업형 벤처캐피탈을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제도다. 둘 다 기업들이 원해왔던 사안으로, 이는 편법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도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내서도 우려 "공정경제 개혁, 후퇴 아니냐"… 이재명 또 치고 나올 수도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의원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재계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서 만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왼쪽 두번째) 등 민주당 의원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재계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공정경제 3법 정책 간담회"에서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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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당내에서도 당장 공정경제 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올 연말 정기국회 내 공정경제 3법 처리를 공언해온 만큼 법안이 통과되긴 하겠지만, '3%룰' 등 구체적인 내용이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소수 주주들 권리를 보호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조항이 빠지는 등 과거 법안들보다 후퇴한 현 법안 내용을 감안했을 때 지금보다 더 힘이 빠진 개혁이라며, 내세울 명분마저 사라진다는 우려도 있다.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제의 '3%룰'은 국정감사 시즌이 끝나는 10월 말께부터 관할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국회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3%룰이 담긴 상법 개정안은 이미 근 10년간 논의돼온 문제이고 현재 법안은 과거에 비해 매우 완화된 상태"라며 "지금 내용보다 더 양보한다면 경제 민주화라는 원칙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칠게 말하면 재벌 개혁 차원에서 공정경제 3법에 드라이브를 건 건데, 재계와 집중적으로 만난 뒤 당이 후진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건 좋지 않다"라며 "자칫 재벌개혁 법안이 아니라 재벌들의 입장을 반영한 법안으로 오도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당내 공정경제 3법 추진에 관여하고 있는 한 핵심 관계자는 "감사위원 여럿 중 한 사람을 선임한다고 해서 경영권이 침해된다는 건 재계의 지나친 엄살이고 그 논리도 빈약하기 때문에, '3%룰'이 큰 틀에서 변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도 "당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상임위에서 어떻게 논의되느냐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계나 일부 정치권 반발은 기본적으로 재벌 총수와 회사라는 법인, 예를 들면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을 동일시하고 구별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라며 "지도부 일원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마치 총수 일가와 재계를 대표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라고도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3%룰 등 공정경제 3법은 소수 재벌 총수의 이익에 반할 수는 있어도 기업 전체로 봤을 땐 기업 경영을 선진화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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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룰' 등 공정경제 3법이 향후 이낙연 대표와 차기 대선 주자로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경쟁의 장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타깝게도 현재 여야의 공정경제 3법 논의에서 집중투표제는 실종돼 있는데, 당 공정경제 3법 논의를 통해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포함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길 바란다"라면서 공정경제 3법과 관련한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지금처럼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대신 선임되는 이사의 수만큼 표를 주자는 제도로, 소액 주주들이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해 권리를 강화하고 기존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앞서 지난 9월에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논란 당시 각각 선별지급과 보편지급을 내세우며 정책 논쟁을 벌인 바 있다.

[관련기사]
양향자와 '충돌' 박홍배 "공정경제3법 때문에 기술유출? 말도 안 돼" http://omn.kr/1pqkm
신동근 "3%룰이 경영권 위협? 재계, 막연한 공포감만 조성" http://omn.kr/1prqr
'공정3법' 재계 반발에도 김태년 "예정대로 입법 추진" http://omn.kr/1poy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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