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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신임 회장의 선임 건을 승인해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 사진은 2020년 1월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정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신임 회장의 선임 건을 승인해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 사진은 2020년 1월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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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재벌인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시대를 열었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사실상 그룹 경영을 주도해 왔다. 올해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을 맡았고, 이번에 그룹 총수자리까지 올라선 것. 현대차는 20년만에 그룹 총수가 바뀌었고, 고 정주영 선대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3세 경영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현대차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례없는 위기 속에 글로벌 자동차 회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성장하는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정의선의 현대차 앞날은 녹록치 않다. 

재벌 3세 세습 경영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하다. 정 회장 스스로 경영 능력을 통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또 정 회장의 낮은 계열사 지분율과 불안전한 지배구조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한다. 최근 코나 전기자동차의 대규모 리콜에 따른 품질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의 현대차가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과제 ①] 정몽구 시대 가고 정의선 시대 오다… 경영능력 시험대

고 정주영 선대회장은 말 그대로 1세대 원로 경영인으로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경우다. 건설을 비롯해 자동차 산업의 첫발을 내딛었고, 2세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이어받았다. 1974년 현대자동차써비스를 통해 독자경영을 시작한 정 명예회장은 1977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세웠다. 이후 1998년 현대차 회장에 오른 후, 2000년 이른바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으로 현대차그룹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그는 지난 20여년동안 아시아 변방의 자동차 회사를 글로벌 톱5로 성장시켰다. 품질과 현장 경영을 중시했지만, 불도저 경영과 불법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최순실(개명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국회 청문회에 서기도 했다. 

지난 7월 병원에서 치료 중인 정 명예회장은 아들 정의선에게 그룹 경영을 맡겼다. 지난 2년여동안 나름대로의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재계에선 정 회장의 경영능력이 입증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많다. 앞선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가 이미 상당부분을 꾸려 놓은 회사였기에 더욱 그렇다. 

재계 한 인사는 "다른 재벌 3세들과 마찬가지로 정 회장 역시 선대 회장 등의 그늘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친환경 전기자동차 분야 등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3세 세습경영이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서라도 정 회장 자신의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2016년 4월 15일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부회장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 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이동하는 모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2016년 4월 15일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부회장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 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이동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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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②] 주력 계열사의 낮은 지분율, 불안정한 지배구조 걸림돌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2.35%, 기아차는 1.74%다. 이들 주력 계열사 지분을 합하더라도 4.09%에 불과하다. 이는 정 회장의 현대차 뿐 아니라 삼성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재벌 3세 대부분이 갖고 있던 문제였다. 적은 지분으로 그룹 계열사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황제경영 비판은 계속 돼왔다. 정부 역시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왔다. 

실제로 현대차 역시 지난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복잡하게 얽혀 있던 현대차 그룹의 순환출자고리를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등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룹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통한 새로운 회사이고, 정 회장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정 회장은 글로비스 지분 23.29%를 갖고 있다.

하지만 당시 미국계 펀드 엘리엇 등에서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부분합병 반대에 나섰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 등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현대차의 개편작업은 무산됐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현대차 한 고위임원은 "정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선 지배구조 개편이 필수"라며 "이미 2년 전 개편 과정에서 국내외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고, 향후 상속과 세금 이슈 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제 ③] 미래사업 불투명, 코나 대규모 리콜… 변화와 혁신 이룰까

코로나19 사태 속에 상대적 선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성적표는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현대차 상반기 영업이익은 29.5%, 기아차는 47.7% 줄었다. 물론 다른 글로벌 경쟁 업체와 견주어 보면 괜찮은 편이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환경이 급속도로 친환경 부문으로 움직이고, 인공지능을 통한 자율주행과 로봇 등 디지털 기술 등이 합해지면서 전혀 다른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정 회장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작년 10월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의 미래에 대해 자동차가 50%, 개인항공기 30%, 로보틱스 20%인 회사로 바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친환경 자동차 부문에서 현대차는 전기·수소차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차 부문에서는 나름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지만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전기차 역시 세계 4위까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코나 전기차 화재사건에 따른 대규모 리콜은 전기차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취임 메시지에서 "현대차 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그룹 문화를 버리고, 수평적이고 자율성에 기반을 둔 개방적인 회사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3세 경영' 정의선의 현대차가 미래에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황태자 금수저'가 아닌 진짜 전문 경영인으로 우뚝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현대차그룹 20년 만에 총수 교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된 14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의 모습.
▲ 현대차그룹 20년 만에 총수 교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된 14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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