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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누리축제 개막식
 은평누리축제 개막식
ⓒ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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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누리축제 예산 전액, 관 주도 축제로 합쳐 집행 예정
코로나19로 축제 열기 어렵다면 민관이 함께 논의하며 대안 마련했어야


서울 은평구 대표 축제인 '은평누리축제'가 사라졌다.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지난 2010년부터 시작돼 서울시 축제평가에서도 우수축제로 평가받은 '은평누리축제'가 2020년에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은평구청은 코로나 19로 축제개최가 어렵다면서도 오는 29일부터 '힘내라 은평! 오늘 그리고 내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지역축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민이 주도하는 '은평누리축제'

은평누리축제는 주민이 참여해 만드는 축제로 은평구의 대표 브랜드 축제를 지향해 왔다. 10년간 누리축제는 축제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주민들이 직접 축제를 기획하고 만들어왔다. 2016년까진 은평구청이 주최·주관하여 축제를 만들어왔고, 2017년부터는 은평문화재단 주관 하에 누리축제가 열리면서 주민 주도 축제의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올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역 내 축제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은평누리축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코로나19 시기 지역 축제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를 두고 시민들의 고민은 깊어갔다.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은 코로나19 상황과 축제추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은평누리축제 개최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니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시민들이 비판하는 지점은 축제 개최 여부를 비롯해 지역 내 축제 논의를 모두 생략해버린 행정의 일방적인 태도다. 코로나19로 예년과 같은 축제를 진행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난 10여 년 이상을 민관이 함께 만들어 온 축제에 관해 어떠한 공지도 없고 아무런 논의도 진행되지 않은 점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올해 은평누리축제로 편성된 예산은 은평구청이 급작스레 추진 중인 '힘내라 은평! 오늘 그리고 내일' 축제에 전액 사용될 계획이어서 구청이 주민주도형 축제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년 누리축제에 참여해온 주민 서아무개씨는 "주민들이 모이기 어려워 예년과 같은 은평누리축제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10년 이상을 민관이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온 축제에 관해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는 행정의 모습에 실망했다"며 "은평누리축제를 열지 못하는 상황이면 최소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주민들에게 공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0여 년간 주민들이 함께 만든 축제를 사실상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또 다른 주민인 김아무개씨는 "민선 5,6기에 민관이 함께 쌓은 올린 축제인데 이렇게 일순간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생략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삼았지만 축제 규모를 축소하고 온라인 축제를 하는 등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축제를 준비할 수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매년 은평누리축제 기간에 함께 진행하던 은평구민의 날은 온라인 행사를 하면서 은평누리축제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 건 대단히 실망스런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행정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지역에서 사라진 '은평누리축제'

이처럼 은평누리축제 개최여부조차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뿐만 아니라 은평누리축제 예산 전액도 행정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축제예산에 합쳐져 집행될 예정이어서 은평누리축제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이상 주민들이 만들어온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갑자기 다른 축제를 기획하는 모습을 보며 시민들은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은평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누리축제 개최 여부를 알리지 못한 건 코로나19 로 자연스럽게 축제 개최가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라며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고 코로나19 시기에 좋지 않은 여론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축제를 추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힘내라 은평!' 축제를 은평누리축제로 추진할 수는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 은평구청 관계자는 "은평누리축제는 아무래도 주민들이 만드는 축제라는 컨셉이기 때문에 이 축제에 은평누리축제 이름을 붙이기는 어렵다. '힘내라 은평!'축제는 코로나19로 우울감을 느끼는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은평누리축제, #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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