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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개막행사로 열린 명창 안성민 수궁가 공연 모습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인사말을 하는 주오사카총영사관 오태규 총영사입니다.
 왼쪽 사진은 개막행사로 열린 명창 안성민 수궁가 공연 모습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인사말을 하는 주오사카총영사관 오태규 총영사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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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일본 오사카 제국호텔에서 주오사카 대한민국총영사관 주관으로 한글날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오사카 주변에 사는 한국 동포들뿐만 아니라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 지자체장, 한일 친선협회 관련자, 오사카 주재 외국 영사관 직원 등 24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이전 해보다 참가자를 줄였습니다. 그리고 입구에서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은 물론이고, 지정 좌석제를 도입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중에도 자리 이동을 제한했습니다.

기념 행사는 안성민 명창의 수궁가로 막을 열었습니다. 우리말로 멋들어지게 뽑아내는 명창의 울림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수궁가에 이어 오태규 총영사가 인사말을 발표했습니다.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조 4대 임금인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습니다. 정보 전달의 수단인 글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민중들을 헤아려서 만들었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신념에 어려움과 반대를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그 큰 뜻을 안 여성과 서민들이 앞다투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친정어머님과 시집 간 딸 사이에 오고 간 편지글,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에게 들은 옛날이야기나 노래 가사를 한지에 한글로 적어 가사집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가슴으로 품고, 뜻으로 이어온 감정은 말과 글로 적혀져 우리 문화의 기름진 토양이 됐습니다. 한류 케이팝(K-POP)이나 드라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질기고 끈끈한 가슴의 응어리를 노래와 말로 풀어내고, 아름다운 감동과 감격을 우리말 한글로 적어오면서 이어졌습니다. 

오사카와 우리 한반도는 오래 전부터 문화 교류를 이어왔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나 아베 정부의 무역 금지 조치로 방일 여행객이 줄어들기 전까지 오사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최대 방문지였습니다. 비록 정치적으로 어려움 속에 있지만 오사카와 한반도는 언제든지 상대 나라를 방문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갈고 닦아온 문화 교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한글날 기념행사에서 한국어로 연설을 이어가는 시가현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 大造) 지사입니다.
 한글날 기념행사에서 한국어로 연설을 이어가는 시가현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 大造) 지사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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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식사와 케이팝 문화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가현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 大造) 지사가 방문객을 대표해 인사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라는 우리말로 운을 뗐습니다. 곧 일본어로 말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미카즈키 지사의 인사는 끝까지 한국어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시가현에 있는 백제인이 이주해 살았다는 유적지나 조선통신사 왕래를 위해 적극 노력했던 아메노모리호슈(雨森芳洲,1668~1775) 출생지가 시가현 나가하마라는 점, 세종대왕이라는 뛰어난 인물이 한글을 만들어서 문화적으로 월등한 나라를 만들었다는 사실들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런 자리에서 한국어로 연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한국어를 공부한 적은 없지만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547주년 한글날을 맞이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사용하는 우리 글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날을 기회로 일본의 정치인이 우리말을 공부해서 우리말로 연설해 청중들을 감동시킨 것입니다. 역시 뜻깊은 한글날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인물이 세계 여러 곳에서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참고 : 주오사카총영사관, 한글학회, 시가현 홈페이지)
 
한글날 기념 행사장 입구에 꾸며놓은 한글 병풍입니다.
 한글날 기념 행사장 입구에 꾸며놓은 한글 병풍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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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한글날, #훈민정음 창제, #주오사카총영사관, #오태규 총영사, #미카즈키 다이조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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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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