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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면 온가족이 모여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도 하며 즐거운 연휴를 보낸다. 이번 추석 명절은 무려 5일에 달한다. 긴 연휴로 더 많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정부의 권고로 가족들과 만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1년에 몇 번 볼 수 없는 가족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니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  

명절 첫날을 알리듯 아침부터 바깥이 북적였다. 많은 차들이 도착하고 승강기가 분주했다. 지난해보다는 덜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명절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평소에 만나기 힘들었던 친척들과 만나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기쁨을 누릴 시간이다. 잡채, 갈비찜, 동태전, 너비아니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이 떠오른다.  

이렇게 맛있게 먹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후에 남게 된 설거지와 음식물 쓰레기는 생각하기 싫은 문제다. 오늘(9월 30일) 밤도 여느 때처럼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러 나갔다. 우리 아파트의 경우 밤 9시가 지나가면 음식물 쓰레기통이 꽉 차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다른 동으로 이동해서 쓰레기를 비우기도 한다.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
ⓒ 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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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추석 때라 음식물 쓰레기통이 평소보다 빨리 차겠다는 예상은 있었다. 하지만 이런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음식물 쓰레기통 아래에 음식물 쓰레기를 쌓아둔 것이다. 한 곳만 그런 게 아니다. 혹시나 해서 다니는 곳곳마다 음식물 쓰레기가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앞에 쌓여 있었다.  

최근 아파트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RFID 관리시스템으로 변경한 곳이 많다. 이 시스템은 음식물 쓰레기의 무게만큼을 캐시비 카드로 결재해 처리한다. 이 관리시스템은 편리하고 위생적이라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길고양이가 늘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봉투를 뜯거나 음식물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어지럽힐 염려를 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
ⓒ 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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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봉투
ⓒ 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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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저렇게 쌓아두면 밤에 길고양이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꼴이나 다름이 없다. 아침이면 봉투는 다 찢겨져 있을 것이고, 사방으로 음식물 쓰레기의 잔해가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을 게 안 봐도 비디오다. 한 두 사람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저렇게 쓰레기봉투를 쌓아뒀다는 건 '나 하나쯤은'이란 생각이 지닌 무서움을 보여준다.  

쓰레기통이 없는 거리에는 누군가 버려둔 쓰레기 하나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쓰레기가 버려진 장소에 다들 쓰레기를 버린다. 다수의 담배꽁초나 플라스틱 컵이 버려진 자리를 생각해 보라.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는 장소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했으니 나 하나쯤 한다고 달라질 게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또 다른 쓰레기를 더한다.  

집안에 음식물 쓰레기를 두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다. 나올 때마다 쓰레기통이 꽉 차 있으면 언제 버리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또 쓰레기통 앞에 두고 갔으니 쓰레기 무단투기는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할 수도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시설의 환경은 우리가 다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내가 불편한 만큼 타인도 불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녔으면 하는 마음이다. 맛있게 먹은 음식만큼 양심도 챙기는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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