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공개한 북한 통일전선부(통전부) 명의의 통지문에는 지난 22일 밤 북한 해역에서 사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에 대한 북한 측의 조사결과가 담겨 있다. 그런데 북측 통지문에는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한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피살 지점은?] "등산곶 인근" -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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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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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 군은 A씨가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 수산사업소 소속 선박과 첫 접촉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북한 통전부 통지문에는 A씨를 발견한 시점은 언급돼 있지 않고 사살 시점을 "22일 저녁"으로만 밝히고 있다.

또 군 당국은 A씨가 살해당한 수역이 북방한계선(NLL) 이북 "등산곶 인근"이라고 했지만, 북한은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수역"이라고 자세히 밝혀 눈길을 끈다.

통전부는 발견 당시 A씨가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측 군인들이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 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이 A씨가 월북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과는 달리 북측은 A씨를 "불법침입자"로 규정하고 도주하려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신 훼손?] "시신 불태운 정황 포착" - "침입자 혈흔 확인, 태운 건 부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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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어입지도 공무원이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 황해도 등산곶 해안 인근에 북한 군함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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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던 '사살 후 시신 소각' 과정에 대해서도 통전부 통지문은 군 당국 판단과는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22일 밤 9시 40분께 북한군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30분쯤 후인 밤 10시 11분께 시신을 불태운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은 "우리 군인들은 (단속정)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며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우(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전부는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했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측의 주장은 시신을 태운 게 아니라 A씨가 타고 있던 부유물을 소각했다는 것이다.

A씨 사살 명령을 내린 주체도 북측은 "정장의 결심"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해군 지휘계통의 지시"로 파악하고 있다. 군 당국은 명령을 내린 북한군 지휘관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북한 해군사령부까지 관련 동향이 보고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불리한 정황 뺐을 가능성 있지만... 군 당국 정보분석 한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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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남북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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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황은 쏙 빼고 통지문을 작성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의 정보 분석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전날 첩보 분석 결과를 발표한 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발표 내용은 직접 목격한 내용을 기술한 것이 아니며, 직접 감시할 수 없는 원거리 해역에서 일어난 일을 다양한 첩보를 종합 판단해 재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군의 첩보를 종합한 판단과 (북측 통지문이) 일부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