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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온라인 생중계로 2020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나를 돌보며 주변을 함께 돌아보는 방법, 코로나 시대의 관계 맺기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상생과 돌봄을 말하는 5명의 강의를 연속 기고를 통해 소개합니다. 

이 기사를 작성한 '이소영'은 길고양이와 우연한 인연을 소중히 이어오고 있지만 '이제는 밥 그만 주고 싶다'고 말하는 전 중랑 구의원 후보입니다. 길고양이 공공급식소 만들기, 인식개선 캠페인, 생명존중 강사 활동, 중랑구 캣맘 민원 해결 등 길고양이들이 활동하는 밤이 찾아오면 더 바빠지는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기자말]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캣맘'이라는 표현에 조금 불편한 분들도 계실 텐데요. 마땅한 언어를 찾지 못하여, 대중적인 대명사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저의 퇴근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가족들도 내 발소리로 나를 알지 못하지만 이 이웃들은 제가 시장 골목 어귀를 들어선 순간 어디선가 이미 나타나 있죠. 캣맘들은 이런 이웃 한 분씩은 다 계시죠? 이렇게 기다리는 이웃이 있는데 어떻게 외면이 될까요? 그렇게 제 캣맘 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어쩌다가 정신 차려보니, 저희 집에는 4마리의 고양이 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고, 집사라는 직업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동네에서 만난 고양이의 모습
 동네에서 만난 고양이의 모습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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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고양이는 얼마나 살다 죽을까요? 길에서 태어난 고양이가 캣맘을 잘 만났을 경우 운이 좋아 오래 살게 되면 평균 3~5년을 살다가 갑니다. 대부분의 경우이기도 하고, 캣맘을 못 만났을 경우 약 1년 미만의 생을 살다가 갑니다. 그리고 태어나서 성묘가 되는 고양이들은 4~6마리 형제들 중 한두 마리 정도일까요? 캣맘을 만나느냐, 아니냐가 이들에게는 내일 하루를 더 살 수 있냐 아니냐를 결정합니다. 바로 저와 같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 손에 어떤 이들의 생명이 달린 것이죠.

다들 오해하시는 것 중 하나가 고양이들이 집이 어딨냐, 떠돌이 아니냐 하실 거예요. 하지만 이들에게도 다 '내 골목', '내가 쉬는 곳', '내가 밥 먹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캣맘들은 요즘 '길고양이'라는 말을 쓰기보다는 '동네고양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밥 주는 것보다 더 힘든 일, 바로 사람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뭔가 바리바리 싸들고 두리번거리며 다니는 사람을 보면 100% 캣맘입니다. 왜 이렇게 캣맘들은 밤에 무섭게 돌아다니는 걸까요?

고양이에게 밥 주는 일이 동네의 사람 이웃들에게 환영받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거기, 아줌마! 고양이 밥 주지 말라니까요."

등 뒤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고함에 고양이가 다칠까 걱정되어서 큰 소리 한번 못 내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물론 대모 캣맘님들은 설득 논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캣맘 활동을 소개하는 유튜브에 달린 욕설과 비방 댓글
 캣맘 활동을 소개하는 유튜브에 달린 욕설과 비방 댓글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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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들의 이웃 설득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유튜브 데뷔도 해보았습니다. 제 유튜브에서 '길고양이 밥을 왜 주세요!?'라는 영상의 댓글을 보면 물론 응원도 있지만 약 80% 이상이 '캣맘충', '네 집에 데려가 키워라', '이기적이다' 등 무려 1000건이 넘게 혐오 발언입니다.

제 멘탈이 강해서 다행이지, 일일이 읽다가 댓글을 닫아버린 캣맘들도 많으세요. 그 혐오 발언들, 어디선가 비슷하게 들어보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틀딱' '맘충' '노키즈존' 등 돌봄의 영역에서 논란이 되는 순간에서 나옵니다.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는 인간만 옳아!"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캣맘 혐오. '불편이란 것은 항상 부정적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돌봄을 통해 어른이 됐다

우리는 돌봄을 통해 지금의 어른이 됐고, 지금 이 순간도 나의 희생을 통해 '생명'이라는 어쩌면 감성적이라 불리는 그 감정에 끌려 어떤 존재를 돌보고 있습니다.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생존하는 존재가 무가치한 존재인지? 하루를 덜 살아도 되는 존재인지? 집 앞 쓰레기를 뜯어도 그냥 놔두면 되는 존재인지.

혐오 발언을 듣는 게 일상인 캣맘들은 모이면 하는 이야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아니 내가 내 돈쓰고, 내 시간 쓰면서 왜 욕까지 먹어야 해? 정말 지겹다 지겨워!' 이 말은 중랑길친 작년 송년 모임에서 캣맘들이 웃으며 울며 하는 농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한다고 해서 관두는 캣맘들은 없습니다. 이미 우리 동네 고양이에게 약속을 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내가 밥 주는 행위 하나로 더 이상 쓰레기를 뜯지 않아도 되고, 내가 제공한 겨울집으로 더 이상 추위에 얼어 죽게 될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어떻게 감히 이것을 멈출 수 있을까요?
 
 중랑구 길고양이 친구들이 만들어지는 모습
 중랑구 길고양이 친구들이 만들어지는 모습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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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이 개인의 몫으로 남지 않기 위해

서로가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 만든 것이 중랑구 길고양이 친구들이라는 캣맘 단체입니다. 이 중랑길친의 소원이자 목표가 있습니다. 바로 중랑길친 해산입니다. 황당하시죠? 이제 만들어진 단체가 무슨 해산을 이야기해. 하시겠지만. 저희는 이제 이 돌봄의 행위가 더 이상 '캣맘 개인'의 영역이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생명 하나도 지키는 사회, 생명 하나도 귀하게 여기는 사회는 캣맘 개인들이 전부 해결하고 만들기는 역부족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책임도 아닙니다. 버려지는 아이들도 없어야 하고, 도시 환경에서 살기 어려운 동네 고양이들이 개체 수를 더 늘리지 못하게 돕기도 해야 합니다. 더불어 한번 태어난 동네 고양이가 생을 편히 지내다 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돌봄의 영역을 개인에서 사회로 가져온 곳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악구는 길고양이 공공급식소를 공원과 마을 곳곳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을 관리하는 일을 노인 일자리로 창출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미신 때문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노인의 경우가 많은데, 이분들도 이 일을 하시면서 인식이 바뀌셨다고 합니다. 
 
 중랑구 길고양이 공공 급식소가 운영되고 있는 모습
 중랑구 길고양이 공공 급식소가 운영되고 있는 모습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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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길친도 이제 중랑구 동물복지팀과 함께 인식개선과 공식적으로 동네 고양이들에게 우리의 이웃이라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공공급식소'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돌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돌보던 동네 고양이가 아프면 차로 이동해야 해서 차가 있는 옆집 캣맘에게 부탁해서 도움을 받고, 감기 몸살로 밥 주러 못 가는 날에는 옆집 청소년 이웃이 밥을 대신 주기도 하고, 혐오 이웃을 상대하기 위해 같이 중랑구 동물복지 봉사단을 운영해 함께 설득하기도 합니다.

동네 고양이와 둘러싼 인간 공동체 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집 앞 고양이가 오늘 하루라도 밥 한 끼 편하게 먹기 위해 바로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고양이들의 터전에 도시를 만든 건 누구일까?

불편해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합니다. '불편'의 가치는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인간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도시를 만들고 생태계를 파괴한 책임이 있습니다. 비인간 생명체, 우리가 흔히 '동물'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함께 살 수 있게 고려되어서 만들어진 곳은 아니죠. 조금 더 숨기 좋은 숲이 있었다면, 사냥으로 먹거리를 구하기 쉬웠다면 동네 고양이들도 이렇게 힘들게 도시에서 살아가진 않았을 겁니다. 저는 바로 우리 인간의 책임이 여기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네 고양이들의 생명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좀 불편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우리가 인간을 넘어 동네 고양이도 내 손길이 필요한 우리 이웃이고,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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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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