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했던 원투 펀치' 보스코비치(왼쪽)-김연경...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4)

'훈훈했던 원투 펀치' 보스코비치(왼쪽)-김연경...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4) ⓒ 국제배구연맹

 
김연경이 떠난 에자즈바쉬의 올 시즌 출발이 다소 불안하다. 

여자배구 세계 최고 리그인 터키와 이탈리아 리그는 올 시즌 일정을 이전 시즌보다 한 달 일찍 개막하고, 한 달 일찍 종료하도록 구성했다. 이는 도쿄 올림픽 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올 시즌 터키 리그는 지난 12일(아래 한국시간) 2020-2021시즌 정규리그 개막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2021년 2월 28일까지 정규리그, 4월까지 포스트시즌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전 시즌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종료하는 셈이다.

터키 리그 판도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스타 선수들의 이동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김연경이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던 에자즈바쉬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연경은 2018-2019, 2019-2020시즌 2년 동안 에자즈바쉬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입단 첫해인 2018-2019시즌에 당시 세계 최강 클럽인 바크프방크의 무한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김연경, 입단 첫해 바크프방크 '싹쓸이 독주' 제동

바크프방크는 김연경이 입단하기 직전 해인 2017-2018시즌에 터키 리그, 터키 컵, 터키 챔피언스컵, 유럽 챔피언스리그, 클럽 세계수권까지 5개 대회를 모두 제패하며 '싹쓸이 우승'을 차지했다. 

흔히 터키 리그, 터키 컵,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할 경우 '트레블(Treble·3관왕) 달성'이라고 부르며 칭송한다. 그런데 바크프방크는 이를 넘어 5관왕까지 한 것이다. 당시 유럽 여자배구 리그는 가히 '바크프방크 왕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무대였다.

에자즈바쉬가 김연경을 영입한 것도 바크프방크의 독주를 계속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결국 바크프방크의 우승 싹쓸이 행진은 김연경이 에자즈바쉬에 입단하자마자 깨졌다. 2018년 11월 1일에 열린 2018-2019시즌 터키 챔피언스컵에서 에자즈바쉬가 바크프방크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에자즈바쉬는 김연경(대한민국)-보스코비치(세르비아)-라슨(미국) 삼각편대가 활약했고, 바크프방크는 5관왕의 주역인 주팅(중국)-슬루티어스(네덜란드)-로빈슨(미국)이 맞섰다.

에자즈바쉬는 2018-2019시즌에 터키 챔피언스컵 우승, 터키 컵 우승, 터키 리그 정규리그 우승과 포스트시즌 준우승을 달성했다. 2019-2020시즌은 터키 챔피언스컵 우승, 터키 리그 정규리그 준우승,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요한 대회인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코로나19 사태로 도중에 중단됐고, 우승팀을 가리지 못한 채 종료됐다. 터키 컵 대회는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김연경-나탈리아 자리... 한데·톰슨 역할 기대
 
 2020-2021시즌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 선수들 경기 모습 (2020.9.18)?

2020-2021시즌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 선수들 경기 모습 (2020.9.18)? ⓒ 에자즈바쉬

 
올 시즌 에자즈바쉬는 보스코비치와 삼각편대를 형성했던 김연경과 나탈리아(브라질)가 팀을 떠났다. 김연경은 한국 V리그 흥국생명 팀으로 복귀했고, 나탈리아는 러시아 리그 강호인 디나모 모크스바 팀으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세터 포지션도 모두 팀을 떠났다. 로이드(미국)는 올 시즌 이탈리아 리그 포미 팀으로 이적했다. 감제(터키)는 아직 소속팀이 없다. 공교롭게 두 선수 모두 최근 자신의 SNS에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올 시즌 활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에자즈바쉬의 올 시즌 등록 선수는 현재 14명이다. 지난 시즌 에자즈바쉬에서 활약한 선수가 7명, 새로 합류한 선수가 7명이다.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레프트는 한데(23세·190cm), 톰슨(23세·193cm), 살리하 샤힌(22세·185cm), 파트마(30세·180cm)로 구성됐다.

라이트는 보스코비치(23세·193cm), 멜리스(27세·186cm)가 맡는다. 센터는 베이자(25세·192cm), 야세민(21세·188cm), 오그보구(25세·188cm), 메르베(20세·191cm)가 포진했다.

세터는 미르코비치(25세·185cm), 엘리프 샤힌(19세·190cm), 리베로는 심게(29세·168cm), 멜리사(22세·178cm)가 책임진다.

배구 강국의 현역 대표팀 선수는 보스코비치, 미르코비치(세르비아), 톰슨, 오그보구(미국), 한데, 파트마, 심게(터키) 등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무게감이 떨어졌다.

현재 한데와 톰슨이 레프트 포지션에서 지난 시즌 김연경-나탈리아 역할을 맡고 있다. 공격력도 차이가 나지만, 서브 리시브 등 수비력에서 큰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톰슨은 미국 대표팀과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에서 리시브를 하지 않는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보스코비치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 있는 구조다.

'누수 없이 더 강해진' 바프크방크, 대항마 될까

에자즈바쉬는 올 시즌 개막 경기인 13일 예실유르트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20, 25-17, 24-26, 26-24)로 승리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고전이었다. 라이벌인 바크프방크와 페네르바체가 상대팀을 3-0으로 물리치며 산뜻한 출발을 한 것과 대비됐다.

이후 18일 페네르바체와 라이벌전에서 2-3(25-19, 27-25, 20-25, 22-25, 14-16)으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내리 3세트를 내준 것이다. 막판 리시브 불안이 결정타였다.

에자즈바쉬는 올 시즌 개막 이후 3경기 만에 첫 패배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초반에 이른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 첫 패배는 정규리그 전반기 최종 경기인 바크프방크전(2019년 12월 15일)이었다. 

반면, 강력한 우승 후보인 바크프방크는 개막 이후 3경기 연속 3-0 완승을 거두었다. 바크프방크는 지난 시즌 주전 멤버들을 대부분 잔류시켰다. 그러면서 전력이 더 탄탄해졌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정확한 전력 비교는 이르다. 에자즈바쉬가 불안한 출발을 극복하고, 강자의 면모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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