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보르도 황의조가 올 시즌 4경기 동안 무득점에 머물고 있다.

▲ 황의조 보르도 황의조가 올 시즌 4경기 동안 무득점에 머물고 있다. ⓒ 보르도 공식 트위터 캡쳐

 
 
공격수의 가장 첫 번째 임무는 골이다. 득점을 위해서는 슈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하는데 이는 수비와 미드필더들의 지원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동료들로부터 패스를 전달받지 못하면 공격수 입장에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것이 보르도의 현 주소였다. 황의조(보르도)가 2경기 째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며 공격 포인트 사냥에 실패했다.
 
보르도는 20일 새벽 0시(한국시간) 프랑스 랑스에 위치한 스타드 볼라르트 들렐리스 열린 2020-21 프랑스 리그앙 4라운드 랑스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보르도는 1승 2무 1패(승점 5)에 머무르며, 11위로 하락했다.
 
황의조, 전반 중반부터 투톱으로 활약…80분 교체
 
이날 보르도의 장 루이 가세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지미 브리앙을 최전방에 놓고, 2선은 황의조-니콜라 드 프레빌-레미 우당을 포진시켰다. 허리는 오타비우-토마 바시치, 포백은 로리스 베니토-로랑 코시엘니-폴 배스-유수프 사발리, 골문을 베누아 코스틸이 지켰다.
 
보르도는 승격팀 랑스를 상대로 중원 장악에 실패했다. 오히려 허리를 내준 채 랑스의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랑스는 전반 23분 소토카의 강력한 슈팅으로 골대를 맞추는 등 보르도 수비를 위협했다. 전반 38분 가나고의 슈팅은 코스틸 골키퍼가 간신히 선방했다.
 
보르도는 전반 중반 바시치의 부상으로 야신 아들리를 투입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가세 감독은 3-4-1-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했다. 황의조가 최전방으로 올라가면서 브리앙과 투톱을 이루고, 드 프레빌이 2선에서 받치는 형태였다. 우당은 왼쪽 윙백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보르도는 수비에서 미드필드를 거쳐가는 빌드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투톱 황의조, 브리앙이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오히려 보르도는 어이없는 실수로 자멸했다. 후반 1분 우당이 코스틸 골키퍼에게 내준 백패스가 너무 짧은 게 화근이었다. 이 공을 가나고가 가로챈 뒤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13분에는 배스가 파울을 범하며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카쿠타의 추가골로 점수차가 순식간에 2골로 벌어졌다.
 
보르도는 후반 15분 브리앙을 빼고 센터백 파블로를 투입했다. 0명의 수적인 열세 상황에서 공격수 숫자마저 줄인 보르도에게 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황의조는 별다른 활약 없이 결국 후반 35분 루벤 파르도와 교체됐다. 보르도는 후반 추가시간 사무엘 칼루의 만회골로 영패를 모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팀 전술 변화가 시급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보르도로 이적, 자신의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경험했다. 활약상은 뛰어났다. 파울루 수자 감독 체제 아래 최전방이 아닌 주로 윙포워드로 출전하며, 24경기 6골 2도움이라는 성적표를 남겼다. 이만하면 성공적인 첫 시즌이었다.
 
보르도는 올 시즌 가세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2년차를 맞은 황의조의 입지는 큰 변함이 없었다. 올 시즌도 붙박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다소 달라진 점이라면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늘었다는데 있다. 황의조는 1, 2라운드에서 측면에서 뛰었지만 3라운드 리옹전에서는 원톱으로 선발 출장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번 4라운드 랑스전에서 다시 측면에서 시작했지만 전반 중반부터 포메이션 변화로 인해 브리앙과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리옹, 랑스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2경기 모두 슈팅이 한 차례도 없었다. 앞선 1, 2라운드에서 각각 슈팅 2개씩을 시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황의조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보르도는 매 경기 점유율 싸움에서 밀리며 공격보다 수비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다. 빌드업에서 세밀함 또한 크게 떨어진다. 이러다보니 공격수는 공을 만질 기회가 자연스럽게 적어질 수 밖에 없다.
 
황의조는 지난 리옹전에서 74분 동안 볼터치 13회, 이번 랑스전에서 80분을 뛰면서 20회의 터치만을 기록했다. 앞선 1라운드 낭트전 35회, 2라운드 앙제전 39회와 비교할 때 볼터치 회수가 눈에 띄게 급감했다. 
 
그렇다고 황의조가 활동량이 적거나 상대 수비 진영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공을 받기 위해 분주하게 측면과 중앙, 상황에 따라 3선까지 내려오는 부지런함을 보였다. 하지만 실속이 없었다. 보르도는 후방 빌드업을 통해 전방으로 안전하게 공을 전달해줄 미드필더가 전무하다.
 
이뿐만 아니라 황의조가 공을 잡았을 때 팀 동료들의 움직임은 매우 정적이고 느렸다. 이에 황의조도 패스를 내주지 못한 채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공을 빼앗기지 않고 상대 파울을 유도한 것은 황의조의 볼 간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올 시즌 황의조는 4경기 1도움이 전부다. 최근 2경기 연속 슈팅 0회로 인해 좀처럼 마수걸이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보르도 팀 득점 역시 3골에 불과할만큼 공격력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선수 한 명이 바뀐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팀의 전술 변화가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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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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