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개막전을 치른 프라이부르크가 진땀승을 거뒀다.

프라이부르크는 19일 밤(한국시각)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 슈투트가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3-2로 승리를 거뒀다.

아슬아슬했던 마지막 20분

후반 2분 빈센초 그리포가 득점을 터뜨리며 프라이부르크가 3대0으로 앞서갈 때만해도 프라이부르크가 손쉽게 승리를 거두는듯 보였다.

이때까지 프라이부르크는 공격과 수비에서 효율적인 경기를 펼치며 슈투트가르트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트라이히 감독은 투톱으로 출전한 페테르센과 휠러를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오게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수비가담을 지시했고, 선수들은 강한 압박으로 슈투트가르트의 공격을 차단했다.

1대0으로 앞서던 전반 15분 슈투트가르트의 와망기투카가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으나 뮐러 골키퍼가 막어내며 무위에 그치는듯 보였다. 하지만 뮐러 골키퍼 맞고 흐른 볼이 골문쪽으로 향하면서 동점골을 허용하려던 순간 수비 하인츠가 몸을 날려 클리어링을 해냈다.

이날 프라이부르크는 90분동안 7개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그중 6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시킬 정도로 공격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그리고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잘 살린 모습이었는데 슈투트가르트의 공격진이 결정적인 기회를 자주 놓친 데 반해 프라이부르크의 공격수들은 자신들에게 찾아온 득점기회 세 차례를 놓치지 않으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이 활약은 후반 25분을 기점으로 흔들렸다. 슈투트가르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뛴 프라이부르크 선수들은 후반 20분 이후부터 체력적인 열세를 보이면서 공격과 수비 간격이 벌어지면서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차츰 위기를 맞았다.

결국 후반 25분 이후 2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25분 칼리지치에게 실점을 내준 프라이부르크는 후반 36분에는 와망기투카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1점차까지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후에도 몇 차례 실점위기를 맞은 프라이부르크는 종료직전 뮐러 골키퍼의 선방이 나오면서 간신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마지막 20분동안 프라이부르크가 수세에 몰린 데에는 슈트라이히 감독의 교체카드가 원인이었다. 슈투트가르트의 마타라조 감독이 후반 15분과 20분에 각각 클레멘트와 칼리지치를 투입해 경기 흐름에 변화를 가져가고자 했다면, 슈트라이히 감독은 한발 늦은 교체로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마지막 20분동안 수세에 몰리는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결국 후반 26분 칼리지치에게 만회골을 내주며 쫓기기 시작한 슈트라이히 감독은 후반 32분 쾨블레르와 권창훈을 투입하며 첫 교체카드를 사용했는데 후반 20분 이후부터 선수들의 기동력이 떨어졌다는 점, 만회골 허용이후 경기 분위기가 슈투트가르트에게 넘어갔다는 점을 상기시켜봤을때 이 교체카드는 다소 늦은 것이라 볼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이전까지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9경기에서 3무 6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안고있었다. 다행히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하며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마지막 20분을 놓고봤을때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정우영-권창훈, 희비 엇갈린 코리안 듀오

한편 이 경기에선 프라이부르크에서 활약하는 정우영과 권창훈이 동시에 출격하며 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러나 팀 승리 속에 두 선수의 희비는 명확하게 엇갈렸다.

4-4-2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정우영은 후반 42분까지 87분간 활약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시켰다.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맹활약한 정우영은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펼치며 상대 빌드업을 저지시킨 데 이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상대의 공격 전개를 억제시켰다. 적극적인 수비탓에 전반 막판에는 부상 위험이 있는 플레이가 나왔지만 정우영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후반전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공격에서도 정우영의 활약은 이어졌는데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를 통해 좌우 측면으로 벌려주는 패스플레이로 공격에 물꼬를 텄다. 여기에 특유의 센스를 이용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동료와 2대1 패스플레이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그치지않고 정우영은 후반 3분 터진 그리포의 득점에 관여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정우영의 패스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살라이-휠러를 거쳐 그리포에게 패스가 전달됐고 이를 그리포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프라이부르크가 3대0으로 점수를 벌릴 수 있었다. 충분히 슈트라이히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활약이었다.

이에 비해 권창훈의 활약은 아쉬움이 남었다. 지난시즌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권창훈은 올시즌 모처럼 프리시즌을 부상없이 소화한 데 이어 지난 14일 열린 만하임과의 DFB 포칼 1라운드 경기에서 득점까지 터뜨리면서 올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개막전 선발출전 기회는 돌아가지 않었다. 정우영과 달리 벤치에서 시작한 권창훈은 3-1로 앞서던 후반 32분 교체투입되어 13분간 활약했지만 경기가 슈투트가르트쪽으로 기울어진 탓에 본인이 할 수 있는 플레이는 없었다.

포지션 경쟁자인 살라이는 맹활약을 펼치며 권창훈을 압박했다. 전반 8분 페테르센의 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전반 26분에는 직접 득점을 터뜨린 살라이는 1골 1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쳤는데 단순히 공격포인트에만 그친것이 아니었다. 후반 3분 그리포의 득점상황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휠러에게 패스를 내주며 득점에 관여한 살라이는 찬스 메이킹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과시했다. 그는 이날 프라이부르크가 기록한 3골에 모두 관여했다.

감독의 성향도 두 선수의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에도 그렇고 이번 경기에서도 그랬듯이 슈트라이히 감독은 한번 베스트 11을 정하면 쉽게 그 자리를 바꾸지 않고 교체 자원의 활용도 제한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봤을때 개막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정우영에겐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겠지만 권창훈에겐 지난 시즌과 큰 차이 없는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권창훈은 최악의 경우 올해가 유럽에서 활약하는 마지막 시즌이 될 전망이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권창훈이지만 리그 개막전부터 경쟁자들이 맹활약하며 올시즌도 치열한 주전경쟁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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