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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8일 국방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서욱 육군 참모총장.
 지난 8월 28일 국방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서욱 육군 참모총장.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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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첫 육군·육사 출신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현 정부에서 임명된 2명의 전임 국방장관 중 송영무 장관은 해군 출신, 정경두 장관은 공군 출신이었다.

또 현역 장성의 경우 합참의장을 거쳐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는 것이 그동안의 통례였지만, 서 후보자는 합참의장직을 건너뛰고 장관에 지명됐다. 사실 그동안 서 후보자는 차기 합참의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국방부 장관에 낙점됐다. 육군참모총장에서 현역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거치지 않고 국방부 장관으로 직행한 것은 노무현 정부 당시인 지난 2006년 김장수 장관 이후 14년 만이다.

14년 만의 직행

서 후보자는 2019년 4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될 때도 다소 파격적인 인사란 평가가 나왔다. 그가 사단장과 군단장을 역임하긴 했지만, 야전군 사령관은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육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운영 지상작전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등 대장 계급의 육사 40기 선배들을 제치고 중장이었던 그가 승진·임명된 점도 군 내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85년 육사를 41기로 졸업하고 보병 소위로 임관한 서 후보자는 군 최고의 작전통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서 후보자를 국방장관으로 낙점한 데는 그가 작전 전문가인데다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에 가장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서 후보자 내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개혁, 국방 문민화 등 핵심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국민이 신뢰하는 강군 건설을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2011년 준장으로 진급한 서 후보자는 연합사에서 지상구성군사령부 작전처장, 기획참모부 차장 등을 역임했다. 연합작전을 입안하고 기획하는 연합사의 핵심 직위다. 또 2015년 소장 으로 진급한 후에는 합동참모본부(합참) 작전본부 작전부장, 중장 때는 합참 작전본부장을 맡았다. 두 자리 모두 작전 직능 출신 장군에게는 최고의 요직으로 평가받는 보직이다. 서 후보자처럼 연합사와 합참의 작전부서 직위를 모두 경험한 장군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군 내 연합작전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기술했다는 점이 부각되긴 했지만, 서 후보자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바로 '작전통제권 환수'였다. 서 후보자는 25사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15년 경남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동맹 모델과 한국의 작전통제권 환수정책-노태우·노무현 정부의 비교>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 후보자는 이 논문에서 전작권 전환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유사시 전작권을 한국이 행사함으로써 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행위를 주도할 수 있게 되고, 군사력 운용의 자율권을 확보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짚은 것이다.

서 후보자는 2019년 4월 육군참모총장에 취임하면서도 전작권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미연합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작전지속 지원체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한미연합방위력 강화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안정적 추진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다. 임기 내 전환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한미가 검증 기준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우리 군은 올해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전작권 전환 후 한미연합사를 대신하게 될 미래연합사 차원의 완전 운용능력(FOC) 검증을 완료하고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를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훈련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FOC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전환 작업 지연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 군사합의서 체결에도 깊숙이 관여
 
지난 2018년 11월 남북 군사당국이 '9·19 남북군사합의서'와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사항' 이행 차원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GP에 대한 명확한 식별과 검증을 위해 황색 수기를 게양한 모습.
▲ 남북, 철수 GP에 황색 수기 게양  지난 2018년 11월 남북 군사당국이 "9·19 남북군사합의서"와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사항" 이행 차원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GP에 대한 명확한 식별과 검증을 위해 황색 수기를 게양한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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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후보자가 합참 작전본부장 재직 시절 남북 군사합의서 체결에 깊숙히 관여했다는 점도 장관 후보자 지명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합참에서 근무하면서 대북정책에 관여해왔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국방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DMZ내 감시초소(GP) 철수 등 군사합의 이행에 반드시 필요한 주한미군 및 유엔사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의 인연도 주목된다. 2018년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서 후보자는 국방부 차관으로 있던 서 1차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군사합의 도출 과정에 관여했다.

아직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방위비분담금 협정, 용산기지 및 연합사 이전 문제, 국방개혁 2.0의 마무리도 새 국방장관이 풀어야 할 현안이다. 특히 국방개혁에 따른 병력 감축과 군구조개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육군의 불만을 다독이면서 안정적인 개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위장전입, 갭투자 의혹, 역사관은 쟁점될 듯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원인철 합동참모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책자가 놓여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원인철 합동참모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책자가 놓여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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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에서는 서 후보자의 위장전입, 아파트 갭투자 의혹, 박사 학위 논문에서 5.16을 혁명으로 기술한 역사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 후보자의 배우자와 차녀는 지난 2009년, 2012년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 배정을 위해 원 주소지인 서대문구에서 종로구로 위장전입했다. 이에 대해 서 후보자 측은 "차녀가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 오면서 남학생에게 놀림을 받아 여중·여고를 희망해 일어난 일"이라며 "사려깊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서 후보자는 또 지난 2019년 10월 전세를 끼고 서울의 한 아파트를 구매해 '갭투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 후보자 측은 "투자 목적이 아닌, 매매 계약 지연에 따른 일시적 2주택"이라고 밝혔다.

박사 학위 논문에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이라고 기술해 역사관 논란도 불거졌다. 서 후보자 측은 "기재상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광주광역시 출신의 서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2010년 12월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한 김관진 장관(전북 전주)에 이어 10년 만에 호남 출신이 국방장관을 맡는 사례가 된다.
 
서욱 후보자는? 
서 후보자는 1963년 광주광역시 광산구 비아동에서 교육공무원 서문화씨의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 후보자의 동문들은 그를 "운동도 잘하고 교우 관계도 원만하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해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1980년 광주 인성고등학교 3학년 때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이듬해 육군사관학교 제 41기로 입교해 1985년 육군 보병 소위로 임관했다.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전 국군기무사령관 이석구 예비역 중장, 전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 조종설 중장 등이 동기다.
 
제21보병사단 66연대 전초중대 소대장으로 군 생활을 시작한 서 후보자는 사단장 전속부관, 66연대 훈련 및 작전항공장교를 지냈다. 국방대학원 군사전략 석사과정을 마치고 28사단, 육군본부 비서실 등에서 근무했다. 영관장교 시절에는 1사단 11연대 2대대장, 31사단 93연대장을 지냈다. 서 후보자의 부하들은 그를 병사들의 복지와 근무환경 개선에 각별히 신경을 썼던 지휘관으로 기억한다.
 
2011년 준장으로 진급했다. 이후 25사단장과 제1군단장, 연합사 작전처장, 합참작전부장·작전본부장 등을 거쳐 2019년 4월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총장시절 일선 부대에 내린 '지휘서신'을 통해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에 대한 최고의 복지는 군 입대 전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건강한 상태로 가정과 사회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세례명은 시몬이다. 지난 8월 천주교 군종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에 선출되었다.
 

태그:#서욱, #인사청문회, #전작권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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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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