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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불러온 허리케인 카트리나 위성 사진.
 2005년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불러온 허리케인 카트리나 위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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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냐, '개수'냐?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태풍의 양상이 어떠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기상학자들의 지금까지 예상에 따르면, 태풍은 그 숫자가 현저하게 많아지기보다는 위력이 보다 강해질 확률이 높다. 한마디로 태풍 영향권 지역에서는 잔 펀치를 여러 대 맞기보다 큰 주먹에 휘청이게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은 대서양의 태풍 격인 허리케인 가운데 엄청난 비를 동반하는 '센 놈'들이 발생할 확률이 현재 온난화 추세라면 최고 5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몰고 오는 비의 양이 연간 강수량의 4분의 1 이상인 허리케인이 예컨대 지금은 1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면, 앞으로는 20년 남짓에 한번의 확률로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브리스톨 대학 컴퓨터과학부의 에밀리 보스퍼 박사는 "다양한 지구온난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컴퓨터로 수천 개의 허리케인 모델을 만들어본 결과, 극단적인 허리케인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재 지구 기온은 산업혁명 시작 전보다 대략 섭씨 1도 가량 더 높아진 상태이다. 

지금보다 지구 기온이 1도 더 높아지면
 
2006년 태평양 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3개의 태풍.
 2006년 태평양 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3개의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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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퍼 박사는 "만일 지금보다 지구 기온이 추가로 1도 더 높아지면, 재앙과도 같은 허리케인이 지역에 따라 4.5배 정도 더 잦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구촌이 노력해, 추가 기온 상승을 0.5도 정도에서 멈추게 한다면 엄청난 허리케인이 덮칠 확률은 1도 상승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허리케인의 길목에 위치한 중남미의 카리브해 지역을 초점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허리케인이나 태풍이나 발생의 원리가 동일한 까닭에 태풍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올해만 해도 한반도를 기준으로 할 경우 바비,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까지 3연타로 강력한 태풍을 맞는 '이변 태풍'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이들 태풍은 강도만 센 것이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쪽으로 고루 빠져나갔던 과거와 달리 모두 한반도가 직접 영향권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가 단순히 더 강력한 태풍을 몰고 오는데 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온난화로 인해 기단이나 기압 배치 등이 기존과 달라져 이동 경로와 함께 영향을 받는 지역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다. 

올여름 장마는 50일 안팎으로 유례없이 길었고,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3연속으로 강력한 태풍을 맞고 있다. 이런 여름 기상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구온난화 추세를 누그러뜨리는데 적극 힘을 모아야 하는 동시에 재앙적 기상이변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국가 차원의 대비가 긴요한 시기이다.

태그:#허리케인,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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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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