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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중증 병상 확보 현황을 보고받은 뒤 발언 중에 내려간 마스크를 올려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중증 병상 확보 현황을 보고받은 뒤 발언 중에 내려간 마스크를 올려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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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았다. 이곳에 마련된 '코로나19 수도권 병상공동대응 상황실'을 방문해 병상 확보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정기현 원장과 주영수 기획조정실장, 고은실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이창준 환자병상관리반장 등이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확보 현황 등을 문 대통령에게 상세하게 보고했다. 

"50세 미만에서는 중증환자 거의 발생 안 해"

먼저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 확보 상황 보고에 나선 주영수 기조실장은 "수도권에서 최근 예전보다 고령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게 확인됐다"라며 "사망자가 중증환자에게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중증환자의 관리를 통해 사망률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 실장의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증환자는 60대 이상에 몰려 있다. 중증환자 발생비율은 60대 8%, 70대 16%, 80대 이상 25%였고, 50대는 2%에 그쳤다. 그는 "50세 미만에서는 중증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주 실장은 오는 9월 1일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수가 14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산소치료와 같은 적극적 치료를 일찍 해서 중증환자로 바뀌는 것이 줄 것으로 본다"라며 "(그래서) 현재 (중증환자) 예측치에 비해 실측치는 절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은 "저희는 병상 배정을 예측하기 위해서 환자들이 보통 14일간 머문다는 가정으로 누적 수치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것(140명)은 많이 잡은 누적 수치라고 보시면 되겠다"라며 "이렇게 해야 실제로 안전한 병상 예측과 배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수치를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환자들에게도 치료 기회 주는 것 중요"

전날(27일)을 기준으로 수도권의 중증환자 병상수는 103개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산소마스크나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코로나19 중증환자는 63명이다.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위한 여유병상은 15개 정도다.

주 실장은 "중증환자 병상을 많이 남기면 코로나19가 아닌 중증환자들의 치료기회가 그만큼 없어진다"라며 "그래서 지나치게 100개, 200개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을 만들어서 여유를 둬야 한다는 것은 의료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주 나중에 엄청난 일이 벌어지면 그때는 하루에 100개의 병상도 부족할 수 있겠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수도권의 상황에서는 적절히 여유병상을 조절해가면서 다른 환자들에게도 치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병원으로 시설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아"

특히 주 실장은 "현재 코로나19 중증환자 케어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중증환자를 조기에 병상을 이용해서 선진의료 임상 능력으로 관리해서 사망자를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만 보는 감염병 전담병원이 수도권에서 14개가 운영 중인데, 현재 그 병원에 입원한 분들이 1348명"이라며 "그런데 이분들의 건강 상태가 꼭 병원에 있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 있다"라고 지적했다.

감염병 전담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에 가도 되는 분들이 대략 1000명 정도 있다는 것이다. 주 실장은 "1000명의 의미는 크다"라며 "(코로나19 중증환자가) 필요할 때 병원을 써야 하는데 이분들이 점유하고 있으면 필요할 때 쓸 수가 없어서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을 생활치료센터로 넘어오게 하는 게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생활치료센터가 정답이라고 생각 안 한다, 모두가 병원으로 시설(생활치료센터)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4000명 이상 정원 확보하면 수도권 경증환자 소화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이창준 중앙사고수습본부 환자병상관리반장으로부터 생활치료센터 현황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이창준 중앙사고수습본부 환자병상관리반장으로부터 생활치료센터 현황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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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생활치료센터 확보 현황과 확충계획 보고에 나선 이창준 반장은 "수도권에서 300명 이상 계속 발생할 것으로 가정해서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는 중증 이상이 5% 미만, 중등증이 12%, 경증이 84%로 나타났고, 생활치료센터 입소 정원은 현재 8개소 1744명이 확보돼 있다. 이 반장은 "경증 환자들은 대부분 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키는 것으로 추진하겠다"라고 전했다.

이 반장은 "수도권에 300명 이상이 계속 발생하고, 12일 정도 입원하다가 퇴소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 4000명 이상의 정원을 확보하면 수도권의 경증환자들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3000명 이상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센터를 확보해서 병상 부족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환자 80% 이상이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도록..."

이어 이 반장은 "지금까지는 지자체별로 제각각 센터에 입소한 환자, 병원에 입원한 환자로 분류했는데 수도권에서는 환자를 통합적으로 분류해서 가급적이면 경증 환자들은 병상이 아닌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유도해서 병상이 과잉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반장은 "기존에는 생활치료센터도 1인 1실로 입원했는데 앞으로는 2인 1일 또는 공간이 충분한 경우에는 3인까지 입소하도록 매뉴얼을 바꾸겠다"라며 "그래서 80% 이상이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 수를 줄여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생활치료센터 설치 지역도 수도권에서 충청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인재개발원(충남 아산)이나 사회복무연수원(충북 보은)을 활용해 수도권 외에서 발생한 환자들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반장은 "수도권과 다른 지역의 환자 발생 상황을 봐서 강원도, 호남, 경북에도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하는 준비를 해나겠다"라고 전했다.

"병상 배정받지 못 해 사망한 거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중증 병상 확보 현황을 보고받으며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중증 병상 확보 현황을 보고받으며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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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 발생하는 확진자 수가 완치자 수보다 많을 때 병상이 제대로 확보되는지, 중증환자 병상들이 빠르게 소진돼 부족하다는 염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다. 특히 한 중증환자가 제때 병원에 이송되지 못하고 자택에 대기하다 사망했다는 언론보도의 진위를 여러 차례 캐물었다.

이에 이 반장은 "중증환자 병상은 병상 자체가 부족한 게 아니라 병상문제보다는 중증환자를 볼 수 있는 전문의, 지원할 수 있는 간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라며 "중증환자 1명을 보려면 전문의 1명에 교대하는 간호사가 10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환자가 사망한 경우는 확진받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것이고,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니다"라며 "언론의 오류보도가 있어서 정정해 달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부분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은 온당치 않아"

이어 보충설명에 나선 정기현 원장은 "중증환자가 대기하다가 치료도 못받고 병상이 모자라서 사망했다는 보도는 무증상으로 인해 확진이 늦어지는 경우, 여러 가지 기저질환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지 않고, 전후맥락이 없이 보도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상대적으로 많은 확진자가 갑자기 증가하니까 국민들의 우려가 있는 것은 맞다"라며 "그러나 중환자 치료체계가 잘 갖춰져서 돌아간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고 염려 안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특이한 경우를 일반화해서 얘기하는 것은 전체 체계를 곡해시킬 수 있다"라며 "국민들이 해줘야 할 부분과 맞닿아서 방역과 진료체계가 잘 연결돼서 촘촘히 망을 짜고 있기 때문에 일부의 부분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현장은 그렇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치료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 없도록 해 달라"

이러한 답변들에 문 대통령은 "중증환자인데도 치료받을 수 있는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서 병상으로 입원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자택에 대기하다 사망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하는 거죠?"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정 원장은 "예"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중증환자 기준에 해당되면 최우선적으로 중증환자 병상으로 이송해서 제대로 치료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돌아가시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을 방문, 코로나19 현장대응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상황실을 방문, 코로나19 현장대응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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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주영수, #정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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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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