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를 받았으나 기대치에 못 미쳐 실패한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던 루카스 오캄포스가 '유로파의 왕' 세비야의 통산 6번째 유로파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오캄포스의 세비야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쾰른 라인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펼쳐진 2019/20 시즌 UEFA 유로파 리그 결승 인테르전에서 3-2로 승리했다. 루크 데 용의 멀티 골을 앞세운 세비야는 통산 6번째이자 2016년 이후 4년만에 유로파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세비야의 에이스인 오캄포스는 결승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대회 전체적인 활약상을 보면 우승 일등공신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는 지난 7일 열린 16강 AS 로마전에선 상대 선수를 제치는 드리블로 홀로 찬스를 만든 뒤에 유세프 엔-네시리의 골을 도우며 경기의 쐐기를 찍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2일 8강 울버햄튼전에선 후반 막판 극적인 결승 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전에서도 공격 포인트만 없었을 뿐,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세비야 공격진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

2012년 아르헨티나 명문 구단인 리버 플라테에서 AS 모나코로 이적할 당시만 하더라도 오캄포스는 전 세계의 기대를 받는 유망주였다. 당시 자금력을 앞세워 리그앙 정복을 꿈꿨던 모나코가 10대 유망주였던 오캄포스에게 사용한 기본 이적료만 1100만 유로였다. 당시 이적료 수준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모나코의 기대와는 다르게 오캄포스는 유럽 무대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몇 시즌이 지나지 않아 오캄포스는 저조한 경기력과 득점력으로 방출명단에 올랐다. 이후 2015년 마르세유로 임대 이적했고, 마르세유로 완전 이적한 뒤로도 제노아와 AC 밀란에서 임대 생활을 보냈다. 다양한 팀을 오갔으나 오캄포스는 어디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다시 마르세유로 돌아온 2017/18시즌에 리그앙에서 9골을 넣으며 약간의 가능성을 보이긴 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소속 팀인 마르세유도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 오르며 처음으로 유럽 무대에서 트로피와 가까워졌다. 다만 좋았던 기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 다음 시즌엔 경기력은 준수했으나, 리그 4골에 그치며 득점력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더군다나 마르세유의 재정 상황이 그리 넉넉지 않으면서 오캄포스는 방출 명단에 올랐다.

오캄포스는 2019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세비야로 떠밀리듯 이적하게 된다. 사실상 오캄포스에게 마지막 기회였던 세비야 이적. 오캄포스는 훌렌 로페테기 감독과 함께 반전에 성공했다.

오캄포스는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만 14골을 터트리며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기술적인 드리블과 정확한 크로스 그리고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번 시즌 오캄포스가 득점한 17경기에서 세비야는 11승 6무 1패를 기록했다. 그는 승리가 필요한 시점마다 등장해 팀을 구해내는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오캄포스의 활약 덕분에 세비야는 이번 시즌 리그 4위, 유로파 리그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그의 가치도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독일의 축구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마르세유 시절 1500만 유로에 불과했던 오캄포스의 현재 시장 가치는 3배가 넘은 수준인 5000만 유로에 달한다. 한때의 유망주로 남을 뻔했던 오캄포스가 특급 선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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