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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의원이 18일 오후 자신이 소설미디어에 월세 관련 글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윤준병 의원이 18일 오후 자신이 소설미디어에 월세 관련 글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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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세입자 보호에 앞장서는 정치인이 되겠다."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인가요'라는 글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정읍고창)이 18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밝힌 다짐이다. 그는 이 글로 인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탓인지 전월세 전환 이야기부터 먼저 꺼냈다.

"본의야 어떻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성찰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정책 구상에 오만한 구석은 없는지 좀 더 세심하게 되돌아보고 있다.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월세 세입자를 두텁게 보호하고자 했던 본심과 달리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준 것 같아 마음 또한 아프다."

왜 썼나

그는 이 글을 통해 '월세 예찬론자' '공감 능력제로'라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 글을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월세가 전세에 비해 불리한 측면이 있는 주거 형태이기는 하지만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에 있고, 월세 세입자가 세입자의 주류(전체 세입자의 60%)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보호받아야 하는 사회적 약자인 월세 세입자를 악(惡)이라고 낙인찍는 것만은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아도 생활하기 힘든데 주변 시선마저 낙인으로 느껴진다면 이중의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이나 국민들은 '전세의 월세 전환'을 선악의 문제가 아닌 유불리의 문제로 체감하고, 전세보다 월세가 불리하다는 통념이 있는데 여당 의원이 '그건 불리하지 않다'고 하니 공분한 것 아닐까.

"의사소통에서 오해가 발생하도록 표현했다면 그 부분은 제가 깊이 성찰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지만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세상,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꿈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세는 내 돈이 되는데 월세는 사라지는 돈'이라는 인식은 좀 더 살펴볼 부분이 있다. 전세금을 대출받은 후 빚을 갚아 보증금이 내 돈이 되려면 대출이자 납부와 함께 원금상환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저금리 시대이므로 전세대출이자 부담 자체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대출이자와 원금상환을 함께할 경우, 그 금액은 월세보다 훨씬 높다. 월세입자의 경우에도 전세입자의 원금상환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저축한다면 전세금에 상당하는 내 돈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전세대출이자율이 전세의 월세전환율보다 낮아 전세대출이자가 월세보다 유리하지만, 전세는 내 돈이 되는데 월세는 사라지는 돈이라는 언론의 도식은 맞지 않은 부분도 있다."


윤준병이 말한 보완책
  
그에게 물었다. '전세가 집을 장만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전세금을 대출받아 은행에 돈 갚는 금액이 월세보다 더 낮다는 장점이 있다. 월세가 전세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점들이 보완돼야 하나'라고.

"먼저 월세가 전세금의 대출이자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전세의 월세전환율을 인하 조정해야 한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에서 규정한 전환율은 4% 수준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시장에서 적용돼 온 전세의 월세전환율이 6% 수준이다. 이제 임대차 보호 3법의 시행으로 전월세상한제(5%)가 도입됐기에 전세의 월세전환율 4%도 시장에서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전세와 월세를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전세의 월세전환율을 더 낮춰야 한다. 전세대출금리(연 1.55∼3.81%) 수준으로 인하돼야 한다. 또한 월세입자가 납부한 월세에 대한 세액공제 범위를 현행 10%에서 20%로 확대하고, 월세입자가 저축을 해서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전세대출 우대금리 이상의 근로자재형저축제도도 부활해야 한다.

나아가 전세금을 주택가격의 일정 수준 이하로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기존 세입자는 어렵게 마련한 목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매매가격이 전세보증금보다 내려가는 '깡통전세'가 되면 경매가 되더라도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역기능을 막으려면 집주인이 받은 전세보증금을 적정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 월세시대에 적합한 '주거 사다리' 마련도 필요하다. 전세를 건너뛰고 곧바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있어야 한다. 최근 서울시가 새롭게 시도 중인 '지분적립형' 주택도 이 같은 사다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언론보도처럼 다주택자는 아냐... 1주택자-월세 세입자"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윤준병 의원.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윤준병 의원.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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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의원의 소셜미디어 글이 논란이 된 이후 그를 둘러싸고 '자격론'이 일기도 했다. 월세를 살고 있다면서 다주택자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자격론은 진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집 하나를 가지고 있는 유주택자이면서 월세 세입자다. 제가 집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진짜 월세로 생활하는 무주택 서민들께서 월세 세입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제 입장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못하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강남 투기에 기웃거리지 않았고, 거의 평생(30년 동안)을 북한산 자락의 연립주택에서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로만 생활해 왔다. 공직생활을 마친 후 사무실로 사용하려고 오피스텔을 하나 마련했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다주택자는 아니고 실소유하고 있는 1주택자다. 지역에서는 월세 생활을 하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인터뷰 자리에서 기득권층, 야당, 보수언론 등이 임대차 보호 3법을 공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자신과 임대차 보호 3법에 관련한 '가짜뉴스'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대차 보호 3법의 개혁을 공격하고자 하는 다주택 기득권층, 미래통합당, 보수 언론에서는 2주택자로 프레임을 씌워 저의 월세입자 보호 의지와 진정성을 깎아 내리려는 공격과 언어의 상징조작을 계속했다. 월세 세입자가 아닌 다주택자나 고액의 전세 세입자, 그리고 보수언론이 임대차 개혁에 반대하기 위해 공격하는 행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이와 관련된 가짜뉴스에 대해 이제 더 이상 용인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법적 책임을 묻는 방법을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 여전히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꿈을 키워가고 있고, 사회적 약자인 월세입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변함없이 의정생활을 해 나가겠다."


"개혁 초기, 혼란 있을 수 있다... 다만 언론의 과장보도도 존재해"

그런데 임대차 보호 3법 시행 이후 전세값이 오르거나 반전세가 늘고 있으며 전세 물량이 줄고 있다는 진단도 보도되고 있다. 세입자를 보호하려는 입법이 되레 세입자를 불리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임대차 개혁 입법이 시행되는 초기이기에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새로운 행동준칙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임차인 등이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부족하거나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보완작업을 빠르게 해야 한다. 그렇지만 개혁에 저항하는 기득권층은 시장의 부작용을 확대해 국민을 호도하려고 언론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점도 명확히 알아야 한다. 강남의 고가 1주택자가 아닌 1주택 소유자는 보호받고 있는데도 과세 폭탄이 있는 것처럼 과장 왜곡하고 있다.

전세가 반전세로 바뀌는 일부 현상을 전부로, 심지어 전세값이 폭등했다고 과장하면서 공격하는 사례들이 알려지고 있다. 임대차 개혁은 극히 제한된 일부 투기세력과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약자인 무주택자나 세입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러한 개혁의 효과는 시간이 가면 더 안정적으로 발휘되리라 기대한다. 투기근절, 불로소득 환수, 무주택자 보호 등 부동산개혁에 대한 기득권층의 저항을 극복해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세상'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살만한 세상' '1가구 1주택 시대'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하겠다."

태그:#윤준병 의원, #월세, #임대차 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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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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