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성남의 경기에서는 일부 홈팬들이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방역 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현장에서 육성응원 자제, 거리두기 지침 등의 대응 매뉴얼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인천 팬들은 육성응원을 멈추지 않았고 마스크를 내리거나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심지어 경기에 과몰입하면서 일부 팬들은 심판과 선수들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비아냥섞인 야유를 일삼기도 했다. 구단 측에서 안내 방송을 통하여 거듭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 장면들은 각종 방송중계와 언론보도를 통해서 확산되었고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인천 구단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프로스포츠는 5월 개막 이후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하여 한동안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진행했다. 하지만 7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다소 호전되면서 정부가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를 전제로 프로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 재개를 허용했다. 프로야구가 먼저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에서 다시 관중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프로축구도 그 뒤를 따랐다. 8월 들어서는 관중 수용 허용 규모가 최대 30%까지 늘어났다.

다행스럽게도 대다수의 프로 구단과 팬들은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을 잘 이해하며 성숙한 관람문화를 만들어내는데 동참하고 있다. KBO와 K리그 모두 방역 기준에 의거해 '거리두기'를 완벽하게 지키기 위하여 최대치인 30% 좌석 개방 대신 25%의 관중만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전 좌석 지정좌석 운영 및 온라인 사전예매, 마스크 착용, 관중석 내 음식물 및 주류 반입 금지, 단체-육성응원 금지 등의 지침은 여전히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인천 사태처럼 일부 극성팬들이 끝까지 방역지침에 불응하며 소란을 일으킨 것은 자칫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명백히 경기장을 찾은 다른 팬들의 관람편의나 안전 문제까지 위협하는 행위로서, 연맹이 단순히 주의 정도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프로야구에서는 최근 경기장을 다녀온 관중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대중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잠실 야구장에 가족과 함께 방문했던 관중이 며칠 후 확진 판정을 받았고 KBO는 보건당국과 역학조사를 진행하여 야구장의 CCTV, 이동 동선, 중계 영상 등을 일일이 점검했다. 다행히 조사 결과 확진자와 주변 인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측에서 해당 구역과 주변 시설 등을 소독하는 등 적절한 후속조치로 이후 정상적인 리그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나마 이 사태가 커지지 않은 것은 확진자가 최소한 경기장 내에서의 방역지침을 충실하게 잘 지켜준 덕분이었다.

앞으로 관중 수용 규모가 늘어날수록 방역지침을 무시하는 극성팬들도 늘어날 수 있다. 심지어 개인 단위가 아니라 통제하기 어려운 집단 규모로 소란을 일으키는 상황이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단순히 주의나 경고 정도가 아닌 강력한 규제책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장이나 마스크 착용이나 육성응원 금지-거리두기 요청-안전 요원 통제에 2회 이상 불응할 경우 무조건 경기장 밖으로 퇴장시키거나, 앞으로 일정기간 경기장 출입을 금지시키는 식의 구체적인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한다. 개인의 순간적인 일탈이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나 구단, 다른 스포츠팬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인지 분명히 깨달아야 더 큰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구단도 방역지침과 관중 통제 소홀에 있어 큰 규모의 벌금이나 아예 무관중 경기 시행 등으로 책임을 지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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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확진자 인천사태 프로스포츠관중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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