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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 하사 기자회견장
 변희수 하사 기자회견장
ⓒ 주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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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오전 변희수 전 하사의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트랜스젠더이자 시민단체 활동가인 필자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켜보았다. 

성소수자 활동가는 수가 적다 보니 현장에서 자주 만난다. 이렇게 만나니 사회운동가가 많지 않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체감한다.

군은 변 전 하사가 '완전 귀두부 상실 및 음경 발기력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5급)'와 '양측성 고환 결손(5급)'에 해당해 종합평가등급표상 '심신장애 3급'이라고 판정해 강제전역 시켰다.

'군 복무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변 전 하사의 복직 여부는 이제 법정이 맡게 되었다. 21개 단체가 참여한 공대위는 11일 오전 대전지방법원에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변희수 전 하사가 다시 군에서 복무함에 있어 여군들이 불편하다 식의 주장은 마치 대한민국 국군이 여군의 인권을 엄청 신경 쓰는듯한 발언"이라고 했다.

육군참모총장의 성소수자 색출, 성소수자 군인을 처벌의 위협으로 내몬 군형법 92조의 6과 같이 대한민국 국군의 인권 수준이 낮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에서 "여성 군인들이 불편해서 변 전 하사의 군복무가 어렵다"는 말은 군 당국의 궤변이다.

이날 한 기자는 변 전 하사에게 '여성으로 군인 지원을 다시 신청하면 되지 않냐? 하는 의견도 있다.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질문을 듣는 순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심신미약 혹은 심신이상으로 전역시켰다는 주장은 오히려 국군수도병원이 변 전 하사에게 수술을 권유했기에 치료 개념으로 보는 것이 맞다. 공동변호인단인 김보라미 변호사 역시 "국군수도병원이 변 전 하사에게 수술을 권유했기에, (그는) 의사의 치료를 받은 것이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트랜스젠더의 병역이 아무 문제 없다는 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치료와 성 확정 수술의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한 예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 후 우울증 및 불안장애로 치료를 받은 사람의 수는 매년 8%씩 감소했다.

트렌스젠더들은 일부 특정 세력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순히 이성의 복장이나 문화를 향유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를 여자(남자)라고 생각해서 여자(남자)가 되고 싶다기보다, 본인의 신체에 대한 심한 불쾌감과 괴리감을 가지고 있어서 성 확정 수술을 하고 싶어 한다. 이들의 성 확정 수술을 치료개념으로 접근하고 이해해준다면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날 연대단위로 참여한 시민단체인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의 임푸른 팀장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일할 권리가 사라져서는 안 되지 않느냐"며 "변 전 하사 사건은 우리 사회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변 전 하사가 트랜스젠더가 아니었다면 강제전역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는 이주민, 청소년 등 사회의 수많은 소수자가 차별을 받고 있고, 현재 입법 시도 중인 차별금지법이 인권운동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될 것"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트랜스젠더가 많은 노동환경에서 차별과 혐오를 경험하고 있다"며 성소수자 노동환경의 개선 중요성을 주장했다.

태그:#성소수자, #변희수, #트랜스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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