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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참석한 류호정·장혜영  성폭력 피해 호소인에 대한 연대를 강조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 거부 입장을 밝힌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의총 참석한 류호정·장혜영  성폭력 피해 호소인에 대한 연대를 강조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 거부 입장을 밝힌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지난 7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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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 초선, 청년, 여성, 페미니스트... 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이는 그들의 위치가 국회의 주류와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문인지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일 때부터 그들은 갖가지 공격에 시달렸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을 거부한다고 밝히며 일부 여권 지지층의 비난을 받았다. '피해자의 편에 서겠다'는 그들의 발언은 고인을 모독하는 것인양 받아들여졌다.

조문 거부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장 의원이 이광재 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을 지적했다가 "말 꼬투리 잡는다"는 비판을 받았고, 류 의원은 지난 4일 국회에 원피스를 입고 출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성희롱과 인신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장혜영 향한 비난과 7개월 전 민주당 논평  http://omn.kr/1oi4e )

'절름발이' 장애인 비하표현 맞는데... 무엇이 문제?
 
정의당 혁신위 이끄는 장혜영 정의당 장혜영 혁신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9차 혁신위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료 검토를 하고 있다.
▲ 정의당 혁신위 이끄는 장혜영 정의당 장혜영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9차 혁신위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료 검토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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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진 장 의원의 '지적'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가 금융 부문을 확실히 알지 못하면 정책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자, 장 의원이 "명백하게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앞으로 그런 표현들을 조심해서 사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 사건이 지난 3일 뒤늦게 알려지자 여권 지지층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는 장 의원에 대해 "시비를 걸려고 말 꼬투리 잡은 것"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다" "피해의식이다" 등등 악플이 쏟아졌다.

그러나 '절름발이'라는 말은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차별 표현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 논평을 통해 당시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의  '절름발이 총리'라는 장애인 비하 표현을 규탄한 적이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2014년 '절름발이'라는 말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입장문을 내고 '논쟁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장애인 혐오발언'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철환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활동가는 "(장 의원이) 왜 지적을 했는지 그 본질을 봐야 한다"며 "겉만 보고 정치적으로 시비를 거는 행위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활동가는 "20대 국회 때 의원들이 장애를 빗댄 용어를 많이 써서 비판 받았는데, 21대 국회에서는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라며 "누군가는 단어 하나 썼다고 난리냐고 하겠지만, 그 단어 속에 묻어나는 고정관념이 있고 그것이 소수자를 계속 소수자로 남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류호정 옷차림 갑론을박... 그러면 유시민은?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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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무슨 클럽인 줄 아냐."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원피스를 입고 참석한 류호정 의원은 뜻하지 않게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분홍색 패턴 원피스를 입고 지나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일부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류 의원을 향한 도 넘은 인신공격과 성희롱성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의원 복장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 국회법 25조에 "의원은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을 뿐이다. 실제로 류 의원은 그간 비교적 캐주얼한 복장으로 국회에 출석했고, 지난 7월 20일에는 흰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물론 2003년 유시민 당시 국민개혁정당 의원은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후, 국회에 첫 출석해 흰색 면바지에 라운드 티를 입고 의원선서를 하려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야유와 '퇴장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유 의원의 '파격'을 지지했던 이들이 현 여권 지지층들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이 류 의원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복장 규정이 따로 있는게 아니므로, 단정하게 품위를 유지하는 선에서 취향에 따라서 옷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라며 "'입을 수 있는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을 재단해서 뭘 얻으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밝혔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납득하기 어려운, 소위 '꼰대'들이 하는 지적 같다"라며 "류 의원 경우 지난번 박원순 시장 조문 거부로, 하나의 '표적'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뽐뿌' 등의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행실이 문제지, 옷차림은 상관없다" "옷 가지고는 까지 말자" "평소 국회의원 일을 똑바로 했으면 저 옷도 멋져보였겠죠" 등 옷차림보다는 류 의원 개인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들이 많았다.

장혜영·류호정 의원에 대한 일부 여권 지지자들의 비난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주당과 586으로 상징되는 세력이 청년 여성 정치인의 행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진단하며, 의회 내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창선 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정의당을 민주당의 이중대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라며 "두 초선 의원들의 최근 행보를 통해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서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책 <한국, 남자>를 쓴 최태섭 문화평론가는 '극심한 진영논리'를 이번 사건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최 평론가는 "합리적이지 못한 진영론적 관점과 젊은 여성에 대한 혐오가 덧씌워져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정파적인 판단에 따라 두 의원을 공격하는데, 비난의 방식에 있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여성혐오적 인식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현상은 의회가 다양하게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젠더 이슈를 이야기하는 젊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라고 주장했다. 조 사무국장은 "젊은 여성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니겠냐. 특히 젠더 이슈를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 것도 아닌 일로 파장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한 반발로 20~30대 여성들이 정의당에 입당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젊은 여성들이 정치적인 움직임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030 여성 정치인은 비판받기 쉬운 존재?
 
 정의당 류호정, 장혜영 당선인이 20일 오후 여의도 국회본청 계단에서 초선당선인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셀카촬영을 하고 있다.
 정의당 류호정, 장혜영 당선인이 지난 5월 20일 오후 여의도 국회본청 계단에서 초선당선인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셀카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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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사회학자 너멀 퓨위의 책 <공간 침입자>는 흑인이나 여성 등 소수자가 의회 등 공적 영역에 들어갔을 때의 어려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김선기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이 책을 분석한 '서울청년정책 LAB 기고문'에서 "공적 공간을 점유하는데 적합한 것으로 상상되는 신체의 기준이 남성과 백인이다(...) 여성·흑인 국회의원의 신체는 무의식중에 의아함을 불러일으키면서 그의 직업보다는 그가 가진 젠더적 특성과 피부색에 더 주의가 집중되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공적 공간을 표상하는 '중년 남성'과 대비되는 존재들이 의회 등에서 비판받는 논리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청년들은 동료들이나 시민들에게 그 자질과 능력을 과도하게 의심받거나 '어린애 취급'을 당하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공적 주체로서의 활동 그 자체보다는 외모나 스타일, 행동거지 등이 더 관심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동시에 그들이 크고 작은 실수나 실패에 처했을 때, 뻔한 각본이 이미 그들 앞에 준비되어 있다. '역시, 청년은 아직 이런 일을 하기엔 부족해!'"

이 글의 논지에 따르면 장혜영·류호정 의원에 쏟아지는 비난은 '박원순 조문 거부'의 여파도 있겠지만, 그들이 한국 정치의 주류인 586 남성에 가장 대비되는 2030 여성, 즉 '공간 침입자'라는 점도 상당부분 작용한 셈이다.

권수현 여.세.연 대표는 "20년 전 386의 등장은 신선하다고 봤으면서, 현재 여성 청년을 대표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미숙하다고 비난한다. '성별'이 정치인을 평가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권 대표는 "정치적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해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일방적으로 비난의 목소리만을 쏟아내고 인신공격하는 것은 대화나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여권 지지자들이 민주주의의 가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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