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서 충청권 신흥 강자로 주목받고 있는 세광고등학교가 같은 지역 전통의 강호인 북일고등학교를 4-3으로 꺾었다. 장충고등학교는 장안고등학교와의 대결에서 5-3의 승리를 거두고 상위 라운드에 올랐다.

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A, 서울권B 우승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신일고와 서울고의 대결은 신일고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신일고는 서울고를 13-3, 6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예선에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꺾었던 순천효천고는 부천 진영고를 12-2, 5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부쩍 늘어난 콜드게임

이번 청룡기는 5회나 7회에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 콜드 게임이 유독 많아졌다. 본래 콜드게임은 강력한 팀이 비교적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할 때 자주 나오는데, 이번 대회에선 전력이 비슷한 팀들이 붙었음에도 콜드게임이 자주 연출되는 이변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신일고등학교는 서울고등학교를 13-3 콜드 게임으로 눌렀다. 서울고는 대회 직전 강력한 전력을 가진 학교를 꼽을 때 반드시 호명되는 곳이기에, 뜻밖의 결과이기도 했다. 신일고는 이날 경기에서 김재두와 주장 김휘집이 홈런을 내뿜었다. 반대로 서울고는 투수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에서 패했다.
 
 30일 열린 청룡기 순천효천고와 진영고의 경기에서 이준선 선수가 홈에 쇄도한 뒤 이의준 선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30일 열린 청룡기 순천효천고와 진영고의 경기에서 이준선 선수가 홈에 쇄도한 뒤 이의준 선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박장식

 
예선에서 승부치기까지 간 끝에 군산상고를 꺾고 상위 라운드로 진출한 순천효천고는 포항제철고를 꺾고 오른 진영고를 상대했다. 효천고는 물오른 타격감을 마음껏 뽐냈다. 1회 1점씩을 주고받았던 양팀은 이후 투수력과 집중력에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효천고는 2회 1점을 추가로 내고, 4회에는 상대의 실책과 폭투를 놓치지 않고 두 점을 더 올렸다. 5회에는 빅 이닝이 터졌다. 효천고는 진영고의 4연속 사사구로 선수들이 홈에 무혈입성했다. 이어 허인서와 정웅찬이 각각 좌익선상 2루타와 적시타를 뽑아내며 한 이닝 8점을 얻어냈다. 진영고는 5회 말 한 점을 따라갔지만, 최종 스코어 12-2로 콜드 게임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만난 정진 순천효천고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한 점 고맙다. 남은 게임 모두 최선을 다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끝까지 하면 된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 포기 없이 경기에 임해준 덕분에 군산상고도 이길 수 있었고, 오늘 콜드 게임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좋은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정웅찬 선수가 참 잘해줬다. 혼도 많이 났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4번 타자의 위엄을 잘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야구는 공이 둥글어 어찌 될지 모른다"는 정 감독은 "아이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역전승 장충고, 공격적인 야구 통했다
 
 30일 열린 청룡기 장충고와 장안고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후 장충고의 박태강 - 박건우 배터리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30일 열린 청룡기 장충고와 장안고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후 장충고의 박태강 - 박건우 배터리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박장식

 
장충고는 장안고등학교를 상대로 역전승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장안고가 리드를 지켰다. 장안고는 1회 손성빈의 적시타로 먼저 1점을 달아났다. 이어 2회에는 장충고 선승준의 적시타와 장안고 홍연표의 희생플라이로 서로가 한 점씩을 가져갔다. 

이어 3회부터 6회까지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장충고는 박상언이 5.1이닝을, 장안고는 투타겸업의 오장한이 먼저 4.2이닝을 올랐다. 오장한은 1.2이닝 뒤 다시 2.1이닝을 오르는 변칙적인 운용으로 경기를 펼쳤다. 1-2로 진행되던 경기의 균형을 깬 것은 장충고였다. 장충고는 연속 사사구를 얻으며 기회를 잡았다.

장충고는 3연속 볼넷 등에 힘입어 밀어내기에 성공했다. 이어 박건우의 좌전안타가 터지며 쐐기를 박는 등, 무려 넉 점을 달아나며 경기의 균형을 깨버렸다. 8회에 장안고가 다시 노의준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갔지만, 깨져버린 무게추를 되찾는 데에는 무리가 따랐다. 결국 경기는 5-3, 장충고의 승리로 끝났다.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경기장에 올 때부터 한 템포 빠르게 준비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선수들의 공격력 등이 좋으니, 공격적으로 사인을 보내서 한 걸음 빨리 가는 야구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송 감독은 "박상언이 어렵게 잘 막아줬다. 어려울 때 상언이가 잘 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다"라며 이날 좋은 기량을 펼쳤던 사이드암 투수 박상언을 칭찬했다.

한편 세광고는 북일고를 4-3으로 무너뜨리고 8강에 올랐다. 경기 초반 북일고가 한 점을 올렸지만, 세광고가 5회에 두 점, 6회와 7회에 각각 한 점씩을 더 올리며 중반 이후 리드를 지켰다. 북일고는 9회 말 두 점을 따라갔지만, 세광고의 리드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31일에도 8강 진출 싸움이 펼쳐진다. 오전 9시 30분에는 이번 대회 예선에서 가장 큰 볼거리인 유신고 vs. 대구고 경기가 열린다. 이어 선린인터넷고와 백송고, 안산공고와 공주고 경기가 열리고, 오후 6시 30분에는 광주동성고와 서울디자인고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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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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