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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너무 잘 인지하면서도 당장 내일 회사 내부 회의 자료를 준비하느라 오늘도 어김없이 집에서도 노트북을 켠다.

사실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렇게 초조하고 불안한건지... 노트북 앞에 앉아 내가 만든 회의자료를 보고 또 보고 다시 한번 수정해야 직성이 풀린다.

아마도 '선택의 연속'이라는 인생을 살아가는 내 방식은 '소중함'보다는 '시급함'에 치우치는 결정을 하는 듯하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고 나니,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가족'과 보내는 달콤한 시간을 가져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니, 연애를 하는 동안 연인과 보내는 시간은 내게 '시급한 것'으로 치부되었나 보다. 늘 그 자리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확신이 드는 '가족'들과의 시간보다 나는 또다시 나에게 주어지는 여유 시간을 '연인'과의 데이트로 사용한다. 아마도 '연인'과 일정한 시간을 내어 사용하지 않으면 멀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곧 '시급함'을 만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연인과의 몇 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하고, 점점 결혼이라는 목표를 향해 차츰차츰 걸어나가며 '애인'이 아닌 평생의 '반려자'로 그를 바라보니 이제야 점점 나의 부모님이 시급해진다.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들이 차츰차츰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 부모님의 얼굴에 언제 이렇게 주름이 생긴건지, 언제 흰머리가 이렇게 늘어난건지, 내 옆을 평생 지켜줄 반려자보다 부모님이 '시급함'의 시선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내 부모님에게 더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오늘만큼은 '시급한 것'보다는 '소중한 것'에 시간을 내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태그:#결혼생활, #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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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10/ 오콘 해외사업팀 Assistant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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