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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도이전 생각이 굳건하다면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이전 공약을 내걸고 서울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최근 왜 이렇게 급작스러운 수도이전 이야기에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남소연

"내년 4월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걸어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행정수도 이전 재추진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약'으로 내걸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 움직임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꼬집으며, 현재 민주당이 꾸린 테이블에 통합당이 참여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 셈이다.
 
당내 일각에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관련 기사: 통합당 '함구령'에도 '행정수도 이전' 찬성 삐죽빼죽), 지도부 차원에서 거리를 두는 발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당내 논의기구를 만들 생각이 없다"라고도 못 박았다.
 
"이해찬 '천박한 도시' 발언, 도시 발전과정 인식 못한 듯"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며 "수도 이전의 근거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정치권에서 수도 이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한다"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헌법사항이라고 하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반 법률로도 옮길 수 있다고 하고, 이렇게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현혹되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짚었다.

이어 "부동산 투기를 억제 못하는 데서 시작해서, 이제는 '서울은 천박한 곳이니 수도가 옮겨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라며 "이해찬 대표가 파리 센강과 한강을 비교하면서 '파리 센강 주변에는 역사적인 건물이 많은데, 서울 한강에는 아파트만 많아서 투기 대상이니 비천한 곳'이라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가 도시의 발전 과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도이전 생각이 굳건하다면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이전 공약을 내걸고 서울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최근 왜 이렇게 급작스러운 수도이전 이야기에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남소연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최근에 왜 이렇게 급작스러운 수도 이전 이야기에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민주당이 수도 이전에 대한 굳건한 생각을 가진다면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걸고 일단 서울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하길 당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정수도 이전이 박정희의 꿈? 배경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생각이 있으면, 내년 4월 보궐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서울시민들의 동의부터 일단 구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 회의에서, 행정수도 이전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는 발언이 나온데 대해서도 "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를 이전하려고 했는지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한국에서 철군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수도권 방위나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서울 인구를 억제한다는 핑계로 행정수도 이전을 작업했던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미군 철수가 취소됨에 따라 그 계획 자체가 백지화됐다"라며 "특별히 행정수도 이전을 박정희 대통령이 꿈꾼 게 아니다"라는 주장이었다.
 
앞서 김병준 통합당 세종시당위원장, 정진석 통합당 의원 등이 행정수도 이전의 긍정적인 검토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개인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당론과는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가 수도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서 정확한 근거를 대고 수도 이전을 이야기해야 한다"라며 "정치권에서 상황을 호도하는 이슈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중하지 못한 자세"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다만, 당론으로 행정수도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이 행정수도 이전 자체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민주당이 일말의 진정성이라도 보인다면 언제든지 논의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다"라면서도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처럼 중요한 국가 과제를 마치 물 위에 뜬 기름처럼 가볍게 다루는 건 참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가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민주당이 야당과 논의하자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라며 여당에게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태그:#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행정수도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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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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