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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호소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박주민 후보가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제주 대의원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연설하고 있다.
▲ 지지 호소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박주민 후보가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제주 대의원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연설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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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 박주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주민 의원의 당선 확률을 높게 보는 이도 많지 않은 상황이고, 상대적으로 선수가 낮은 정치인이 중진 정치인이 되기 위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처음있는 일이 아니다. 또한 그의 출마로 인해 '이낙연의 대세론'과 '김부겸의 배수의 진'이라는 양강 구도가 깨지는 것도 아니다(관련 기사 : 이낙연의 '대세론', 김부겸의 '배수의 진').

그러나 이번 박주민 의원의 당 대표 출마로 전당 대회 정국,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완화할 수도 있다. 즉, 박주민 의원의 출마가 단순히 후보자의 수가 2명에서 3명이 늘어나는 양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의 향배를 바꿀 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주민 의원의 당 대표 출마의 네 가지 의미를 소개한다.

1. 호남 대 영남 구도 해체

박주민 의원의 출마 선언 이전에 전당대회는 이낙연 대 김부겸의 구도였다. 어떤 시민들에겐 이번 전당대회 구도가 호남 대 영남 구도로 비쳐졌다. 두 의원 모두 이를 경계하고 부정했지만 이낙연, 김부겸 후보 모두 각기 호남과 영남이라는 지역색이 매우 짙은 의원들이다. 이번 정권에서 두 후보 모두 총리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때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는 점 역시 많이 보도되었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이낙연 대 김부겸이라는 구도는 호남 대 영남이라는 구도를 떠올리게 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었다. 호남 주자로 보여지는 이낙연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21대 총선처럼 영남에서 보수정당 지지 결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반대로 영남 주자로 보여지는 김부겸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DJ 이후 처음으로 현실성이 있는 호남 대권론이 좌절됨에 따라 호남의 지지가 이탈될 여지도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일반 시민들 대다수가 지역 구도 자체를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지역 대 지역 구도로 치러진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악재일 수 있다. 그러나 박주민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함에 따라 '지역 간 격돌'이라는 구도 자체가 흐려졌다.
  
2. 대선 조기 과열 완화

이낙연 대 김부겸이라는 양강구도의 논점은 '6개월 당 대표'라는 지점이었다. 이낙연 의원은 자타공인 차기 대권주자이다. 이낙연 의원이 당선된다면 당 대표 임기가 6개월에 지나지 않아 이번 전당대회가 큰 의미가 퇴색된다. 이와 같은 논란을 언론이 주목하고 있고, 김부겸 후보 역시 이 지점을 파고들 수밖에 없다. 

일반 시민들에게 이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사실상 이낙연 대권 가도의 일환으로 비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21대 총선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코로나로 인해 국민적 피로도가 높아졌으며, 박원순 시장 논란으로 인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현재, 위와 같은 구도는 더불어민주당에게 불리하다. 일반 시민들과 괴리된 권력 추구 집단으로 비치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주민 의원이 출마함에 따라 대선이라는 주제에 시대교체라는 논점까지 추가됐다.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의 일환으로 비쳐지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

3. 당내 신진 세력의 등장

민주당계 정당의 주요 계파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고 본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동교동계, 군사정권 당시 학생 운동권을 기반으로 하고 김근태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민평련계, 2002년 대선을 전후로 그동안 어떤 계파에 뚜렷하게 속해있지 않았던 진보적 시민들을 기반으로 하는 노무현계가 그것이다.
   
2015년 위에서 언급한 계파들이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후보라는 인물을 통해 전당대회에서 격돌했다. 그러나 2015년 전당대회 결과, 20대 총선~21대 총선 간 벌어진 관련 정당들의 이합집산, 이후의 전당대회 결과들을 통해 세 계파가 모두 합쳐져 만들어진 정당이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은 당 내 계파 구분이 모호해졌으며, 계파 갈등 역시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인물과 세력이 부재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모두 위의 계파 중 어딘가로 분류되어 왔다. 과거의 인물과 구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인물과 세력이 더불어민주당 당내에 부재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의 구태적 요인은 일반 시민들에게 피로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박주민 의원의 출마가 위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도 있다. 박주민 후보는 20대 총선 문재인 체제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하지만 박주민 후보의 이력은 거의 시민사회 영역에 속해 있다. 또한 박주민 의원은 1973년생이며 서울 출신이고, 지역구 역시 서울시 은평구 갑이다.

그가 대중에게 대두된 지점 역시 세월호 참사 이후 활동에 있다. 결과적으로 박주민이라는 정치인은 일반 시민들에게 동교동, 민평련, 친노 등 과거 민주당의 당 내 세력 보여지지 않는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내에 새로운 인물과 세력이 대두되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다. 

4. 중산층의 정치

박주민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갖는 마지막 의미는 중산층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일반 시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지점이다. 정치학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기본적 욕구가 충족된다면 환경, 참여 등 새로운 욕구를 추구한다는 주장이 존재한다(러셀 J 달튼, <시민정치론>, 2010, 아르케). 쉽게 표현하자면, 국가가 어느 정도 발전하면 중산층들이 추구할만한 사회적 욕구가 생겨난다는 주장이다.

한국에 이를 적용해본다면 환경문제, 인권문제, 젠더문제, 참여 민주주의와 같은 주제들이 이에 해당한다. 박주민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는 더불어민주당이 위의 사회적 요구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박주민 의원의 경력은 시민사회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가 일반 시민들에게 주목을 본격적으로 받은 지점 역시 세월호 참사였다.

박주민 의원이 그동안 개혁-진보진영의 주요 어젠다였던 반독재, 노동운동, 지역주의 완화 문제와 일치되는 이미지를 가지지는 않지만 현재 공석이 된 중산층의 정치인이 될 수 있는 면모를 일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박주민 의원은 당권을 도전하면서 환경, 젠더, 노동 문제에 집중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관련 기사 : 당권 도전 박주민 "환경·젠더·노동 등을 주류 가치로 만들 것").

5. 양적 변화가 아닌 질적 변화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2명이 함께 할 때와 3명이 함께 할 때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임을 주장했다. 숫자상으로는 1명이 늘었을 뿐이지만 양자에서 3자가 됨에 따라 그들의 관계는 질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게 그의 이론이었다.

물론 그의 당선 확률을 높게 보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박주민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출마는 게오르그 짐멜이 주장한 질적 변화에 가깝다. 이번 전당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은 근래에 벌어진 몇 가지 문제를 해소할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전당대회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면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모두에게 호재이며, 무엇보다 장기 집권을 꿈꾸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좋은 기회로 작용될 것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진행 과정 중에 서로 간의 갈등만 발생한다면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는 심화될 수도 있다. 이번 전당대회가 더불어민주당의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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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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