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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집 놔두고 왜 밖에서 고생하니? 그리고 캠핑 장비 마련하려면 그것도 만만치 않고, 나 같으면 그 돈으로 그냥 펜션 예약할 것 같아."

캠핑을 싫어하는 지인의 말이다. 지인은 텐트에서 자면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심한 경우 숨까지 '턱턱' 막힌다고 했다. 내가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저 '취향'이다. 지인이 캠핑을 싫어하는 취향이듯 나는 캠핑을 좋아하는 취향이다. 다행히 남편도 캠핑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는 신혼 때부터 캠핑을 즐겼고, 아이가 태어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워킹맘에게 최적화된 도시를 떠날 수 없었다. 대신 주말에라도 싱그러운 자연의 냄새를 맡으며 아이들과 뒹굴고 싶었다.
 워킹맘에게 최적화된 도시를 떠날 수 없었다. 대신 주말에라도 싱그러운 자연의 냄새를 맡으며 아이들과 뒹굴고 싶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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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취향이 다를 경우, 캠핑을 자주 가긴 어렵다. 종종 아빠와 아이들만 캠핑을 가거나, 엄마와 아이들만 캠핑을 하는 경우도 보았다. 때로는 캠핑장에 와서 낮에 놀다가 밤에는 주변 펜션에서 머무는 경우도 있었다. 방에서 자야 숙면을 취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니까.

사실, 나도 잠자리가 바뀌면 숙면을 취하기는 어렵다. 젊은 시절에는 상관없더니 나이가 들면서 잠자리가 바뀌면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다시 캠핑 준비를 한다.

캠핑이 저렴해 보여도 캠핑 장비를 이것저것 갖추다보면 저렴하지 않을 수 있다. 캠핑이 저렴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최소한의 캠핑도구를 들고 다니거나 한 번 산 캠핑 도구를 오랫동안 이용하거나 둘 중 하나다.

나의 경우, 아이를 낳기 전에는 최소한의 캠핑 도구를 들고 다니며 미니멀한 캠핑을 즐겼고, 지금은 한 번 산 것은 오래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젊은 시절, 손바닥만한 작은 버너 하나와 가벼운 코펠, 침낭, 텐트만 들고 등산을 하면서 캠핑을 즐겼다(당시에는 산장 근처에서 캠핑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금지이고, 산장은 모두 예약제이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지금은 텐트도 제법 커졌고,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 타프까지 마련된 상태다. 아이들과 같이 캠핑을 다니면서 짐은 필수적으로 늘어났다. 물놀이 용품까지 챙기다보면 소형 SUV 자동차의 트렁크가 꽉 찼다. 

[캠핑의 장점 1] 자연과 가까이
 
 숲속에서의 하룻밤은 나만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곤 한다.
 숲속에서의 하룻밤은 나만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곤 한다.
ⓒ 이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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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란 늘 편한 것을 추구하게 되어 있다. 편한 것에는 쉽게 적응하지만, 불편함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캠핑을 좋아하는 나도 리조트나 호텔 여행은 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하지만 캠핑을 하는 이유는 자연과 가장 가까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가까이 있는 리조트나 호텔, 펜션도 물론 있다. 하지만 텐트 밖으로 한 발짝만 내디디면 바로 풀내음을 맡을 수 있는 캠핑과 비교할 바는 아니다. 

아이들은 자연에서 만난 각종 풀과 곤충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현장 학습을 한다. 잠자리도 잡고, 메뚜기도 잡는다. 처음 보는 신기한 풀과 곤충을 관찰하면 집에 와서 책으로 다시 찾아보기도 한다. 놀이공원도 좋지만, 자연에서 흙과 풀을 만지며 노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전원주택에 사는 것이 꿈이었지만, 워킹맘에게 최적화된 도시를 떠날 수 없었다. 대신 주말에라도 싱그러운 자연의 냄새를 맡으며 아이들과 뒹굴고 싶었다. 캠핑은 이런 나의 바람을 충분히 반영하는 여행 스타일이다.

[캠핑의 장점2] 저렴한 숙박비

이 부분은 호불호가 좀 갈린다. 캠핑 장비가 많이 편리해지고 비싸지는 만큼, 이것저것 갖추려고 하면 큰 돈이 든다. 유명 메이커의 경우, 텐트 하나가 백 만 원을 넘기도 한다. 그 돈이면 펜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아이들과 다니니 더 큰 텐트와 테이블, 전기요, 랜턴 등을 구매하게 되었지만, 고가의 제품보다는 대부분 중저가를 선호한다. 그리고 대부분 중고로 구매를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텐트와 타프 등 장비의 절반 이상이 중고로 구매한 것들이다. 캠핑장은 주로 자연휴양림이나 국립공원을 위주로 이용한다. 자연휴양림이나 국립공원의 캠핑장은 전기를 이용할 경우 1박에 2만5000원 내외이다(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경우는 요금이 다를 수 있다). 사설 캠핑장의 경우는 4만~5만 원 정도 형성되어 있다. 

내가 캠핑장을 고르는 기준은 '시설이 잘 되어 있나'가 아니라 '자연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는가'이다. 그런 면에서 자연휴양림과 국립공원 캠핑장은 내가 선호하는 장소가 된다. 단점이라면 예약이 무척 어렵다는 것. 게다가 최근엔 코로나19로 사이트를 절반만 오픈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함이다. 그래서 예약이 더욱 힘들지만, 기꺼이 수고로움을 지불할 만하다.

캠핑을 즐기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부지런함과 불편함을 즐기는 마음. 나에게 여행은 힐링보다는 경험을 얻는 것이다. 그러니 불편함쯤은 감내하고, 부지런히 예약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자연의 싱그러움, 흥겨운 풀벌레 소리, 햇빛에 실려 오는 바람의 냄새. 그러니 캠핑의 수고스러움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가족 중 한 명이 캠핑을 싫어한다면 당연히 캠핑은 어렵다. 여행의 스타일이라는 것도 선호하는 유형이 있으니 서로 존중하는 것이 좋다. 

캠핑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꿀팁
 
 처음엔 햇빛을 가리기 위해 집에 있는 커다란 우산을 이용하다가, 2년전 파라솔을 구매했다.
 처음엔 햇빛을 가리기 위해 집에 있는 커다란 우산을 이용하다가, 2년전 파라솔을 구매했다.
ⓒ 이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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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제부터라도 캠핑을 시작해볼까 생각하는 분들을 위한 몇 가지 팁이다. 캠핑은 가볍게 떠나는 것이 좋다. 다녀와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한두 번은 갈 수 있어도 꾸준히 가기는 어렵다. 되도록 먹거리도 간단히 챙겨가는 편이다. 반찬은 김치가 전부일 때가 많고, 고기만 특별히 더 사가는 편이다.

간혹 먹거리가 떨어지거나 간식이 필요할 경우, 근처 마트에서 사서 먹는다. 요즘은 야영장에 대부분 매점이 잘 마련되어 있어 급한 식료품은 구할 수 있다. 밥도 하는 것보다 집에 있는 밥을 도시락에 퍼간다. 당일 저녁은 고기를 굽고 대부분 밥과 김치가 전부다. 거기에 어른들이 먹을 술을 준비하면 끝.

다음 날 아침은 해장을 위해 대부분 간편식으로 준비한 누룽지를 끓여 먹는다. 기름기 많은 설거짓거리나 마지막 먹은 그릇들은 그냥 설거지통에 담아서 집에 와서 씻는다. 캠핑장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쉬다가 오는 편이다. 챙겨가는 것이 많지 않으니, 쓰레기도 많이 나오지 않는다. 자연을 오래 즐기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쓰레기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한다.

캠핑 장비는 처음부터 구매하지 말고, 빌려서 써보는 것을 권유한다. 그래도 꼭 하나를 사야 한다면 텐트 정도만 구매하고 나머지는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차차 구매하는 것이 좋다.

나도 처음엔 집에서 쓰던 살림 도구들(압력밥솥과 냄비, 그릇, 숟가락 등)을 들고 다니다가 필요한 것들을 중고로 구매했다. 혹시 캠핑하고 싶은데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글램핑을 체험해봐도 좋다. 아니면 캠핑을 즐기는 가족 일행에 끼어서 한두 번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캠핑 장비를 사기에 앞서 자신의 취향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캠핑 장비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무겁고 많아진다. 그래서 나는 동계캠핑은 하지 않는다. 캠핑은 대부분 4월~10월 초까지만 다닌다. 내가 참지 못하는 불편함 중 하나는 추위다. 자연 친화적인 것을 좋아하지만 추위까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거기에 짐도 너무 많아진다. 처음 캠핑을 시작한다면 봄 혹은 가을을 추천한다.

캠핑장에 가면 가끔 미니멀하게 캠핑을 즐기는 분들을 만난다. 이들은 대체로 아이들이 없고, 한눈에 보기에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다. 그들의 텐트는 1, 2명이 들어가 누우면 충분한 크기이고, 가볍기로 유명한 제품인 경우가 많다. 텐트 이외에 다른 구성품은 가방 하나에 전부 담기는 정도다. 그 모습을 보며 남편과 미래의 우리 모습을 상상한다.

"우리가 애들 크면 저렇게 다니게 될 것 같아."

캠핑을 오래 하다 보면 점점 가볍고 작은 것으로 장비를 바꾸게 된다고 한다. 아직은 그 단계까지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각자의 여행길에 나서게 되면 아마 우리의 캠핑 짐도 많이 줄어들게 되리라. 어쩌면 그때, 어린아이들을 구경하면서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지' 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혜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longmami) 및 브런치(https://brunch.co.kr/@longmami)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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