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베레스트> 관련 사진.

영화 <에베레스트> 관련 사진. ⓒ 조이앤시네마

 
세계의 높은 산이 모여 있는 히말라야 산맥, 그중에서도 에베레스트산은 모든 산악인의 목표이자 꿈이기도 했다. 정상 정복의 역사가 반세기 가까이 되면서 관련 다큐멘터리와 영화도 지금까지 종종 나오고 있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에베레스트>는 중국 산악인의 에베레스트 정복기를 조명한 작품이다. 1960년, 그러니까 영국과 스위스에 이어 정상 정복의 포부를 품고 도전한 실제 역사를 소재로 했다. 냉전 시기 한창 당의 이념 강화와 서방 세계와 어깨를 견주려는 중국 공산당의 지원 아래 나름의 피땀을 흘린 청춘과 기성세대의 도전기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1세대 등반가이자 원정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방오주(오경)와 그의 동료들이 이후 세대와 함께 의기투합하는 과정, 그리고 연인 서영(장쯔이)과의 사랑을 지켜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산악 영화 특성상 CG 등의 그래픽 효과를 비롯해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깔리는 등 규모나 만듦새로만 보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버금가기도 한다.

한국 국수주의 영화 떠오르는 기시감
 
 영화 <에베레스트> 관련 사진.

영화 <에베레스트> 관련 사진. ⓒ 조이앤시네마

  
 영화 <에베레스트> 관련 사진.

영화 <에베레스트> 관련 사진. ⓒ 조이앤시네마

 
정상을 이미 정복했지만 서방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1세대 산악인의 한, 이들의 못 다이룬 꿈을 이루려는 후진들의 열정이 주제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들의 집념과 열정이 '중국 공산당'의 부흥과 발전으로 수렴되기에 흔히 얘기되는 '국뽕 영화'로 분류할 수도 있다. 영화 중간중간 인물들이 내뱉은 대사들의 이면엔 결국 국가를 위한 희생의 당위성이 짙게 깔려 있어서 일부 관객에겐 불편하게 다가올 여지가 크다.

<어벤져스>, <1917>의 스태프 일부가 참여했다고 홍보되듯 영화 자체의 색깔은 그럴싸하다. 그래픽과 음악 등은 수준급이라 몰입감을 주기 충분하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가 품고 있는 주제의식이 현시점과 동떨어져 있어서 세련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또한 편집 및 배우의 연기에 대사를 입히는 후시녹음이 튀거나 어색하게 입혀져 영화 자체의 스케일에 흠집을 내기도 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동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면서도 성룡, 장쯔이 등 대표적인 친중 성향 배우가 등장한 지점에선 홍콩의 어두운 현실을 곱씹게 한다. 홍콩 출신이지만 중국 정부 지지를 사실상 드러낸 성룡은 이 영화에 우정출연함으로써 다시 한번 본인의 성향을 확인시킨 셈이다. 

다양성과 초국가적 창의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2000년대 문화예술 흐름에 <에베레스트>가 등장한 건 아무래도 기이하다. <인천상륙작전>, <출국>,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등 대표적인 한국의 국수주의 영화가 떠오른다. 묘한 기시감이다.

한줄평: 뒤늦게 다시 외쳐보는 중화사상
평점: ★★★(3/5)

  
영화 <에베레스트> 관련 정보

연출: 이인항
출연: 장쯔이, 오경, 정백연 등
수입: 조이앤시네마
배급: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러닝타임: 115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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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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