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자캐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신부 (용산 나눔의집 사제)
 자캐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신부 (용산 나눔의집 사제)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하면서, 보수 개신교 세력을 비롯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이 교회를 파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일부 개신교계 인사들은 차별금지법으로 인해 교회에서 설교나 전도를 할 때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이야기만 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외국 교회가 차별금지법 때문에 망했다'는 소문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성경에서 금지하는 동성애를 미화시키고 조장해서 사회를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는 이야기는 물론, 한편에선 차별금지법에 기재된 '전과' 항목을 두고 "성폭행범인 조두순을 비판하면 범죄자 혐오로 잡혀가느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자캐오(민김종훈)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신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별금지법 반대 주장을 '팩트체크' 했다.

#1.  교회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말만 해도 처벌받나?

"장혜영 의원실에서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 인권위가 발표한 차별금지법 시안등을 살펴보면 법에 해당하는 영역을 네 가지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종교의 영역은 아예 없다. 

 (1) 고용 (직장 내)
 (2) 재화·용역의 공급이나 이용
 (3) 교육기관의 교육 및 직업훈련
 (4) 행정·사법절차 및 서비스의 제공·이용


교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이와 같은 주제로 설교나 교리를 하고 서적을 내는 것 등은 차별금지법에서 '차별'로 규정하는 영역이 아니다.

심지어 인권위는 이번 시안 발표하면서 이와 관련한 Q&A 보도자료를 냈다. 

'종교계 일부에서 제기하는 그러한 주장은 평등법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위원회가 제시한 평등법 시안은 고용, 재화·용역 등의 일부 영역에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설교나 전도 그 자체는 평등법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저도 성공회 목회자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에 대해 검토해봤지만 종교에 관한 '표현의 자유'라든가 그런 부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 1-1. 차별금지법이 있는 미국에서는 동성결혼에 쓰이는 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고 벌금형을 받았다?

"평등법(차별금지법)이 있는 미국 오리건주에서 2013년에 일어난 일이다. 케이크 주문을 거절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웃팅(타인의 의사에 반해서 성적정체성을 공개하는 행동)으로 피해를 줘서 문제가 됐던 사례다. 지금 퍼지는 소문에는 대부분 그런 맥락이 제거되어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오리건주 노동산업국은 케이크 가게 주인들이 평등법을 위반했다며 피해자들에게 13만 5천달러(약 1억 6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사건을 오리건주 항소법원으로 파기환송하면서, 케이크 가게 주인들의 손을 들어준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그들의 '종교적 신앙'이 오리건주 평등법의 면제 대상인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 2. 외국의 사례처럼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교회가 망한다?

"교회가 망한다면 차별금지법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못 따라잡기 때문에 망하는 게 아닐까. 영미와 유럽 국가들의 교회가 망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유럽의  많은 교회들은 여러 가지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는 등 사회 안전망 체계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이행하면서 완전히 '사회 속의 교회'로 자리잡고 있다.

영국은 말할 것도 없다. 영국의 주류교단인 성공회는 직접 운영하는 학교가 3000개가 넘는다. 그런데 이들은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 성평등 매뉴얼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영국 성공회가 망했는가? 

세계 성공회도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다'라는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적지향이나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법적 제재와 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인권위 회견장앞 시위 국가인권위원회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사무실에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 또는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의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회견장 입구에서 일부 시민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인권위 회견장앞 시위 국가인권위원회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사무실에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 또는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의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회견장 입구에서 일부 시민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 3.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적 지향' '성적 정체성'을 넣어서 보수 개신교를 억압하려는 저격 법안이다?

"침소봉대다. 스물한 가지 항목 중 두 가지에 불과하다. 일부 개신교계에선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차별금지법에 넣기 위해 나머지 스물한 가지 항목을 동원했다고 주장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여성단체나 장애인단체 등) 수많은 운동단체는 동원된 사람들인가?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참여하는 수많은 소수자들에 대해서 아예 지워버리는, 또 다른 차별과 폭력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복합적인 차별'이라는 게 있다. 저 역시 가족 및 가구의 형태의 상황 때문에 차별받았던 사람이고, 앞으로도 여러 요소에 따라 차별 받을 수 있다. 교회도 목사님들이 은퇴하시면 '나이에 의한 차별'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차별금지법의 혜택이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 4. 성서(성경)에 '동성애 금지 규정'이 있어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

"성서무오설(성서엔 오류가 없다)을 따르거나 문자주의적으로 성서를 해석하는 분들은, 성서 내용을 '동성애 금지'로 오해할 수 있게 해석한다. 하지만 세계 기독교의 주류적인 해석은 그렇지 않다. 몇 천년 전 책이라 시대적 한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또 '은유적'이라는 측면을 고려해서 해석을 하는 게 맞다. "독사의 자식들아"라는 말이 정말 뱀의 자식을 뜻하는게 아니지 않나.

성서에서 동성애를 다루는 부분이 10군데가 채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동성애는 오늘날의 동성애 형태와는 다르다고 봐야 한다. 호모섹슈얼과 같은 오늘날의 동성애 개념이 나온 것은 1800년대 이후다. 당시 동성애는 소위 권력관계 속에서의 성적인 복종이나 착취를 뜻하는 것이고, 그런 부분에 대해 기독교인들에게 경계하라는 의미로 쓰여졌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성서가 정의와 평등에 대한 이야기하는 책이므로, 이에 맞춰 해석해야 한다."

#5. 차별금지법에는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라는 항목이 있어서, 범죄자를 비판하면 고소당한다? 

"일단 전과자도 앞서 1번에서 밝힌대로 네 가지 영역에서 차별받으면 안 된다. 하지만 성범죄자 같은 경우 전과로 인해 교육기관이나 아동이나 여성이 있는 곳에서 일하지 못하게 규정한 다른 법들이 있는데, 이런 법들과 차별금지법이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법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전과' 항목의 취지는 연좌제나 보호관찰제로 발생한 여러 가지 잘못된 관례들에 대해 지목을 하기 때문에, '범죄자 비판을 못한다' 등의 내용은 핀트가 맞지 않다."

댓글2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연도별 콘텐츠 보기